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양주 OCEANIA/호주 Australia

[Sydney] 바다의 소리를 듣다. (Kiama)

빛나_Bitna 2009. 7. 16. 16:38

울릉공에서 출발..


 날이 아직 밟은데 시티로 돌아가느냐고? 그럴리가... Kiama(카이아마)로 가는 기차를 기다리는 중이다. 울릉공에서 카이아마까지는 기차로 30~40분정도. 작은 항구도시라 돌아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으므로 울릉공까지 왔다면 살짝 시간을 투자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잔뜩 찌푸린 하늘 (@ Kiama)


금새 카이아마 역에 도착했다. 그런데.... 거센 바람과 퍼붓는 소나기라니... 이거 환영인사라 하기엔 좀 많이 터프하다. 잔뜩 흐린 하늘덕분에 낮인지 밤인지 잘 모르겠다. 한적한 동네라 오가는 사람도 별로 없는 것이 살짝 무섭다. 일단 소나기가 그칠때까지 기다렸다.
 

날씨덕분에 시커먼 바다가 보인다;;


비가 그치고 바닷가를 향해 걸었다. 시커먼 바다가 좀 무섭다. (그런데 나무사이로 비추는 햇빛은 무슨 조화?) 길을 따라 걷다보니 저 멀리 등대가 보인다. 사람도 조금 보이고...
 

해질녁+흐린날씨+무지개까지.. 묘한 느낌


등대 근처에 관광객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조금 보인다. 빙고, 제대로 찾았다. (여행가면 길은 참 잘 찾는 듯.. -_-V) 무엇을? 이 작은 항구 도시에 오는 사람들 대부분의 목적인 Blow Hole을...

blow hole을 보기 위해 준비된 곳.


Blow Hole은 파도에 의해 암반에 생긴 구멍인데, 파도가 칠 때면 이 블루홀 사이로 물기둥이 솟구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슬금슬금 사람들 사이에 자리를 잡고 서서 뚫어져라 관찰하기 시작했다. 바람이 많이 불면 파도가 세니까 좀 더 높은 기둥을 볼 수 있을테니 좋긴 한데, 나 춥단 말이다!!!!!

이렇게 생겼다. 아래로 바다가 보인다.


찔끔찔끔 감질맛나게 바다가 들어왔다 나가기를 반복했다. 그때마다 들려오는 바다소리. 큰 바위 가운데 생긴 구멍이라 동굴속에 들어온 것처럼 소리가 울려 퍼진다. 철썩철썩...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나는 슬슬 추워지는데, 바다야 너 뭐하니?!

올, 물기둥이 솟고 있다!

잘 보면 나 있다. ㅋㅋ


내 소리를 들은 걸까? 갑자기 큰 파도가 몰려오더니 높은 물기둥이 솟구쳤다. 엄청난 소리와 함께... 파도가 칠 때마다 위로 솟아오르는 물기둥, 오올.... 멋지다. +ㅁ+ 

해지는 바다


멀리서 다가오는 파도소리,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는 소리, 거대한 물기둥이 솟아오르는 소리를 들으며 블루홀 주변을 돌아봤다. 이 거대한 바위에 어떻게 구멍을 만든 걸까? 바다라는 녀석은 은근 끈기가 있는걸까? 이 것이 자연의 힘인가?


돌아가는 기차시간에 맞춰 역으로 가는 길. 배들이 놓여진 항구에 불켜진 카페가 보인다. 오호라~ 저녁은 저기서 먹으면 되겠다 싶어 달려갔다가 이 녀석을 만났다.

바로 이 펠리컨

바짝 쫄아서 더 이상 접근 불가;;


쪼매난 갈매기들 사이에 왕처럼 서 있는 이 녀석, 펠리컨. 애니메이션에서 커다란 입에 꼬마친구들을 태워서 하늘을 날게 해주는 친절한 옆집 아저씨 캐릭터로 자주 등장하는 녀석이다. 그런데 실제로 본 펠리컨은 생각보다 큰 덩치에 다가가기 무서운 포스를 내뿜고 있었다.
그래도 일단 신기하니깐 사진을 찍어야지 하는 생각에 천천히 다가가던 빛나씨, 갑자기 나를 바라보고 커다란 입을 쩍~ 벌리면서 꺅꺅 거리는 녀석을 보고는 발바닥에 땀나게 도망쳤다는...;;;

칩스와 피쉬 그리고 버거 (우리의 저녁식사)


커다란 부리로 쪼아버릴 것 같은 펠리컨을 피해 도망쳐 정신을 차렸더니 이런.. 시간이 꽤 늦었다. 밤은 더 깊어졌고, 기차시간은 더 다가오고, 배는 더 고파졌다. OTL 그러다가 유일하게 불이 켜진 음식점을 발견, 먹을 것을 한아름 싸들고 역으로 갔다. 카이아마역 의자에 저녁 식탁을 차렸다. 밖은 점점 어두워지고 마을은 더 조용해졌다. 그래서일까? 저 멀리서 바다의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