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ASIA/인도 India

꼴람, 남인도 여행의 백미 하우스보트 (Kollam, India)

빛나_Bitna 2013. 11. 13. 10:42

 

수로탐험용? 나무배

 

 

우리가 하우스보트에서 점심식사를 즐기는 동안, 캡틴 아저씨는 부지런히 수로 한쪽에 보트를 정박시켰다. 이 근처에 있는 수로는 폭이 좁고 깊이가 얕아 우리가 타고 있는 큰 보트로는 진입할 수 없단다. 캡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디선가 길이가 길고 폭이 좁은 나무배가 다가왔다.

 

- 꼴람에서 하우스보트 예약하기 http://bitna.net/1337

- 물 위의 하룻밤, 하우스보트 http://bitna.net/1338 

 

 

탑승 완료!

 

신랑이 노 저을거임?

 

쉬크한 뱃사공 할아버지

 

 

조심스레 나무배에 몸을 실었다. 수심이 깊지 않은 지역이라 뱃사공 할아버지는 긴 막대로 바닥을 밀면서 배를 움직여 나간다. 이제 본격적인 수로탐험 모드가 시작되는거다.

 

 

 

 

 

 

열대우림 속으로

 

 

갑자기 수로의 폭이 좁아진다 싶더니 선명한 초록빛이 눈앞에 펼쳐졌다. 하늘 높이 솟은 코코넛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그 사이사이 이름모를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있다. 우리는 지금 만화영화에서나 보았던 열대우림 속에 들어와 있는거다.

 

 

신난 우리들

 

 

 

곳곳에 마을이 숨어있다.

 

마을 탐험 중

 

 

꼴람이 속해있는 께랄라 주에는 아라비아해로 흘러드는 40여개의 강이 서로 얽혀져 있고, 토사물이 쌓여 만들어진 지대에는 사람들이 마을을 이루고 살아간다. 열대우림 위에 모세혈관처럼 퍼져있는 강물은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통로인 셈이다.

 

 

 

 

 

 

마을 사람들의 일상

 

 

갑자기 어디선가 귀여운 꼬마아가씨가 달려나와 우리를 향해 '헬로!'를 외치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열대우림의 푸르름에 빠져, 이 곳에 현지 사람들의 마을이 있음을 잠시 잊었었구나. 주변을 둘러보니 코코넛 나무 사이로 동네 사람들의 집이 보인다. 빨래하는 아주머니, 물놀이 하는 꼬마들, 그물 손질에 바쁜 남자들... 그렇게 마주한 사람들의 일상은 여느 시골 마을과 큰 차이가 없었다. 자동차대신 배를 이용해 이동한다는 것만 제외한다면.


 

사진이 꽤 잘 나온다.

 

독수리

 

킹피셔

 

이건 잘 모르겠다; @_@

 

 

좁은 수로에서 길다란 배를 운전하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 뱃사공 할아버지는 지치지도 않는지 우리에게 끊임없이 뭔가를 아주 열심히 설명해 주었다.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없는 미안함에 우리는 부지런히 그의 손가락 끝을 쫓았다. 난생처음 보는 파인애플 나무, 매서운 눈빛으로 사냥감을 찾는 독수리, 동화책에서 보았던 새파란 날개의 킹피셔 등등... 그의 손 끝에서 열대우림의 자연다큐멘터리가 시작되고 있었다.


 

다시 보트로 돌아가자

 

우리의 간식, 바나나튀김

 

 
마을탐험을 마치고 보트로 돌아오니 조촐한 간식과 커피가 우리 앞에 놓여졌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필요한 것들을 알아서 착착 제공해 주는 황송한 서비스. 왜 수 많은 여행자들이 우리에게 하우스보트를 꼭 체험해 보라고 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어디선가 나타난 어선

 

아저씨는 귀가중

 

어망을 내려놓는 어부

 

고기잡을 준비중

 

중국식 어망, 효율적이긴 한거야?

 

 

늦은 오후가 되면서 주변이 분주해졌다. 어떤 이는 부지런히 손질한 어망을 물 속에 내려놓고, 어떤 이는 낚시를 마치고 마을로 돌아간다. 나는 물 위에서 보는 풍경이 좋았다. 힘들게 다가가지 않아도 인도 사람들의 삶의 현장이 파노라마처럼 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으니까.


 

 

 

 

 

물 위에서 본 일몰

 

 

서서히 푸른 하늘과 수로가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그 속도에 맞춰 우리 보트의 속도도 서서히 줄어들었고, 어느 순간 우리는 붉게 물든 물 위에 가만히 떠 있게 되었다. 귓가를 스치는 시원한 바람, 하늘에 닿을 듯 서 있는 야자수, 하루를 마치고 멀어져가는 사람들... 모든 것이 평화롭고, 여유롭고, 낭만적이다.


 

정박완료

 

저녁식사 중

 


캡틴 아저씨는 우리의 평온한 하룻밤을 위해 조용한 장소에 배를 정박하고, 전기를 연결해 주었다.  (저녁에는 조용한 곳에 정박하고, 물 위에 떠서 밤을 보낸다.) 바삭하게 튀긴 치킨과 어느새 준비한 시원한 맥주(아침에 예약하면서 주문했는데, 인도답지않게 잊지 않고 잘 챙겼더라.)로 오늘 하루를 마무리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나도 '인도여행'하면 '고행'을 떠올렸었다. 하지만 남인도에 접어들면서 인도는 나의 고정관념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고, 오늘 이 하우스보트에서의 하루는 아마 내 머릿속에 가장 쇼킹한 인도여행의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유유자적 인도여행'이라 이 얼마나 어색한 표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