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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파리] 테르트르 광장에서 만난 거리의 화가 (Paris,France)

빛나_Bitna 2012. 1. 30. 17:15

테르트르 광장


 몽마르트 언덕 사크레쾨르 대성당을 지나면 사람들이 복잡복잡한 거리를 만날 수 있다. 이 길을 따라가면 테르트르 광장에 닿을 수 있다. 2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이 광장은 과거 피카소, 마티스 등이 즐겨 찾았던 장소로 파리 예술의 탄생지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광장으로 가는 길은 수많은 기념품가게들이 줄줄이 늘어선 시장과 다를 것이 없었다. 복잡복잡한 시장골목..
 

파리표 마그네틱

그림엽서들

가게들 사이에서 홀로 연주중인 소년


 좁은 길 양 옆으로 늘어선 가게에서는 마그네틱, 스노우볼, 기념엽서와 티셔츠 등의 파리 기념품을 팔고 있다. 다른 나라의 기념품샵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아름다운 파리의 모습을 그린 그림들이 유난히 많았다는 것이다. 골목을 가득 메운 관광객들에게 휩쓸려 앞으로 전진전진... 그리고 도착한 작은 광장, 여기가 테르트르 광장이로구나.

광장에서 만난 파리의 예술가들


 테르트르 광장은 명성에 비해 규모는 작은 편이었는데, 그 좁은 공간에 수많은 카페와 레스토랑 그리고 거리 예술가들이 가득했다. 달달한 크레페 하나를 사들고 광장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오는 길에 이 곳이 예술보다 상업에 가깝게 변했다 생각했었는데, 광장 갤러리(?)를 걸으면서 나의 섣부른 판단이 왠지 미안해졌다.  

광장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중..

다양한 버전의 모나리자

여기는 파리

알록달록한 파리

다양한 버전의 파리를 감상 중..

 광장 갤러리 작품의 주제는 대부분 파리였다. 개선문, 에펠탑, 샹제리제, 몽마르트, 센강, 노트르담 등등.... 파리를 대표하는 모든 아이콘을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신기한 것은 모든 작품들이 다 다른 느낌이란 것이다. 마치 파리에 에펠탑이 수백개 있는 것처럼... 
 애띤 얼굴의 아가씨, 백발의 할아버지, 중년의 아주머니... 성별도 나이도 다양한 광장의 예술가들은 남녀노소 누구나 예술을 즐기는 이 동네 사람들의 자연스런 모습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 '예술'이란 것을 즐기는 방법이다. 거창한 해석을 내놓을 수 없다고, 어렵다고 멀리하지 말고 그냥 내 마음가는대로 보고 느끼고 즐기면 되는거다.

훈남 밴드 발견! +ㅁ+

몽마르트와 어울리는 달리미술관

 테르트르 광장 주변 골목에는 아기자기한 카페, 한 줄로 들어가야 하는 작은 공방 그리고 근사한 배경음악을 깔아주는 거리 예술가들이 가득하다. 사크레쾨르 대성당 앞에서는 미모의 아가씨들의 연주가 나를 감동시키더니 여기서는 훈훈한 청년들이 나의 발길을 잡는다. 초현실주의의 대표화가 달리 미술관을 끝으로 이제 광장에서 하산할 시간이로구나.

거리의 화가가 그린 나의 모습


 언덕 아래 시내로 향하는 버스를 타러 가는 길. 나와 눈이 마주친 거리의 화가가 다가오더니 초상화 그리기를 권유한다. 평소라면 거절했을 나인데 어디선가 튀어나온 파리의 로망때문에 얌전히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내 모습을 그려주는 이름모를 파라의 화가와 주변을 지나며 눈인사를 건네는 사람들... 왠지 영화 속 한장면같지 않은가? 한껏 환상에 빠져 허우적대던 중, 나의 초상화가 완성되었단다. 그런데 이리보고 저리봐도 이게 나인지 잘 모르겠다. 일단 실물보다 예쁘게 그려준 것은 감사한데 이건 그냥 예쁜 긴머리 소녀같잖아요. OTL...;;; 화통에 담긴 나의 초상화는 왜곡된 현실을 원치 않는 나 때문에 한번도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요즘도 가끔 책장에 꽂혀있는 파란 화통에서 몽마르트 언덕의 푸른 하늘이 겹쳐 보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