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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기차, 인도 여행의 시작. 인도에서 기차타기 (India)

빛나_Bitna 2013. 4. 4. 08:00

 

 인도의 기차는 과거 식민지 시절 영국에서 인도의 자원을 훔쳐가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현재는 현지인들은 물론 인도를 여행하는 이들을 위한 교통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기차노선표를 보면 전국 방방곡곡 기차가 닿지 않는 곳이 거의 없으니, 넓고 넓은 인도 대륙을 여행하기에 이보다 좋은 것이 있을까? 인도 여행의 시작, 인도 기차에 대해 알아보자.


1. 기차 예약하기

 

예약센터 (캘커타 시내)

 

외국인 예약센터 내부 (캘커타 시내)

 

외국인 예약창구 (바라나시 역)

 

 기차표는 당연히 기차역에서 예약 및 구매가 가능하다. 간혹 예약센터와 구매센터(당일 티켓 판매처)가 분리되어 있는 경우가 있으니 일단 기차역에 가서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몇몇 대도시(캘커타, 바라나시, 뉴델리 등)에는 친절하게도 외국인을 위한 전용 예약센터가 마련되어 있다. 이 곳을 이용하면 현지인들 사이에 끼어서 긴 줄을 서지 않아도 되니 나름 편리하다.

 

인도 기차 예매 폼

 

티켓을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든 지정된 폼을 작성해야 한다. 폼에는 날짜와 출발지, 도착지 등의 기본적인 정보외에 탑승자 이름, 성별, 나이 등을 기재하도록 되어 있다. 기본 정보외에 Class나 선호하는 좌석위치는 기재하는 것이 좋은데, 특별히 관계없거나 잘 모르는 정보의 경우 역무원이 좌석을 조회하면서 알아서 채우거나 받아적게 하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어떤 곳(캘커타, 뉴델리 등 대도시 외국인 전용창구)에서는 외국인이 기차표를 구입하고자 할 때, 여권을 확인하는 경우가 있으니 여권(혹은 사본)을 챙겨가도록 하자.

 

기차표를 미리 확보하지 못했다면 Waiting Ticket이나 Emergency Ticket을 노려보자. Waiting Ticket의 경우 기차표에 좌석 번호가 기재되어 있지 않은데, 출발전까지 취소가 발생하면 좌석을 확정받을 수 있다. 단, 너무 많은 Waiting이 걸려있는 경우 열차가 출발할때까지도 좌석이 확정되지 않는 수가 있다. 이런 경우 탑승하지 못하거나 학창시절 도서관에서 메뚜기뛰던 기억을 되살려야 한다. (대체로 Waiting 20~30내외면 가능성이 높다.) 


따깔(Tatkal)이라 불리우는 Emergency Ticket은 일정 분량의 좌석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가 열차 출발 전날 오전 10시에 판매하는 것이다. 일반 판매가격보다 약간 가격이 비싸고, 취소와 환불이 불가능하다. 인기 구간의 경우 이 표를 구입하기 위해 몇 시간 혹은 하루 전부터 줄을 서야 하는 경우도 있다. 

 

 

2. 기차표 확인하기

 

기차표는 요렇게 생겼다.

 

기차표를 받으면 출발지와 도착지는 물론 출발일과 시간 등의 기본적인 정보들을 반드시 확인하도록 하자. 폼을 정확히 작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역무원이 실수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정말? 그럼그럼. 여긴 인도니까. 탑승객 정보는 구매폼에 작성한 Full name이 표시되는데, 대체로 성별과 나이 정도만 기재된다. (역무원이 귀찮아서 그러는 듯;;) 기차표는 당연히 잃어버리면 문제가 된다. 인도에서 재발급은 그냥 안된다고 생각하는게 속 편하다. 탑승한 후에 열차 안에서 확인하는 경우가 있으니 무사히 도착지에 닿을때까지 잘 보관하도록 하자. 

 


3. 인도기차의 등급(Class)은?

 

인도 기차에는 침대칸(Sleeper 이상 Class)과 좌석(General Class)이 있는데, 외국인에게는 침대칸 이상만 권하는 것 같았다. 물론 인도에서 도시간 이동 대부분이 12시간 이상이라 무조건 침대칸을 이용하긴 하지만.. 3시간정도의 아그라-델리 구간을 좌석에 앉아볼까 했는데 우리에겐 안팔더라. 침대칸은 Sleeper Class, 3A Class, 2A Class, 1A Class로 구분된다. 비행기 좌석이 그렇듯이 Class가 올라갈때마다 가격은 2배 정도 올라간다. 많은 여행자들이 그렇듯이 우리도 Sleeper와 3A만을 이용한지라 다른 Class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후기를 남기기 어려울 것 같다.

 

SL (Sleeper Class) 내부

 

3A Class 내부

 
침대칸 Class 중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등급차이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Sleeper와 3A일 것이다. 내부 구조는 동일하지만 이상하게 코치 안에 들어서자마자 뭔가 다른 세상에 온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도 그럴것이 3A Class부터 에어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차에서 에어컨이 주는 의미는 시원함뿐만이 아니다. 에어컨 때문에 코치 안에 모든 창문과 문이 항상 닫혀 있고, 덕분에 먼지와 소음 그리고 오만가지 장사꾼과 구걸하는 사람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Sleeper Class는 창문이 열린다. (에어컨이 없으니까)

 

Sleeper Class 내부

 

여기는 3A Class

3A는 이불과 배게도 준다. ㅋ

 

난 아무데서나 잘 자는 정말 덜 까다로운 여자지만 인도에서의 첫 야간기차를 Sleeper Class에 탑승했다가 한잠도 잘 수가 없었다. 새벽에 난데없이 자리가 없는, 혹은 무임승차로 추측되는 수십명의 사람들이 우리가 있는 코치안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Sleeper Class에서는 내 자리에 다른 사람들이 떡 하니 앉아있는 경우가 아주아주 많다. 그 이후로 낮 시간에 이동하는 것은 Sleeper Class를, 밤 시간에 이동하는 것은 3A Class를 이용했다.  
 
  

4. 인도기차의 좌석(Seat)은?

 

 

 

기차표를 보면 좌석번호 옆에 'UB', 'SU' 등의 영문 암호(?)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좌석타입, 즉 어디에 있는 침대인지 알려주는 것이다.

 

[인도 기차 침대 타입]

- UB : Upper Bed, 맨 위 침대
- MB : Middle Bed, 중간 침대
- LB : Lower Bed, 맨 아래 침대
- SU : Side Upper Bed, 복도 위쪽 침대
- SL : Side Lower Bed, 복도 아래쪽 침대

 

 

이제 기차를 타보자

 

코치 내부는 이런 구조다.

 

코치내에서는 복도를 기준으로 안쪽에 있는 마주보는 3층 침대 2세트 그리고 복도쪽에 있는 2층 침대 1세트가 한 칸을 구성하고 있다. Sleeper Class와 3A Class는 이렇게 각 칸별로 총 8개의 침대를 가진 동일한 구조다. 사진은 편의상 낮 시간에 찍은 Sleeper Class 사진을 사용해 보련다.

 

가운데(MB) 침대는 항상 펴져있다.

 

이렇게 침대로 변신한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중간에 있는 침대(MB)가 가장 좋지 않다. 낮 시간에 중간 침대는 항상 접어진 상태로 맨 아래 침대(LB)에 옹기종기 앉아 있는 사람들의 등받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따지만 올라가기는 조금 힘이 들지만 독립된 공간을 가질 수 있는 맨 위 침대(UB)가 오히려 편하다. 혼자 여행하는 여성여행자에게는 맨 위 침대(UB 혹은 SU)를 권하고 싶다. 짐까지 모두 들고 올라가 버리면 사람들의 관심으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복도쪽 2층 침대 (SU, SL)

복도 아래 침대(SL)는 의자로 변신가능

 

낮에는 이렇게 가는거다.

 

개인적으로 두 명이 함께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자리는 복도쪽 침대(SU, SL)다. 기본적인 높이가 있어서 위쪽 침대를 접지 않아도 아래 칸에 앉아서 갈 수 있고, 아래 침대를 접으면 2개의 마주보는 의자로 변신한다. 낮 시간에는 위쪽 침대에 짐을 모두 보관하고 아래쪽 의자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다가 밤 시간이 되면 각자 침대로 돌아가 자면 되니 다른 사람들의 영향을 받지 않아 좋다.  
사람의 성향이나 여행하는 일행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각자 선호하는 좌석의 위치가 있다면 기차표를 구매할때 반드시 좌석타입을 기재하도록 하자. 물론 SU, SL 좌석은 꽤 빨리 예약이 끝난다.

 

 

5. 그 밖에 식사는? 화장실은? 

 

기차 여행의 묘미는? 먹는 것?!

 

커리는 아주 쉽게 먹을 수 있는 메뉴

 

기차안에는 수시로 음료, 간식, 식사를 판매하는 사람들이 지나가기 때문에 크게 식사를 걱정하진 않아도 된다. 다만, 판매하는 음식이 100% 현지 스타일이기 때문에 입맛에 맞지 않는다면 탑승전에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또 중간중간 기차가 정차하는 틈에 기차역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우리는 기차를 타기 전에 식사를 하고 바나나와 음료수 정도를 구입해서 탑승했다. 기차안에서 사먹는 음식중에 가장 좋은 것은 역시 단돈 100원에 즐기는 차이(밀크티). '짜이~짜이~'하고 외치며 다니는 아저씨들은 정말정말 많으니 장거리 기차 안에서의 차 한잔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코치 사이에 있는 세면대

 

화장실 내부

 

화장실 내부

 

각 코치 끝에는 화장실이 있다. 넓이는 기내용 화장실정도이고 청결도는 뭐 그냥 그렇다. 그래도 기차가 출발하고 얼마되지 않았을때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아서 그나마 깨끗하므로 이때를 이용하도록 하자. 상태는 비슷하지만 아무래도 Sleeper Class쪽에 있는 화장실이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보니 3A보다는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화장실 밖에도 세면대가 있는데 워낙 작고, 물도 졸졸 나오는데다 기차가 워낙 흔들려서 뭔가 큰 작업(?)을 하기엔 쉽지 않으니 큰 기대는 하지 말자.

 

한가지 덧붙이자면 인도 기차는 금연구역이다. 창밖으로 담배꽁초를 마구마구 날리는 중국 기차와 비교하면 놀라울 정도다. 그래도 몇몇 애연가들께서 코치 사이 공간에서 담배를 피우신다는데, 소문에 의하면 적발시 벌금을 내야 한다고 하니 주의하시길.

 

 

 

현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공간, 기차

 

기차에서 만난 귀여운 꼬마 아가씨들

 

우리나라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를 타면 3시간이 채 걸리지 않기 때문에 기차에서 하루를 보낸다는 것이 낯설게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처음에는 조금 낯설고 불편할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름의 요령이 생기고, 나름의 재미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인도의 기차다.

 

난 기차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좋았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나를 보는 귀여운 꼬마들, 자신만의 여행담을 꺼내놓는 여행자들, 두손가득 과자를 안겨주는 할머니, '포토포토'를 외치는 인도 청년들... 모든 사람들이 인도라는 나라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이미지들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열시간이든, 스무시간이든 지루할 틈은 없다. 여기는 인도니까.

 

[인도에서 기차타기]
1. India Railway (http://www.indianrail.gov.in/)

   - 인도열차 공식 홈페이지. Waiting Ticket을 구입한 경우 상황을 조회할 수 있다. 
2. Must See India (http://www.mustseeindia.com/)

   - 여행 중 발견한 보석같은 사이트. 다양한 인도 여행 정보가 들어있는데 열차(Train)탭은 정말 훌륭하다.

   - 나는 필요한 정보를 이 사이트에서 조회하고, 기차역에서 직접 표를 예매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 공식 홈페이지는 역이름으로 조회해야 하는데, 여긴 도시 이름으로 조회가 가능하다.

   - 각 도시별 노선유무부터 시간대, 가격, 티켓현황까지 확인할 수 있다.  

   - 온라인 예약도 가능한데, 외국인도 회원가입 및 결재가 가능할지 모르겠다. (인도 Local 휴대폰 번호가 필수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