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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d Day : 단수이 (淡水, Tamsui) 예류 (野柳, Yehliu) - 지우펀 (九份, Jiufun) - 스린 야시장 (士林夜市, Shilin)

 예류와 지우펀을 하루에 돌아보기 위해 우리는 택시라는 편리하고 훌륭하지만 비싼 교통수단을 이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비바람 몰아치는 날씨 때문에 우리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많았는지 예류에서 택시잡기는 하늘의 별따기. 결국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와 택시를 타고 지우펀에 닿을 수 있었다.
 

비오는 지우펀

 늦은 오후인데다 날도 흐려서 벌써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지우펀의 거리. 여전히 비는 내리고 있었지만 거센 바람도 없고, 처마가 있는 가게들이 많아서 예류보다는 훨씬 수월하게 돌아볼 수 있었다.

 영화 '비정성시'와 우리나라 드라마 '온에어'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탄 지우펀은 1920년대 아시아 최대 광석도시라고 불렸던 곳이란다. 채광사업이 시들해지면서 관광도시로 탈바꿈했다. 언덕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좁은 골목에 찻집이 즐비하고, 언덕위에서는 아름다운 경관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관광객을 위한 가게들로 가득한 지금의 지우펀은 멋과 맛이 있는 타이페이 여행의 필수코스라고나 할까?
  

귀여운 고양이들!

낚시하는 고양이

이건 뭘까? 귀 청소할때 쓰는 것이라는.. ㅋ

보라, 이 중국스러운 소품!

치파오나 드레스를 파는 곳도 많다.


 초입부터 눈에 띄는 아기자기한 소품을 파는 가게들은 인사동이나 삼청동을 닮았다. 이리저리 돌아볼수록 이것도 좋아보이고, 저것도 좋아보이지만 집에 가져가면 먼지만 쌓인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카메라에 담아두는 것으로 만족했다. 대부분의 아이템들이 중국스러운 느낌이 강했는데 고양이를 모티브로 한 아이템이나 작고 섬세한 장식품들은 어딘지 모르게 일본의 느낌과 비슷하다. 이런 아기자기한 아이템들에게 아픈 역사를 이야기하면 안되겠지...
 
 지우펀에서는 예쁜 소품들을 구경하는 것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골목마다 다른 먹거리들이 더욱 매력적이었다. 먹어도 배부르지 않는 캡슐을 정말 간절히 원하게 했던 지우펀의 먹거리들을 조금만 소개해 본다. (카메라로 모두 담아내기는 불가능했다.)  

다양한 전병들!

파인애플 케익 +ㅁ+

열심히 파인애플 케익을 만드는 중


 대만은 여러가지 전병과 케익류가 유명하다. 쫄깃한 찹쌀속에 달콤한 잼과 견과류들이 잔뜩 들어있는 것이 종류마다 다른 맛을 선물해준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파인애플 케익, 펑리수다. 대중적인 아이템이다보니 공항부터 동네 빵집에서까지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저 포장지로 된 것이 가장 맛있었던지라 반가운 마음에 몇 박스 구입했다. 밀도가 높아서 묵직한 것이 들고 다니기 쉽지 않았지만 맛있는 것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 불편함은 눈감아 주련다.

대만식 크레페?!

 은근 추운 날인데도 인기가 좋은 대만식 크레페, 이름은 '화셩쥐안빙치린'이란다. 얇은 밀 전병위에 대패로 땅콩엿을 갈아 올린 뒤, 아이스크림을 얻어서 돌돌 말아서 만든다. 중간에 고수를 넣는데 이것은 빼달라고 하면 빼준다. 만드는 과정을 보면 참 간단하고 단순한데 그 맛은 상상을 초월한다. +ㅁ+ 한국에서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은데 사업 아이템으로 한번 추진해 봐?!

돼지고기가 들어간 떡

인기만점 소세지 구이

 그리고 정체모를 떡. 반투명한 떡 속으로 핏기가 가시지 않은 뭔가 들어있어 궁금했는데 돼지고기란다. 떡과 고기는 왠지 좀 언발란스지만 영국에서 미트파이를 먹어본 내겐 한번쯤 먹어보고 싶은 메뉴였다. 하지만 눈치를 보니 낱개로는 판매하지 않는듯 하니 스킵! 

 다른 메뉴들에 비해 소시지 구이는 비교적 무난한 개성없는 메뉴. 하지만 재밌는 분장을 하고 소시지를 판매하는 아주머니(?) 언니(?)는 충분히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결국 나도 여기서 소시지를 하나 사먹었는데 맛도 맛이지만 한쪽벽에 한국의 유명 블로거가 쓴 글을 프린트해서 붙여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본인이 직접 뽑은건지, 블로거분이 뽑아다 주신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도 다음에 갈 때 인쇄해갈까나? ㅋㅋㅋ

따뜻한 위위안.

 지우펀의 명물 위위안. 쫄깃한 찹쌀떡에 달달한 팥을 얻어주는 것이 팥빙수와 닮아있다. 따뜻하게도 가능하고 얼음을 잔뜩 넣어 진짜 팥빙수처럼 먹을 수도 있다. 날씨가 추운 관계로 따뜻한 것을 주문했는데 뭔가 뭔가 밍밍한 것이 '지우펀의 명물'이 맞나 싶다. 좀 더 달고 자극적인(?) 맛이었으면 좋았을텐데... 차가운 것으로 아이스크림하나 넣으면 더 맛있을 것 같은데... 날이 추워도 얼음 팍팍 넣은 것으로 주문할걸 그랬나? 하지만 그러기엔 너무 춥다구... ㅠ_ㅠ

사람이 빠져나간 지우펀 거리

소문난 위위안 맛집


 이것저것 구경하고, 먹어보는 사이에 밤이 더 깊어졌다. 사람들로 북적이던 좁은 골목을 오가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통행이 훨씬 수월해졌다. 홍등이 켜진 골목을 우산을 들고 걸었다. 방금전까지 관광객을 유혹하는 화려한 물건과 먹거리에 정신이 팔려서 발견하지 못했던 옛스러운 지우펀의 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좁은 계단을 오르다.

귀여운 고양이 가족, 꺄악!

비오는 날 지우펀의 야경

 길의 끄트머리에서 지우펀을 내려다본다. 날씨덕분에 뿌연 안개가 가득해서 또렷하게 보이지 않지만 층층이 세워진 건물에서 새어나오는 불빛들이 어둠을 밝히고 있었다. 드라마 온에어나 지우펀 안내책자에는 밝고 아기자기한 느낌이 가득했지만 내가 본 비오는 날의 지우펀은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였다. 영화 비정성시의 느낌과 더 비슷하다고 할까? 

 학창시절 영화에 한참 빠져있을때 보았던 비정성시는 참 어렵고 지루한 영화였다. (양조위는 그때도 여전히 근사했지만. ㅋ) 하지만 대만이란 나라의 역사를 뒤늦게 알게 되었을 때, 이 영화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대만으로 날아오지 않았다면 이 영화를 다시 보고 오는 것이었는데... 지금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것은 문청의 가족사진뿐이라구...!!

찻집앞에서 한 컷.

 밤이 깊어도 비는 그칠 줄 모른다. 역시 이런 곳에서는 커피보다는 차가 어울리는 법. 따끈한 차에 몸을 녹이며 지우펀 여행을 정리하기로 했다. 여행에서 비를 만나면 날씨도 춥고 손도 자유롭지 못해서 불편한 점이 한두개가 아니다. 하지만 따뜻한 실내에 자리잡고 앉아 있으면 비가 만들어주는 특유의 분위기에 금새 취해버린다. 비가 내리는 고즈넉한 지우펀의 모습을 그렇게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예류에서 지우펀가기]
- 기룽(基隆,Keelung)행 1022번 버스로 기룽까지 이동, 기룽에서 진과스(金瓜石,Jinguashi)행 1013번 버스로 갈아타고 지우펀에서 하차한다. 2시간 정도 소요. / 택시로 이동하면 3~4만원. 1시간 소요.
- 편의성과 시간절약을 위해 타이페이-예류-지우펀 코스를 하루에 택시 렌트로 이용해도 괜찮을 듯. (2~3명이라면!)  

예류 관광안내소에서 받은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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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denim 2012.04.17 00:58 신고

    여기도 먹을게 가득이네요.
    차이나 드레스 하나 장만하지 그러셨어요~ 잘어울리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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