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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bet, 2007] 여기가 바로 삼국지에 그 '성도'라고! (Chengdu)

빛나_Bitna 2008. 2. 20.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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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제갈량의 출사표. (쓴 사람은 송의 명장 악비)

 어찌나 많은 등장인물과 한자들이 가득하던지... 난 결국 만화책으로 보았던 책, 삼국지. (물론 후에 다시 10권짜리 책으로 읽긴 했지만..;;;) 10번 이상 보았다는 매니아가 가득한 마당에 (가까운 예로 우리 아버지 되시겠다.) 얄팍한 지식을 가지고 무후사에 들어가려니 기가 팍 죽는다. '이래서 제대로 볼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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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전에는 넉넉한 표정의 유비상과 그를 둘러싸고 촉한 시대에 유비를 받들었던 문.무관 28인의 상이 있다. 옷차림, 표정, 동작 등등 하나하나 특징을 잘 살려서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유비전을 한바퀴 돌아보고, 입구에서 받은 안내도를 펼쳤다. 친절하게도 중국어, 영어, 일어, 한국어까지 무려 4개의 언어로 설명해 놓으셨다. 그런데 생각보다 너무 넓은거 아니야?! 중국다운 비인간적인 면적에 놀라고 있을때 귓가에 한국어가 들린다. 멋지게 휘날리는 '하나투어' 너무 반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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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량전. 제갈량의 상이 모셔져 있다.

아저씨들로만 이루어진 단체였는데 흥쾌히 우리를 끼워주신다. 덕분에 얄팍한 지식뿐인 나도 이 곳의 의미를 알 수 있겠구나_!!!
사실 무후사의 정식명칭은 '한소열묘(유비의 묘)'. 한소열묘 옆에 있던 무후사가 합쳐지면서 명칭이 변경된 것인데 사람들은 여전히 무후사라 부르고 있다. 어째 제갈량에게 주군(유비)이 밀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실제로 제갈량전에는 유비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려면 무릎까지 오는 문턱을 뛰어넘어야 했는데 사당 문턱 높이는 지위를 상징하는 거란다. 흠... 앞에 유비전은 어땠었더라.. -_-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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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릉(유비의 묘)로 가는 길..

나라를 건설하고 수많은 영웅들의 받듦을 받은 왕이지만 유비의 묘는 작은 편이다. (중국 왕릉 중 가장 작다고 한다.) 산책로같은 길을 걸으면서 생각에 잠긴다.
유비의 뒤에는 그를 뛰어넘는 지략과 충심을 가진 제갈량이란 인물을 비롯 수많은 영웅들이 있었다. 이들이 있었기에 유비가 존재할 수 있었겠지... 엉망진창인 우리 정치판에 이런 영웅들이 등장할 날이 과연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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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보면 공원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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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의묘. 도원결의를 기리는 곳이다.

한참을 돌고 돌아 '삼의묘'에 도착했다. 이 곳은 도원결의를 기념하기 위한 곳인데 유난히 굵은 향이 타고 있었다. 기억에서 가물가물한 삼국지지만 도원결의의 의미는 분명히 알고 있는 난 한참을 이 곳에 서 있었다. 후에 이 녀석과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할 지는 잘 모르겠으나 ㅋㅋ 소중한 친구와 함께 이 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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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씨는 안내도 연구중..

무후사는 내 기억속에 뽀얗게 먼지 쌓인 삼국지를 다시 꺼내 주었다. 아무 준비 없이 이 곳을 찾은 것이 아쉽긴 하지만 한국에 돌아가면 다시 삼국지를 꺼내보리라 다짐해 본다. 책 속에 담긴 옛 사람들의 지혜를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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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극을 봤던 공연장

무후사 뒷문으로 나가니 어제 천극을 본 공연장과 이어진다. 낮에 보니 으리으리하다. 공연장 밖의 금리는 낮에도 사람들로 북적인다. 옛 성도의 길을 걷는 듯한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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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엔 사람들로 북적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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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캐릭터로 변신한 삼국지 주인공들.

금리를 지나 다시 밖으로 나왔다. 아침부터 한참을 걸었더니 배가 고프다. 점심은 무후사 맞은 편에 가이드북과 숙소아가씨가 추천해 준 단단면(但但面)집으로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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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후사 앞. 숙소 옆. 소문난 맛집이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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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면은 3위안(약 400원) - 인간적인 가격!

여행족이 많이 찾는 곳이라 그런지 메뉴판에 영어가 함께 있다. 우리는 단단면 2개와 볶음밥, 음료수를 주문했다. 가게 안에 퍼져있는 매콤한 특유의 향이 기다리는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배고프다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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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점심식탁.

드디어 나왔다!!!!! (배고파서 흥분상태;;) 단단면은 예전에 북경에서도 먹어봤는데 확실히 차이가 있다. 보다 더 입맛을 끈다고 할까...?! 여튼 정확히 표현할 수는 없지만 매콤함이 입맛을 확~ 잡아끄는데, 분명 한국의 매운맛과는 차이가 있다. 이 지역은 덥고 습기찬 날씨로 인한 부패를 막기 위해 매운맛이 발달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식당을 나서는 우리의 발걸음에도 힘이 솟는다. 자.. 그럼 다음 여행지로 떠나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