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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 우리의 첫번째 집



세계여행을 마치고 갑작스레 결정된 네덜란드 행. 덕분에 우리는 양손에 가방 하나씩을 들고 훌쩍 다시 한국을 떠나왔다. 기본적인 가구들이 갖춰진 집에서 생활을 시작한 우리는 몇 달 후 새로운 집을 찾아나섰다. 경제적인 부분도 그렇고, 우리 입맛에 맞는 집을 만들기에 가구가 포함된 집은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여행 후, 우리 부부의 새로운 도전 http://bitna.net/1555


새로운 집을 계약한 뒤, 우리는 곧바로 국제이사를 준비했다. 가장 큰 고민은 1) 살림이 컨테이너 하나를 채울만큼 많지 않다는 것과 2) 모든 비용을 우리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리저리 알아본 결과 우리나라에서 네덜란드로 이주하는 사람들은 유학생이거나 한국회사에서 파견되는 주재원이었다. 유학생은 이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주재원은 회사에서 이사비용을 부담하고 있었다. 우리와 비슷한 케이스는 많지 않았다. 어쩔 수 없다, 직접 알아보는 수 밖에. 


수십개의 업체에 메일을 보내 부피단위의 화물 운송이 가능한지를 확인하고, 견적서를 비교했다. 고민끝에 우리는 업체를 통해 한국 부모님 댁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까지 화물을 보내고 (Door to Port), 짐을 실을 수 있는 차를 빌려서 로테르담 항구에서 직접 짐을 가져오는 방법을 택했다. 로테르담 항구에서 우리집까지는 차로 30분 정도 걸리는데, 워낙 인건비가 비싼 동네라 그런지 집까지 배달해주는 (Door to Door) 서비스를 이용하면 견적이 2배 이상 올라갔기 때문이다. 



이사가 시작됐다.


국제이사는 부피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선반, 서랍은 빈틈없이 채우자.



한국에 있는 짐을 정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부피가 큰 살림이 많지 않았고, 세계여행을 떠나기 위해 모든 짐은 박싱이 되어 한 곳에 쌓여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단, 부피 단위로 비용이 부과되기 때문에 몇 달의 경험과 이사 업체 분들의 조언에 따라 몇몇 살림들을 처분하거나 재포장했다. 


네덜란드 국제이사 준비하기 

1) 많은 사람들이 이것저것 많이 사가라고 하지만 그건 이사비용을 지원받는 주재원의 경우인 것 같다. 컨테이너 하나를 채울만큼 짐이 많지 않다면 굳이 늘릴 필요는 없다. 여기도 사람사는 동네라 왠만한 물자는 구할 수 있다.

2) 네덜란드는 220V로 한국과 전압이 동일하지만 헤르츠(한국은 60Hz, 네덜란드는 50Hz)에서 차이가 있다. 때문에 세탁기나 청소기 같은 모터가 사용되는 전자제품의 경우 잔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  

3) 대표적인 대형가전인 냉장고와 세탁기는 한국에서 처분했다. 경험상 네덜란드의 집에는 냉장고와 세탁기가 빌트인된 경우가 많았고, 연식이 오래된 집은 현관문의 폭이 좁고 길어서 양문형 냉장고가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4) 한국에서 꼭 사와야 하는 가전제품은 전기압력밥솥! 길쭉한 자스민쌀도 찰지게 만드는 쿠쿠의 힘이랄까.

5) 자전거가 필수인 나라지만 은근 비싸다. 공간이 남는다면 자전거를 보내는 것도 괜찮은 방법. 

6) 선편으로 보내는 짐에는 건조된 식품이나 통조림 외에 식품은 보낼 수 없다. 기간도 오래 걸리고, 검역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현지에서도 한국식품을 구할 수는 있으니 너무 욕심내지 말자.  

7) 한국을 떠나 있으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것은 한글로 된 책과 음악이었다. 40개의 이사짐 박스 중 14개가 책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사하는 날


꼼꼼한 포장이 필요하다.


가구들도 모두 포장한다.



한국에서 이사하는 날. 대부분의 살림들이 박싱된 상태였기에 모든 짐이 포장되어 나가는데 3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국내 이사와 다른 점이 있다면 가구를 포함한 모든 물건을 박스로 꼼꼼하게 포장한다는 것과 박스 안에 빈 공간이 거의 없도록 (테트리스 하듯이) 물건들을 끼워넣어 부피를 줄인다는 것이다. 왠만한 포장이사보다 몇 배는 더 세심한 작업이었다. 우리짐을 맡아주신 이사업체 분들이 말씀하시길, 그릇이나 옷이나 너무 잘 포장해 놓아서 일이 많이 줄었다고... 칭찬 받았다! ㅋㅋ


국제이사, 이사짐이 한국을 떠날 때까지 

- 해외이사 업체에서는 보통 포장 및 화물 운송을 위한 나무 상자 제작, 부산항으로 이동 및 선적, 관련 서류 작성 등의 모든 업무를 대행한다.

- 유럽으로 가는 화물은 부산항에서 출발한다. 때문에 국내에서 출발한 모든 짐은 부산항으로 이동해야 한다. 

- 유럽의 경우 미국보다 출항 일정이 많지 않고, 5~6주 이상 소요되므로 미리미리 업체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 출항 1~2일 전에 선적이 완료되어야 하므로, 실제 이사는 출항일보다 3~7일 앞서 진행되어야 한다. 


세계여행을 위한 이사, 장기 보관을 위한 짐싸기 http://bitna.net/1043 



로테르담에 있는 선사 사무실


창고에서 실려 나오는 우리의 짐


첫번째 짐


두번째 짐



한국을 떠난 짐이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에 도착하기까지는 한 달 하고도 일주일이 걸렸다. 배가 도착하기 일주일 전 우리는 네덜란드 선사에 직접 연락해 세관 통과에 필요한 문서와 정확한 일정을 확인했다. 원래 계획은 배가 도착하면 세관통과를 비롯한 모든 일을 우리가 직접 처리하는 것이었는데, 시청과 선사를 통해 알아본 결과 개인이 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려운 점이 많아 결국 선사의 도움을 받았다. 물론 덕분에 예상치 못한 수수료가 좀 나갔다. 짐이 배에서 내려지고, 세관을 통과해 선사 창고에 도착하기까지는 또 일주일이 걸렸다. 모든 절차가 끝나고 선사 창고를 찾은 우리 앞에 커다란 나무 상자 두 개가 놓여졌다.



나무 박스 해체 중



우리의 짐이로구나!


차량에 옮겨 싣기



선사 직원들에 의해 나무 상자가 분해되고 그 안에 실린 우리의 짐이 모습을 드러냈다. 섭외한 용달 차량에 다 실리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차곡차곡 쌓아 놓으니 여유있게 모든 짐이 실렸다. 


국제이사, 네덜란드 도착 후 

- 네덜란드는 이주 (거주허가증 발급 이후) 1년 이내에 도착한 이주화물은 면세 혜택을 부여한다. 

- 세관 통과에 필요한 서류는 여권, 물품리스트, 거주허가증, 집 계약서 등으로 선사와 시청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셀프 이사가 대세인 동네다보니 화물용 미니버스나 작은 트럭을 시간단위로 빌려주는 업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집에 도착한 이사짐


짐을 풀어보세


언제 끝날 수 있을까...;;;



남편과 용달차 청년이 합심하여 짐을 내려놓는 것은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선사 창고를 방문해서 짐을 찾고, 자동차에 싣고 집 안에 내려놓기까지 총 3시간 정도가 걸린 셈이다. '오, 이 정도면 셀프이사도 할 만 한데?'라고 생각했지만 전쟁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꼼꼼하게 포장된 박스들은 뜯는 것부터 만만치 않았으니까. 



잠시 쉬는 중


여기서는 자장면 대신 터키 케밥이다. >_<



가장 먼저 책장과 책상 등의 가구를 배치하고 작은 박스 하나하나를 열어나갔다. 다행히 박스마다 어떤 물건이 들어있는지 겉면에 표시되어 있어서 작업이 수월했다. 물건들의 위치를 먼저 정하고 침실, 주방, 거실 등의 공간별로 나눠서 정리할 수 있었으니까. 힘은 들었지만 박스를 하나하나 열 때마다 만나는 우리의 살림들이 반가웠다. 반가워, 3년만이구나!


네덜란드 국제이사, 비용공개

- 한국에서 포장, 부산항 이동, 화물 선적 등 : 약 200만원. 한국 해외이사 업체 이용 (베스트 해운항공 1566-2492) 

- 로테르담 항구 하역, 세관통과, 창고이동, 나무상자 분해작업 등 : 약 800유로. 현지 선사를 통해 진행 

- 로테르담 항구에서 집까지 이동, 짐 내리기 : 100유로. 동네 대학생들을 통해 저렴한 용달을 직접 섭외.  


* 한국에서 가져온 짐 : 책꽂이 3개, 4인 테이블 1개 (의자포함), 수납장 1개, 옷, 책, 그릇 등등의 자잘한 살림살이들까지 더해 약 7큐빅(CBM) 정도의 분량이었다. (1큐빅 = 가로 1m * 세로 1m * 높이 1m의 부피)  

* 총평 : 한국에서 네덜란드까지 이사를 하는데 우리돈으로 약 300만원이 들었다. 컨테이너 하나를 채울 정도로 짐이 많은 경우라면 Door to Door 서비스를 받는 것이 좋겠지만, 짐이 많지 않고 냉장고, 장롱, 침대 같은 부피가 큰 물건이 없다면 항구에서 직접 물건을 찾아오는 방법(Door to Port)으로 해볼만 하다. 보통 한국에서 네덜란드까지 Door to Door 이사비용은 800만원 이상. (20큐빅 컨테이너 1개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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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6.05 07:28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빛나_Bitna 2015.06.05 18:30 신고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예요.

      저희가 네덜란드에 정착한 것은....
      여행이 끝나고 한국에 돌아가서 취업을 준비하는데 어쩌다보니 이쪽에 있는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는... 뭐 그런 별 특별할 것 없는 이유였지요. 하하;; 그래서 포스팅에 은근슬쩍 언급 정도만 했다는...

      항상 응원 감사드리구요,
      건강하고 안전한 여행 하세요. :)

      - msg to 티브님

  2. BlogIcon 쨩아 2015.06.05 18:45 신고

    대나나다 놀라워요 행복하시길

  3. BlogIcon Tory 2015.06.05 18:47 신고

    3년만에 보는 살림들 반가웠겠어요. 그릇들도 3년만에 세상 빛 만나는거겠죠?
    맛있는 음식 만들어서 잘 사용하시겠네요.

    테이블과 벽에 선반들은 이사품목이 아닌거죠? 저거까지 있었으면 그 박스에 안들어갔을꺼 같아서 궁금증이 생기네요. :)

    역시나 꼼꼼하게 잘 정리하셨네요. 잘 봤어요.

    • BlogIcon 빛나_Bitna 2015.06.07 07:36 신고

      테이블과 책꽂이가 한국에서 가져온 살림 중에 가장 메인이었어요. 다행히? 테이블이 분리가 되는 거라서 부피가 좀 적었네요. ㅋㅋ

      오랜만에 살림을 열었더니 반갑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고 그러더라구요.

  4. 조광제 2015.06.05 20:06 신고

    훌륭해요,아 근데 외일케훌륭한사람들은 외쿡에 가버린다,암든 잘하세요.God bless you🎀🎀🎀🎀🎀

  5. BlogIcon kriss1 2015.06.07 23:36 신고

    잘 선택하신거 같아요.

  6. 안녕 2015.06.08 02:12 신고

    압력밥솥을 쓰는 것도 좋습니다. 전압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좁은집에서 공간활용이 좋아요. 할 수 있는 요리도 많구요.
    구할 수 없는 한국책이 그립기도 하지만, 요즘 워낙에 전자 도서관이 잘 되어있고..
    다시 한국에 들어와보니.. 그곳에 있을 때, 현지 도서관에서 책이든 DVD든 더 많이 볼 껄, 괜히 한국의 전자도서관 뒤지며 한국책을 읽었더랬다 싶기도 하더군요.

    • BlogIcon 빛나_Bitna 2015.06.08 22:44 신고

      압력밥솥은 저도 있는데 게을러서 그런지 전기밥솥이 편하더라구요. 무거워서 닦기 힘들어서 그런가봐요. :)

      말씀처럼 요즘은 패드나 킨들로도 책 보기가 편해졌지요. 그래도 또 책은 그 넘기는 맛 아니겠어요? ㅋㅋㅋ 책을 소화할 정도로 이 나라말을 하진 못해서 그건 참 아쉽더라구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영어로 된 책이나 현지어로 더빙되지 않은 헐리웃 영화들은 쉽게 찾을 수 있더라구요.

  7. BlogIcon kriss1 2015.06.08 22:47 신고

    좋은 사진들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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