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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예류, 비바람 몰아치는 이상한 행성?! (Yehliu, Taiwan)

빛나_Bitna 2012. 4. 15. 14:43
2nd Day : 단수이 (淡水, Tamsui) 예류 (野柳, Yehliu) - 지우펀 (九份, Jiufun) - 스린 야시장 (士林夜市, Shilin)

예류 해상공원 도착!

 
 단수이에서 버스로 1시간 조금 넘게 달려서 예류에 도착했다. 버스 안에서 하나 둘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며 제발 그치기를 바랐지만, 야속한 하늘은 내 목소리를 들었는지 말았는지 이젠 제법 굵은 비를 뿌려대기 시작했다. 거기다 예류가 해안에 위치한 지역이다보니 어찌나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는지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지경이다. 

귀여운 캐릭터가 우리를 맞아준다.

 
 매표소 앞에서 이제 우린 어떻게 해야 하나 한참을 고민했다. 하지만 몇 개 있는 식당들마저도 문을 닫은 이 작은 마을에서 우리의 선택권은 없었다. 그냥 가는 수 밖에...!! 작은 우산 하나로 바람을 막아가며 공원안으로 입장했다. 단체로 우비를 입은 중국 단체 관광객 사이에 있자니 왠지 더 불쌍해 지는 것 같다. ㅠ_ㅠ 

완전 성난 바다 인증샷!

 
 예류의 핵심, 기암들이 있는 해변으로 가는 길목에는 곳곳에 귀여운 캐릭터들도 있고, 예류의 형성과정을 설명하는 안내판도 있다. 비 때문에 앞으로 걸어가기도 벅찬데, 내 앞에 있던 우비입은 중국 단체 관광객 아주머니들은 우르르 몰려가서 사진도 찍고, 우르르 몰려가서 안내판도 읽는다. 대단하십니다요! =ㅁ=)b 

드디어 해안에 닿았다.

건너편으로 가는 것은 포기해야겠지?


 드디어 해안에 닿았다. 네모난 보도블럭이 갑자기 사라지고 여기저기 구멍이 뚫린 울퉁불퉁한 바닥이 나타났다. 사진으로는 잘 다져진 흙바닥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발을 딛자 단단함 정도가 바위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손으로 만져보면 모래알같은 것도 없고, 묻어나는 것도 없다. 바위밭이 두 군데로 분리되어 있었는데, 건너편으로 가는 길은 날씨 때문에 거센 비바람과 파도를 지나야 하는지라 그냥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저 멀리 기암들이 보인다!


 계란처럼, 버섯처럼 생긴 바위들이 서 있다. 이 지역의 파도와 바람으로 인한 침식이 만들어 낸 것이라는데 마침 오늘 날씨가 더 이상의 부연설명이 필요하지 않게 해준다. 저 거센 파도가 어디선가 동그란 바위를 가져다가 해안가에 심어놓고 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본격적으로 구경해보자.

물이 흐른 흔적도 있다.

나름 유명한 바위라더라!

구멍이 슝슝 뚫린 표면

달나라에 온 기분이랄까?

열심히 구경중인 사람들

 
 바위의 곳곳에 크고 작은 구멍이 뚫려있고, 단단한 바닥에는 물의 흐름에 따라 물길이 만들어져 있다. 학창시절 지구과학 책에서 보던 달의 표면과 닮아있었다. 뒤로 보이는 숲만 아니었다면 뭔가 새로운 소행성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손쉽게 바위에 구멍을 뚫고 길을 낼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내 힘으로는 손톱만한 흔적을 남기기도 쉽지 않았다. 점점 강해진 바람을 막을 길이 없어 우산을 접은지 오래, 하지만 바위마다 독특한 크기와 모양을 가지고 있어서 이리저리 둘러보고 사진을 찍다보니 옷이 젖는 것도 잊어버렸다. 나는 그렇게 자연이 만든 이 근사한 작품을 열심히 감상했다.
 

바닥에도 크고 작은 구멍이 가득!

오늘같은 날에 완전 공감가는 표지판!

 
 바람만으로 성이 차지 않는지, 빗줄기가 굵어지고 파도가 거세지기 시작한다. 더 오래 있다가는 지독한 감기를 안고 타이페이 숙소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결국 예류를 둘러보는 것은 여기까지 끝을 내야 했다. 바다위에 다리처럼 놓여진 길 위를 걸어보고 싶고, 저 높이 올라가 이 독특한 지형을 내려다보고 싶기도 했지만 다음 기회로 미뤄야만 했다. ㅠ_ㅠ

기념품샵

건어물류가 대부분!

 
 비도 피할 겸, 다음 경로도 생각할겸 뛰어 들어간 기념품샵. 가장 유명한 여왕바위를 주제로 한 기념품과 바닷가 도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건어물들이 가득했다. 지우펀으로 가는 버스에서 쥐포나 좀 뜯어볼까 하고 기웃거렸지만 장사가 잘 안되는 비오는 날에 말 못하는 외국인을 보고 바가지를 씌우려는 상인때문에 관두기로 했다. 게다가 생각해보니 대만의 대중교통 안에서는 음식물 섭취가 불가능하잖아! 
 지우펀으로 이동하기 위해 관광안내소를 향해 가는 길, 자꾸만 뒤를 돌아보았다. 버섯모양 바위들이 늘어선 해변은 흐린 날씨 덕분에 어딘지 모르게 신비로운 묘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예류 (野柳, Yehliu)
- http://www.ylgeopark.org.tw/content/index/index.aspx
- 타이페이역 Z3 출구 하차. 타이페이 버스 터미널A에서 진산(金山)행 버스를 타고 예류에서 하차. 1시간 30분정도 소요.
- MRT Red라인 단수이(淡水)역에서 하차. 지룽행 버스를 타고 중간에 예류에서 하차. 2시간~2시간 30분정도 소요. 
- 타이페이 시내에서 차를 이용할 경우 1시간 소요. 택시비가 3만원 정도이므로 2~3명정도 모여서 이동하면 효율적이다.
* 중국어에 능통하지 않다면 종이에 목적지를 써서 다닐 것. 버스에 탑승할때는 기사에게 미리 이야기해서 지나치지 않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