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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don] 스탬포드 브릿지, 푸른 함성이 들리는 곳. (Stamford Bridge)

빛나_Bitna 2010. 11. 25. 20:15

그라운드로 가는 길..


  원정팀과 첼시의 대기실 구경을 마치고 이제 남은 것은 경기장. 경기장으로 나가는 길은 대기실 문앞에서 바로 이어져 있었다. 항상 TV에서 두 줄로 서 있는 선수들을 보았던 바로 거기! 선수가 된 것처럼 두 줄로 줄을 서서 경기장으로 입장했다.

생각보다 통로는 좁다.

생각보다 좁은 통로 끝에 푸른 빛이 눈에 들어온다. 초록빛 잔디와 첼시의 상징인 푸른 관중석이 눈에 들어온다. 텅 비어 있는 곳이지만 경기장의 푸른빛이 왠지 나를 주눅들게 한다. 관중석에 사람들이 가득하다면 그 사람들이 나를 향해 소리치고 있다면..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_@;;

경기장 안에서 설명 듣는 중


차례차례 좌석에 앉자마자 가이드는 경기장의 규모와 특징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생처음 축구장 앞자리에 앉아 본 촌스러운 나는 이리저리 둘러보느냐고 그의 설명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와...'하는 탄성만 나올 뿐... 

 

정신을 차리고 가이드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보통 첼시 경기가 있는 날에는 스탬포드 브릿지가 있는 조용한 동네가 시끌시끌하단다. 몇 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경기장에 도착하여 함께 노래를 하고 응원구호를 외치면서 분위기를 잡는단다. 경기가 있는 날이 곧 동네 축제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다.

원정팀을 위한 공간은 한쪽 골대 뒤인데, 리버풀이나 맨유정도 되는 구단이 와야 서너구역을 할당해 주지 왠만하면 한두개정도 내준단다. 첼시 서포터즈가 워낙 많다보니 채우지도 못하는 원정팀에게 자리를 내주긴 곤란하댄다. 참고로 전날 마르세유는 2개 구역 정도를 간신히 채웠단다. ㅋㅋ 

 

운동장을 가로질러 본다.


운동장을 가로질러 걸어보았다. 들어가지 못하게 되어 있어서 잔디밭을 밟아볼 순 없었지만 한 눈에 봐도 푸른 잔디가 폭신폭신해 보인다. 어제 경기가 있었던지라 몇몇 사람들이 열심히 잔디를 손보고 있었다. (뭐 내 눈엔 다 좋아보였지만...ㅋㅋ) 우리나라 축구 경기를 보면 경기중에 잔디가 푹푹 파이던데 여긴 그럴 일이 별로 없겠지?

코너킥 자리!

저 유리창이 VIP석


 유럽 축구에 각 나라별 리그가 전부는 아니다. 챔피언스리그와 같은 큰 이벤트들이 동시에 진행된다. 따라서 많은 경기들이 계속 이어지고 모든 경기를 소화하기 위해 구단마다 훌륭한 선수를 많이 영입하려고 치열하게 경쟁한다. 그렇다보니 각 구단과 리그를 스폰하는 스폰서도 많고 축구를 활용한 다양한 산업이 발전되어 있는 것이다. (잘 알겠지만 삼성도 하나의 스폰서라는!) 어떤 리그에 속한 경기냐에 따라서 경기장에 있는 모든 홍보물을 변경한단다. 삼성 붙였다가 아디다스 붙였다가 완전 삽질이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쩌하리, 이게 다 돈인 것을!!!
 
1층과 2층 사이에 가장 경기를 잘 볼 수 있는 VIP석이 보인다. '저 자리 하나에 얼마나 하나요?' 갑자기 머릿속을 스치는 궁금증을 가이드에게 물었다. 돌아온 그의 답변에 난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저 자리 하나에 무려 1 밀리언 파운드, 우리나라 돈으로 20억이란다!!! (시즌권기준) 그래서 '저 자리 잘 팔리나요?'라고 다시 물었다. '그럼요. 내 기억엔 매 시즌 매진이라구요.' 헐... 나는 그냥 놀라울 뿐이다.
 

경기장 정말 끝내준다!

 

가이드는 경기장이 가장 잘 보이는 자리라며 골대뒤로 우리를 안내했다. 경기가 있을때와는 좀 다르겠지만 경기장과 객석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저 멀리 첼시의 방송국도 보인다. 정말 엄청난 규모다.

굳게 닫힌 출입문

경기장 구경을 모두 마치고 나가는 길에 굳게 닫힌 출입문이 보인다. 경기가 있을 때는 저 문이 열리면 사람들이 막 쏟아지겠지...

첼시 메가스토어 안에서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첼시 메가스토어이다. 거대한 2층짜리 아디다스 매장은 맨유나 볼턴에서 봤던 것처럼 스포츠용품은 물론 모든 생활용품에 푸른색과 첼시 로고를 붙여놓은 아이템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쇼핑을 즐겼다. 개인적으로 아이템의 종류는 앞서 들렀던 맨유와 볼턴의 메가스토어보다 많은 것 같았지만 전체적인 디자인이나 아이템의 퀄리티는 맨유의 메가스토어가 더 좋았던 것 같다. 그래도 몇가지 기념할만한 아이템을 질러주었다는...

메가스토어 입구

투어 끝난 후 기념품


이렇게 스탬포드 브릿지 투어가 끝났다. 친절한 가이드가 우리에게 첼시로고와 선수들의 사진이 가득한 목걸이를 선물해 주었다. (겨울에 스키장 시즌권을 달아서 써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는...)
 

투어를 마치고 나가는 길..

다음 일정으로의 이동을 위해 버스를 향해 걸어간다. 고개를 돌리기만 하면 보이는 선명한 푸른색이 머릿속에 강하게 남는다. 이른 아침이라 동네도 조용하고 경기장도 텅 비어 있었지만 왠지 어디선가 사람들의 함성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푸른 함성이 가득한 곳, 여기는 스탬포드 브릿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