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EUROPE/영국 England

[London] 런던에서 '오페라의 유령'을 보다.

빛나_Bitna 2010. 11. 12. 10:47

Her majesty's theatre


 영국에서 축구만큼 기대했던 것이 있다면 바로 런던에서 감상하는 뮤지컬이었다.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피카디리 서커스 곳곳에 걸려있는 뮤지컬 포스터를 보고 정신을 놓을지도 모른다. (브로드웨이에 가면 비슷한 느낌이겠지?) 위윌락유, 맘마미아를 지나서 도착한 곳은 오페라의 유령 포스터가 화려하게 붙어있는 Her majesty's theatre. 전에는 His~ 였다는데 현재는 영국 왕이 여왕이니까 Her~. 한국말로 하면 '여왕 폐하 극장'이랄까..?

 극장 외벽에는 그동안 공연했던 배우들의 사진들이 붙어있었다. 살짝 오래된 사진들속에서 이 극장과 오페라의 유령이란 작품의 역사를 엿보는 듯 했다. 언제나 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한 작품만을 위한 무대가 준비되어 있는 전용극장.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것이 런던 시내에는 여기도 있고.. 저기도 있고... 부럽구나... OTL

입구에서 기념샷1


 극장 입구에 사람이 워낙 많아서 기념샷을 찍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포기할 순 없으니, 사람들틈을 비집고 들어가 촬영에 성공했다. -_-V 이 극장은 1897년 리뉴얼 이후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는 것이라 하는데 영국와서 워낙 오래된 건물들을 많이 봐서 그런지 이젠 100년쯤 됐다고 해도 별 감흥이 없다는 것... -_-ㅋ

티켓 가격은 보시다시피..!


 현지분이 미리 예매해주신 티켓을 받아들고 극장으로 입장! 내 자리는 1층 중앙 꽤 좋은 좌석이었는데 가격은 약 10만원 정도였다. (내가 예매한 것이 아니라 정확하진 않지만 가장 좋은 좌석인가 두번째로 좋은 좌석인가 그렇다고 들었음.) 한국의 후덜덜한 VIP석 가격을 생각하면 역시.... 아.름.답.다.  

 일단 티켓 가격은 전반적으로 우리나라보다 좋은편인데다 좀 저렴한 객석의 경우 공연 시작 직전에 표를 구매하면 꽤 많은 할인을 받을 수 있단다. 하나의 작품을 항상 공연하는 극장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남는 표를 구하는 것도 우리나라보다는 쉬운 듯 하고... 이런 아름다운 공연 인프라를 가진 곳이 런던이니, 여기에서는 가벼운 마음으로 공연을 즐기는 것은 그리 힘든 꿈은 아닌 듯 하다. 아~ 완전 부럽구나!!!
 

공연장 안에서..

 극장 안으로 들어서면 간단한 음료를 즐길 수 있는 바가 있다. 간단한 음료를 한잔 들이키며 극장을 찾은 사람들을 구경했다. 예쁘게 차려입은 커플도 있고 나이 지긋한 노부부도 보인다. 나처럼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며 신기해하는 촌스러운 동양 꼬꼬마도 물론 있다. 
 
 좁은 복도를 지나 공연장안으로 들어섰다. 나무로 된 낮은 천장은 이 건물의 나이를 새삼 느끼게 해주었다. 예상대로 그리 넓진 않지만 경사도가 있는 편이라 꽤 많은 사람들이 앉을 수 있었다. 3층까지 가득 찬 사람들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더해주었다. 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는 거대한 샹들리에가 보인다. 그리고 점점 어두워지는 극장... 꺄악, 드디어 시작이다!!

오페라의 유령 공연장 안에서는...
공연장 내 사진촬영 금지되어 있으며, 객석마다 오페라 글래스 준비되어 있다. (유료)
음식물도 반입금지이나 인터미션에 간식을 파는 사람이 들어온다.  


공연이 끝나고 귀가길..


두 시간이 넘는 공연이 순식간에 끝났다. (공연 관람 후기는 다음 포스팅에 다시 올릴 예정) 어느새 어두워진 피카디리 서커스를 걸어본다. 이 작품을 처음 본 것도 아닌데 'The phantom of the opera'의 웅장하고 섬세한 선율이 내 마음을 울렸다. 

깊어가는 런던의 밤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런던의 밤거리를 걸었다. 오페라를 즐기고 나온 우아한 노부부, 어디선가 맥주를 즐기다 나온 런던의 젊은이들, 거리에서 섹스폰을 연주하는 훈훈한 청년, 두리번거리며 런던의 밤거리를 방황하는 이방인... 그렇게 런던의 밤이 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