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ASIA/인도 India 90

카주라호,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여행지, 진짜? (Khajuraho, India)

바라나시에 안녕으로 고하고 카주라호행 야간기차에 몸을 실었다. 그런데 지난번 캘커타-바라나시 구간의 기차와 내부가 조금 다르다? 이번엔 Sleeper Class에서 한 등급 업그레이드 한, 3A Class니까. 구조는 비슷하지만 코치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풍기는 분위기가 다르다. 에어컨 때문에 창문이 막혀있어 조용하고 시원하고... 아아- 쾌적하구나. 시설도 시설이지만 그 동안 구경도 못한 여행자들이 죄다 이 코치에 모여있다. 옛날에는 Sleeper Class가 여행자들 사이에 대세였다는데 이제 그 등급도 하나 올라간건가? 옆 칸에 자리잡고 있는 중국애들이랑 몇 마디 대화를 주고 받다 잠자리에 들었다. 이번에는 잘 잘 수 있겠지? - 바라나시로 가는 고난의 길, 야간기차 http://bitna.net/12..

바라나시 마지막 아침, 꼬마 뱃사공을 만나다. (Varanasi,India)

삐비빅! 알람이 울린다. 떠지지 않는 눈을 하고 손으로 더듬어 알람을 끈다. 그러기를 몇 차례... 알람과의 싸움끝에 6시 30분에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후다닥 카메라를 챙겨들고 밖으로 나갔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우리의 목표는 강가(갠지스강)에서 보트를 타면서 일출을 보는 것이었는데. 붉게 타오르는 해는 게으른 우리를 비웃는 것 같다. 다시 침대로 돌아가기엔 너무 늦어버렸고, 아쉬운대로 일출대신 바라나시의 아침을 구경하기로 했다. 이른 시간인데도 강가에서 빨래나 목욕으로 하루를 맞이하고 있는 이들이 쉽게 눈에 들어온다. 아무리 생각해도 난 저 강물의 수질이 심히 궁금한데, 이 동네 사람들은 거리낌없이 강가에 몸을 담근다. 강한 믿음은 인간의 감각을 지배하는 것일까? 가트에 모여드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

바라나시, 비바람이 몰아쳐도 삶은 계속된다. (Varanasi,India)

사르나트에서 돌아온 뒤, 우리는 바라나시 메인 가트인 다사스와멧(Dasaswameth) 가트로 향했다. 예상대로 불어난 물로 인해 가트는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물 때문에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은 몇 개 없었는데, 그마저도 강물에 쓸려온 진흙과 쓰레기들로 엉망이었다. 신랑님 말로는 매일 저녁 이 곳에서 힌두교 푸자(Puja)의식이 진행된다는데 이렇게 공간이 없어서야 되겠어? 가트가 정리되려면 꽤 시간이 필요할테니 푸자를 보긴 어려울 것 같다. 아쉬운 마음에 가트 주변을 서성이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오더니 뭔가를 세팅하기 시작했다. 혹시 푸자를 준비하는건가? 가던 발길을 돌려 사람들을 급히 쫓아가는 우리 부부. 혹시나 싶었는데 역시나. 반쯤 남은 가트에서 푸자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계단..

사르나트, 나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 (Sarnath,India)

많은 인도 여행자들이 바라나시에서 꽤 긴 시간을 보내지만, 사실 바라나시에서 여행자가 할 일은 그렇게 많지 않다. 배를 타고 갠지스강 주변을 둘러보거나, 강을 따라 있는 가트(Gaht)를 따라서 걸어보거나... 바라나시의 모든 것은 갠지스강, 강가와 연결되어 있다. 물론 동네 특성상 강가는 매일봐도 새롭겠지만, 강물이 엄청나게 불어서 대부분의 가트가 잠겨버린 지금 우리는 대안을 찾아야만 했다. 미로처럼 얽혀있는 바라나시의 골목을 지나, 온갖 호객행위를 하며 따라붙는 이들은 지나쳐 릭샤에 몸을 싣는다. 우리는 지금 바라나시에서 6km 정도 떨어져 있는 사르나트(Sarnath)로 간다. 사르나트는 인도에 있는 불교 4대 성지 중 하나로 깨달음을 얻은 석가가 처음으로 설법을 전한 장소이다. 당연히 불교에서는 ..

바라나시로 가는 고난의 길, 야간기차 (Varanasi, India)

캘커타 하우라 역. 역 안은 살림살이를 잔뜩 쌓아놓고서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인도를 처음 방문했다면 이런 모습에 놀랄만도 하지만, 난 이미 중국에서 비슷한 광경을 수차례 보았던지라 '사람많은 나라는 다 똑같군.'하며 쿨하게 지나칠 수 있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손가락을 클릭해주세요. 나의 첫 인도 기차여행의 목적지는 바라나시. 신랑에게는 네 번째 바라나시? 티켓을 들고 역무원에게 물어물어 플랫폼에 도착했다. 역시 복잡할 때는 물어보는게 최고다. 작은 도시지만 인도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리는 곳이기에 기차역에서 여행자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요리보고 조리봐도 다 현지인들뿐이다. 인도 여행하는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게냐! 인도 여행의 시작, 인도에서 기차타기..

하우라 브릿지에서 살아있는 인도를 만나다. (Kolkata,India)

결국 버스를 탔다. 캘커타 전체 택시가 파업이라고 해도 분명히 영업하는 택시가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물론 예상대로 택시는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타지 않았다. 의리따위 버려두고 영업하는 택시기사는 이럴때 한몫제대로 잡으려는지 평소에 10배는 될 가격을 불렀으니까. 그래서 지나가는 버스에다 '하우라(캘커타 기차역)'를 외쳤고, 버스는 우리를 무사히 역으로 데려다 주었다. 우리가 하우라 역까지 온 이유는 바로 페리를 타기 위해서다. 하우라역에서 캘커타 곳곳을 연결하는 배 버스. 근사한 크루즈는 아니지만 도시 풍경이나 하우라 브릿지를 건너는 사람들을 관찰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으니까. 페리를 타고 내리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는 페리 터미널. 바쁘게 이동하는 와중에도 외국인이 신기한지 저마다 핸드..

가는 날이 장날, 오늘은 택시 파업의 날! (Kolkata, India)

우리 부부에게 캘커타는 여행하기 위한 도시라기 보다는 여행을 준비하는 도시였다. 하지만 주변 나라를 여행하느냐고 몇 번씩 캘커타를 들락날락하면서 이 도시를 그냥 스쳐가려니 왠지 미안하다. 그래서 오늘 하루 가볍게 이 도시를 돌아보기로 했다. 이 도시에 있는 몇몇 스팟들로 하루 코스를 구성한 뒤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어라? 오늘 도시가 좀 이상하다?! 빵빵대는 노란택시와 꽉 막힌 차들 사이로 오가는 인력거가 캘커타의 대표적인 이미지인데, 오늘은 죽은 도시처럼 조용하고 썰렁하기만 하다. 이유를 알아보니 오늘은 캘커타 택시들이 파업하는 날이라고. 오호라~ 언젠가 서울에서 있었던 비슷한 상황을 떠올리며 숙소를 나섰다. 여행자의 발인 택시가 없다니 만만치 않을 오늘 하루가 걱정되긴 하지만 언제 이렇게 안전한(?..

인도기차, 인도 여행의 시작. 인도에서 기차타기 (India)

인도의 기차는 과거 식민지 시절 영국에서 인도의 자원을 훔쳐가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현재는 현지인들은 물론 인도를 여행하는 이들을 위한 교통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기차노선표를 보면 전국 방방곡곡 기차가 닿지 않는 곳이 거의 없으니, 넓고 넓은 인도 대륙을 여행하기에 이보다 좋은 것이 있을까? 인도 여행의 시작, 인도 기차에 대해 알아보자. 1. 기차 예약하기 기차표는 당연히 기차역에서 예약 및 구매가 가능하다. 간혹 예약센터와 구매센터(당일 티켓 판매처)가 분리되어 있는 경우가 있으니 일단 기차역에 가서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몇몇 대도시(캘커타, 바라나시, 뉴델리 등)에는 친절하게도 외국인을 위한 전용 예약센터가 마련되어 있다. 이 곳을 이용하면 현지인들 사이에 끼어서 긴 줄을 서..

마말라뿌람 숙소 - 우마 게스트하우스 Uma Guest House (Mamallapuram, India)

남인도 최대의 도시 첸나이에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마말라뿌람은 작고 조용한 바닷가 마을이다. 한적한 바다와 사원 그리고 근사한 유적지들까지 한 곳에 모여있어 많은 여행자들이 이 곳을 찾는다. 덕분에 꽤 많은 숙소와 레스토랑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 바닷가라 그런지 리조트형 숙소들이 많아서 가격대가 조금 있는 편이었다. 리조트의 유혹을 뿌리치고 우리가 찾아낸 곳은 바로 우마 게스트하우스 (Uma Guest House). 다른 숙소들에 비해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간판이 너무 작다.) 긴 복도를 따라 꽤 많은 방이 늘어서 있었다. 리셉션을 지키고 계신 할아버지는 영어는 서툴어도 친절한 편이었다. 은근 방값도 깎아주고, 수건이랑 침대시트 등을 챙겨준다. 방은 심플하고 넓은 편이었다. 가장 마음에 든 것은 앞..

까냐꾸마리 숙소 - 썬락호텔 Hotel Sun Rock (Kaniyakumari,India)

까냐꾸마리는 인도대륙 최남단에 위치한 작은 도시다. (땅끝마을이라 생각하면 된다.) 도시의 위치도 위치지만, 종교적으로 힌두교의 성지인 곳이라서 이 작은 도시는 언제나 여행자와 현지인들로 북적인다. 덕분에 도시 규모에 비해 많은 숙소와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는데,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숙소는 시설대비 가격대가 높은 편이었다. 전망따위 포기하고 해변에서 떨어진 골목에 숙소를 찾아나섰다. 그래봐야 길 하나 건너면 바다니까. 그리고 발견한 숙소, Hotel Sun Rock. 객실은 생각보다 넓고 깔끔했다. 많은 숙소들이 조그마한 전구 하나뿐이었는데 커다랗고 환한 형광등이 밝게 비춰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출입문과 반대쪽에 테라스로 나가는 문이 있다. 사진으로 찍어둘만한 전망은 없지만 햇볕이 잘 들어오니 빨래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