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LATIN/에콰도르 Ecuador

갈라파고스를 여행하는 세 가지 방법 (Galapagos, Ecuador)

빛나_Bitna 2014. 3. 21. 09:39

 

갈라파고스 지도

 

많은 사람들이 '갈라파고스여행 = 크루즈여행 = 완전 비싸다.' 정도로 생각하지만 사실 갈라파고스를 여행에 크루즈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일정과 예산 그리고 취향에 따라서 갈라파고스를 즐기는 방법과 비용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으니, 어마어마한 크루즈 가격표에 주눅들 필요는 없다. 다음 여행자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갈라파고스를 여행하면서 배운 갈라파고스 여행방법을 살포시 정리해 본다. 여행시기는 2014년 1월~2월이었다. 

 

갈라파고스 여행하기, 출발 전 이것만은 알아두자! http://bitna.net/1431

갈라파고스 상세 여행정보 http://bitna.net/1432



1. 크루즈, 갈라파고스의 대표 여행상품  

 

간지나는 럭셔리 크루즈

 

앞에 있는건 싸구려 크루즈;;

 

갈라파고스 제도는 여러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넓게 흩어져 있는 섬들을 즐기기 위해 만들어진 여행상품이 바로 크루즈. 배 안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갈라파고스 제도에 흩어져 있는 섬들을 여행하는 방법이다.

 

바다 위 일몰은 크루즈의 낭만이랄까.

 

@Genovesa island 크루즈만 갈 수 있다.

 

@Genovesa island 크루즈만 갈 수 있다.

 

크루즈의 장점은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도로 보는 것과 달리 갈라파고스에 있는 섬과 섬 사이의 이동시간이 은근 소요되는데, 크루즈는 사람들이 잠든 시간에 장거리 이동을 한다. 따라서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섬에 도착해 있고, 아침식사가 끝남과 동시에 바로 하루 일정을 시작할 수 있다. 또 일정이 긴 크루즈는 일일투어로 갈 수 없는 (산타크루즈와 산크리스토발에서 멀리 떨어진) 섬들을 방문할 수 있다.

 

솔직히 크루즈는 비싸다. ㅠ

 
크루즈의 단점은 아주 명확하다. 바로 비용, 예산이다. 크루즈는 크루즈 시설에 따라, 일정에 따라 가격대가 천차만별인데, 'Budget Pack'이니 'Last Deal'이니 무슨 짓을 다 해도 1일(1박 아님) 140~170USD 정도가 최저가다. 말이 좋아 파격가지, 3박 4일을 참가하면 600USD가 훌쩍 넘어가니 결코 저렴한 가격은 아니라는 것. (정말 '우와~' 싶은 호화 크루즈의 경우 할인에 할인을 거듭해도 3박 4일에 2,000~3,000USD가 훌쩍 넘더라;;; )

 

밥은 참 맛있더라.

 

크루즈를 선택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정이다. 물론 가격도 중요하지만 몇몇 저렴한 크루즈의 경우 산타크루즈에서 가까운 섬들만을 방문하는 일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도 중요하지만 그 가격의 가치를 하는 일정인지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 보통 크루즈는 숙박, 식사, 간식, 가이드 등 배 안에서 생활하는 대부분의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별도 비용이 필요한 것은 주류와 음료수, 스노쿨링 장비, 수트(Wet Suit), 팁 정도이니 계약할 때 꼼꼼히 확인하도록 하자.

 

 

 

2. 일일투어, 갈라파고스를 저렴하게 즐기는 방법

 

 

 

여행사가 한두개가 아니야! (@푸에르토 아요라)


산타크루즈 섬의 푸에르토 아요라는 현지인들이 거주하는 갈라파고스에서 가장 큰 마을이다. 갈라파고스 메인공항 발트라로 쉽게 이동할 수 있어 마을에 머물면서 갈라파고스를 여행하는 여행자들이 많은 편이다. 환경보호를 위해 갈라파고스 대부분의 지역은 가이드 동행없이 출입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따라서 마을 밖, 다른 섬을 방문하려면 여행사를 통한 투어를 이용해야 한다.

 

@Bartolome Island

 

@Bartolome Island

 

마을에 있는 모든 여행사를 통해 가까운 섬을 방문하는 투어에 참여할 수 있다. 보통 아침에 출발해 섬(내륙)을 돌아보고, 스노쿨링으로 마무리하고 돌아오는 일정이며, 교통편, 점심, 가이드 등이 포함되어 있다. 어떤 섬을 방문하는지에 따라 가격대가 조금씩 다른데, 1일 70~80USD 선이 평균 가격대였다. 산타크루즈에서 인기있는 일일투어는 아래와 같다.

 

A. 이자벨라 섬 (Isla Isabela)
산타크루즈 서쪽에 위치한 갈라파고스에서 가장 크고 젊은 섬. 보통 숙박이 포함된 1박 2일 혹은 2박 3일 투어가 인기다. 즐길거리는 화산지형 트래킹, 거북이 서식지, 플라멩고 그리고 스노쿨링 정도이고 가격대는 1박 2일은 140~150USD, 2박 3일은 210~220USD 정도.

 

B. 산크리스토발 섬 (Isla San Cristobal)
산타크루즈 섬 동쪽에 위치한 갈라파고스 두 번째 공항과 마을이 있는 섬이다. 즐길거리는 역시 화산지형 트래킹과 스노쿨링인데, 이 섬의 스노쿨링 포인트가 훌륭하다고. 산 크리스토발 섬으로 가는 길에 '키커락 (Kicker Rock)'이라고 나름 유명한 스노쿨링+다이빙 스팟이 있는데, 이 곳을 방문하는 일정이라면 투어 비용이 조금 올라간다. 일일투어 70~80USD선, Kicker Rock 추가시 130~140USD

 

C. 산타페 섬 (Isla Santa Fe)
산타크루즈 섬 남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섬으로 그림같은 해변이 아름다운 곳이다. 산타크루즈에서 가까운 편이라 이동거리가 길지 않다는 것이 장점. 이 섬에서 스노쿨링을 하면서 바다사자에 거북이에 우리는 참 바빴다. 일일투어 가격대는 70~80USD 선.

D. 플라자 섬 (Isla Plaza)
산타크루즈 섬 동쪽에 조그맣게 거의 붙어있다시피한 작은 섬으로 섬 한바퀴를 돌아보는데 두시간이면 충분한 곳이다. 이 섬은 이구나아 서식지로 유명한데, 바다 이구아나, 육지 이구아나.... 크기별로 색깔별로 정말 원없이 볼 수 있다. 가격대는 70~80USD 선.

 

E. 바톨로메 섬 (Isla Bartolome) 
산티아고 섬 동쪽에 위치한 작은 섬이다. 갈라파고스 펭귄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꽤 유명한데, 생각보다 펭귄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함정!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 섬을 방문하는 일일투어는 다른 투어에 비해 가격이 높다. 130~150USD 선.

 

F. 플로레아나 섬 (Isla Floreana)
산타크루즈 섬의 남쪽에 위치한 섬으로 갈라파고스에서 가장 작은 규모의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여기 여행자 숙소는 호텔 2개가 전부라고. 방문자들이 가져다가 대신 보내주는 방식의 우체통이 있는 것이 나름 특징. 가격대는 70~80USD 선

 

일일투어의 장점은 크루즈에 비해 저렴하다는 것이다. 일일투어로 하루를 보낼 경우 투어비용에 숙박비, 아침/저녁 식사 비용을 추가해도 평균 100USD 정도로 최저 150USD인 크루즈와 비교하면 저렴하다. 게다가 한 여행사에서 여러 개의 투어를 예약할 경우 투어비용의 할인을 받을 수 있으니 크루즈 여행과의 비용차이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Plaza Island, 이구아나 천국

 

@Santa Fe Island

 

일일투어의 단점은 전체 일정 중 이동시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산타페나 플라자 섬 같은 경우에는 큰 부담이 없지만, 산 크리스토발이나 이사벨라섬 같은 곳은 왕복 4시간 이상을 보트에서 보내야 한다. 또한 에스파냐 섬 (Isla Espana), 제노베사 섬 (Isla Genovesa), 다윈 섬 (Isla Darwin)처럼 멀리 떨어져 있는 섬은 아예 갈 수 없다. (하지만 멀리 떨어져 있는 섬을 방문하는 일정의 크루즈도 많지는 않다. 2주 이상의 럭셔리 크루즈만 있다는...;;; ) 

 

 

 

3. 마을탐험, 갈라파고스를 길고 여유있게 즐기는 방법

 

피쉬마켓 (@푸에르토 아요라)

 

게으른 물개와 펠리컨의 집합소

 

산타크루즈, 산크리스토발, 이사벨라 그리고 플로레아나 섬에는 현지인들이 거주하는 마을이 있다. (플로레아나 섬은 마을이 너무 작아 여행자 숙소는 호텔 2개뿐이라고) 사람들이 거주하는 곳이다보니 숙소, 식당, 시장 그리고 섬을 오가는 수상택시(편도30USD)가 있다. 각각의 섬을 돌아다니며 여행한다면 다른 사람들보다 천천히 갈라파고스의 매력을 즐길 수 있다.

 

이구아나는 일광욕 중

 

파도에 떠밀려온 바다사자

 

장점은 다른 여행자들과는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박한 어촌마을에서 매일같이 바다사자와 펠리컨의 전투?를 볼 수 있는 곳이 얼마나 있을까. 길을 건너는 거북이 덕분에 급브레이크도 밟아보고, 거짓말처럼 새빨간 게와 알록달록한 이구아나를 만날 수 있는 곳은 지구상에 여기뿐이다.

 

이 방법의 단점은 긴 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통 한달이상의 일정을 가진 친구들이 이 마을, 저 마을 옮겨가며 갈라파고스에 살아보기 여행을 즐기고 있더라. 이 아름다운 곳을 어떻게 몇 일만에 떠날 수 있냐고 말하는 '긴 휴가를 가진, 그래서 너무 부러운' 서양 친구들이 어찌나 얄밉던지.

 

 

 

부표는 항상 바다사자의 태닝장

 

육지 거북이도 아기때는 작고 귀엽다.

 

갈라파고스의 게는 전부 빨갛다?

 

나는 나름 레어한 아이! (제노베사 섬에서만 볼 수 있다고)


 

크루즈를 타지 않으면 제대로 구경할 수 없다는데?

 

이 말은 조금 과장이다. 흔히 갈라파고스하면 떠올리는 바다사자, 육지거북이, 이구아나, 새빨간 게, 펠리컨, 파란발 부비새 등은 갈라파고스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특정 지역, 특정한 섬에서만 볼 수 있는 해양생물과 조류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특정분야에 유별난 관심이 있지 않은) 일반적인 여행자의 시점에서 갈라파고스는 어느 섬이든 신기하고 아름답다고 느낄 것이다.

 

바다사자와 스노쿨링은 어렵지 않다.

 

상어떼도 있고

 

가오리떼도 있고

 

거북님도 있고

 

다이빙을 하면 더 많은 바다생물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어떤 섬에 방문하느냐보다 더 큰 차이를 느끼게 한 것은 다이빙이었다. 다이빙 크루즈가 아닌 이상 크루즈든 일일투어든 바다를 즐기는 방법은 스노쿨링뿐인데, 수면에서 만날 수 있는 해양생물은 분명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른 곳에서는 만나기 힘든 바다생물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쁨에 거센 조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바다속에 몸을 던졌었다.

 

 

 

갈라파고스를 다시 여행한다면?

 

우리의 갈라파고스 여행은 8박 9일, 겨우 9일이었다. 여행경비가 부담스러운 곳이었기에 산타크루즈에 머물며 일일투어를 즐기기로 마음먹었었다. 푸에르토 아요라에 도착하자마자 꽤 많은 여행사를 돌아다니며 투어 일정과 가격을 비교하며 다녔고, 결국 괜찮은 일정의 '비교적' 괜찮은 가격의 크루즈를 발견했다. 그렇게 4일은 크루즈, 2일은 스쿠버다이빙, 2일은 마을을 돌아다니는 것으로 여행을 마무리했다. 예상보다 과한 지출을 했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Santa Fe Island, 이 섬은 내륙도 바다도 다 이쁘더라.

 

신선한 해산물을 매일매일 먹어주자!

 

랍스터는 특별한 날에!

 

만약 갈라파고스를 다시 여행한다면 한 달 이상의 긴 일정을 잡고, 작은 아파트를 렌트해 살면서 여행하고 싶다. 아침마다 피쉬마켓에서 해산물을 사다가 요리를 즐기고, 근처에 소문난 스쿠버다이빙 포인트들을 탐험하면서 그렇게 천천히 여유롭게 말이다.

 

탐나는 기념품, 나도 만들어볼까?

 

곳곳에 근사한 화산지형이 많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징때문에 에콰도르 본토보다는 물가가 높지만, 마을이 있는 섬에는 비교적 저렴하게 식료품을 구할 수 있고 마을 근처에 (가이드없이, 투어에 참여하지 않고) 셀프로 즐길 수 있는 해변이나 산책로들이 많기 때문에 생각만큼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지는 않을테니까. 아름다운 갈라파고스의 바다 그리고 그 섬에서 살아가는 신비로운 생명체들을 다시 만나러 가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