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ASIA/인도 India

까냐꾸마리, 인도 대륙의 끝을 향해서 (Kanyakumari, India)

빛나_Bitna 2013. 11. 14. 07:00

 

물 위의 아침

 

아침 식사 중

 

수로의 아침

 

 

하우스보트의 하룻밤은 생각보다 편안했다. 걱정했던 것과 그리 덥지 않았고, 모기도 없었으니까. 인도를 여행한다면 지겹도록 먹게 될 메뉴 '버터&잼 토스트'로 아침식사를 하며 강 위의 풍경을 바라본다. 어부들은 간밤에 내려놓은 그물을 끌어올리며 하루를 시작한다.

 

 

 

꼴람으로 돌아가는 중

 

 

샤워를 하고 짐을 싼다.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었는데 이상하게 짐을 챙기는 손에 힘이 빠지는 이유는 못내 떠나기 싫은 아쉬움과 배에서 내리면 호사는 끝이 나고 우리는 다시 길고 긴 이동의 길을 떠나야 한다는 현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트리반드룸으로 가는 버스

 

버스는 당연히 만원

 

 

우리의 다음 여행지는 인도 대륙의 최남단(지도를 보면 가장 남쪽에 뾰족하게 튀어 나와 있는)에 있는 도시 까냐꾸마리(꼬모린 곶. Kanyakumari)다. 보트에서 내리자마자 사람들에게 까냐꾸마리로 가는 방법을 물었더니, 그들은 친절하게도 우리를 트리반드룸(Trivandrum)으로 가는 버스에 태워 (아니, 사실은 거의 실어주는 수준) 주었다. 버스에서 내려 다른 버스를 갈아타면 까냐꾸마리에 닿을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아... 피곤하다.

 

 

꼴람에서 트리반드룸까지는 버스로 두 시간. 당연히 당장이라도 멈출듯한 낡은 버스였고 어찌나 사람은 많은지 도무지 앉을 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하우스보트의 꿈에서 숨 고를 틈도 없이 순식간에 현실세계로 넘어와서 그런걸까?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평소 이동거리와 비교하면 턱없이 짧은 두 시간이 너무 힘겹다. 그렇게 낑낑거리던 나는 운전사 아저씨 옆에 있는 정체모를 공간(버스의 엔진이 그 아래에 있는걸로 추정되는)에 털썩 주저앉았다.

 

 

 

 

 

 

인도의 도로는 항상 스릴만점;


 

인도에서 외국인이 운전을 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어느 동네를 가도 차선이 없거나 무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갑자기 튀어나오는 릭샤들과 역주행 차량, 소떼와 양떼의 습격은 애교니까. 덕분에 처음에는 운전은 커녕 차창 밖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공포감이 느껴지만, 익숙해지면 TV쇼를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게 도로상황을 관람하게 된다. 세상에 이보다 더 스릴넘치는 라이브쇼가 있을까.

 

 

 

트리반드룸 기차역

 

까냐꾸마리까지 기차로 간다!


트리반드룸에 도착한 우리는 점심식사를 하며 까냐꾸마리로 가는 버스편을 확인했다. 버스로는 2~3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다음 버스는 2시간 후에나 있단다. 혹시나싶어 기차를 확인하니 기차도 있단다! 버스보다 편하고, 시간지연도 없으니 우리의 선택은 당연히 기차!

 

 

북적이는 기차역

 

여기는 승객 대기실

 

이제 가는건가?

 

 

기차역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인파를 뚫고 기차역 한쪽 구석에 마련되어 있는 승객용 대기실(Waiting Room)을 찾았다. 3A 이상의 클래스 손님들만 입장할 수 있는데다 유료(인당 10루피, 200원)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라 빠방한 에어컨에 화장실까지 갖춰놓았더라. 가만히 앉아 숨을 고르다보니 이제 슬슬 하우스보트의 단꿈에서 깨어나는 것 같다.

 

 

기차가 간다.

 

확실히 이 동네는 열대기후;

 

안녕,

 

젊은 친구들도 안녕

 

 

우리가 탄 기차의 종점이자 우리의 목적지인 도시 까냐꾸마리. 지금까지 인도를 여행하면서 탔던 기차는 내가 내린 후에도 어디론가 달려갔었는데, 텅텅 비어가는 열차를 보고 있자니 기분이 묘해졌다. 세상끝까지 달리기만 할 것 같은 인도 기차의 종점, 우리가 진짜 인도 대륙의 끝으로 가고 있구나.

 

 

 

까냐꾸마리 도착!

 

 

까냐꾸마리에 도착한 것은 저녁 7시가 다 되어서였다. 인도 힌두교 최대 명절인 디왈리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 그런지 작은 역은 힌두교 성지를 찾아온 인도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인도 대륙의 최남단. 최북단에서 여행을 시작하진 않았지만 북동쪽 캘커타에서 서쪽끝 디우까지 가로지르고 남쪽으로 내려와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니 뭔가 대단한 일을 해낸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혔다. 그동안 인도에서 보고, 듣고, 배우고, 느끼고, 만났던 것들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머릿속을 스쳐간다. 까냐꾸마리 역에 서 있는 불꺼진 기차를 바라보면서 길고 긴 인도여행의 끝을 상상해본다. 

 

까냐꾸마리 숙소 썬락호텔 Hotel Sun Rock (Kaniyakumari,India) -  http://bitna.net/1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