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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오랜만에 남기는 책 이야기. 사실 2년간의 긴 여행을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이 바로 책이었다. 물론 여행중에도 틈틈이 책을 읽곤 했지만 아무래도 한글로 된 책은 구하기 힘들고, 영문으로 읽자니 나의 영어 실력으로는 책 속 깊숙히 숨겨진 작은 것들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았으니까. 물론 요즘에는 전자책이란 것도 있지만, '책은 그래도 넘기는 것이 맛이지!'라고 생각하는 촌스러운 내게는 영 맞지 않았다. 덕분에 여행이 끝나고 그 갈증을 해소하듯 책을 잔뜩 구입해서 잡히는 대로 읽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요 책이다. 세계여행 기간에 출간되는 바람에 영문으로 볼 수 밖에 없었던...; 아아, 서론이 너무 길구나. 한국은 어때? 30년이 넘도록 살아온 내 나라지만 내가 우리 나라에 대해 관심을 갖고 본격적으로..

남미, 나를 만나기 위해 너에게로 갔다.

즐겨찾기하고 종종 훔쳐보던(?) 하늘호수님의 블로그에서 그의 출판 소식을 처음 들었다. 그 동안 중남미여행을 준비하면서 그의 블로그를 열심히 구독해 왔기에 어떤 이야기가 책 속에 들어있을지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책을 읽을 기회가 생겼다. 묵직한 두께감과 다른 여행책보다 많은 깨알같은 텍스트 그리고 강렬한 붉은 표지가 인상적이었다. 그의 블로그에서 보았듯이 과하게 멋부리지 않는 글이 마음에 든다. 몇 개의 에피소드를 제외하면 블로그에서 보았던 내용들이 많았는데 책으로 보니 온라인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집중하게 된다. 아무래도 끊김없이 작가를 따라 이동하는 느낌 때문이겠지? 그렇게 나는 저자가 공유해주는 정보들을 메모해 가면서 열심히 그의 여행길을 따라 걸었다. 전체적으로 책에 삽입된 사진이 많지 않은 ..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그리스 로마 신화

그리스 로마 신화 - 등장인물 많고, 그들의 이름을 외우기 힘든 것으로 정말 최고인 책이 아닐까 싶다. ㅋㅋㅋ 학창시절에 매년 추천도서 목록에 올라가 있던지라 나름 열심히 읽었었는데 솔직히 읽어도 읽어도 항상 새로운 이유는 도대체 뭐냔 말이다. 덕분에 유럽에서 박물관, 미술관을 갈 때마다 한 없이 작아져만 가던 무식한 나란 아이... 그 부끄러움을 조금이라도 만회해 보고 싶은 마음에 고른 책이다. 이름처럼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중요한 이야기들로 구성된 요약본 같은 느낌이었다. 게다가 이야기마다 포함되어 있는 관련된 미술작품 사진과 인물간의 관계도는 책장을 넘기면 잊어버리는 나란 아이가 질리지 않고 책을 끝까지 볼 수 있게 도와주었다. 그래도 뭐 이 동네 등장인물들 이름은 정말 읽기도 너무 힘들지만...

이스라엘 - 평화가 사라져버린 5,000년 성서의 나라

나처럼 종교가 없는 사람에게 이스라엘이란 나라는 국제뉴스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곳이다.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주변 중동나라들과의 원만하지 않은 관계로 잦은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 그런 불안한 곳이면서도 항상 순례자와 여행객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 나라가 갖고 있는 역사와 유대인이라는 사람들에 대해 알고 싶어 보게 된 책이다. 화려한 사진들이 주를 이루는 요즘 여행책과 달리 텍스트가 많은 편인데 저자의 글솜씨 덕분에 사진보다 생생하게 그 느낌이 전달되는 것 같았다. 책은 이스라엘의 주요 여행지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역사와 최근 동향 그리고 유대인에 대한 내용까지 소개하고 있다. 한 나라안에서 전혀 다른 사상을 가진 민족이 공존하고, 덕분에 영토안에 벽이 높아져가고 사람들은 항상 크고 작은 충돌에 ..

명화는 스스로 말한다.

르네상스, 인상주의, 추상추의.... 등등 예술의 세계는 왠지 다가서기 어려운 동네다. 이상한 드라마들이 미술관, 갤러리하면 고상한 사모님과 청순한 부잣집 아가씨들의 전유물로 만들어 버린 것이 우리나라에서 미술이 대중화되기 어려운 이유라고 나는 생각한다. ㅋㅋ 폭 넓은 지식은 없지만 나는 미술관, 박물관을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여행을 하면서 수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을 돌아보며 재미붙인덕에 한국에서도 심심치않게 찾는 편이다. 나의 작품 감상법은 단순하다. 작품의 배경이나 작가의 이름보다는 내 마음이 이끄는대로, 내 머릿속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대로 감상하고 마음속에 담아둔다. 물론 지금까지의 나의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때로는 조금만 더 배경지식을 갖췄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런 나의 아..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얼마 전 나를 열광시켰던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의 저자 코너 우드먼의 두 번째 책이다. 그의 이번 테마는 공정무역. 언젠가부터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공정무역', '착한구매', '윤리적 상품'이 정말 생산자의 삶을 나아지게 만들었을까? 하는 호기심에서부터 시작된다. 니카라과, 중국, 콩고, 라오스, 아프가니스탄, 탄자니아 등등 그의 이번 여행지는 이름만 들어도 쉽지 않음이 예상되었다. 그러나 그가 현지에서 보고 온 것은 더욱 불편한 현실들이었다.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물건에는 누구나 알만한 대기업의 상표가 찍혀있다. 하지만 그 라벨을 추적해보면 이름조차 낯선 나라에서 상품을 생산하거나 재료를 공급한다. 기업들이 이 국가를 활용하는 이유는 저렴한 인력비용 때문이며, 그들의 삶의 질을 생각하..

[Book] 터키 - 신화와 성서의 무대, 이슬람이 숨쉬는 땅

이슬람교, 바자르, 케밥, 카파도키아, 월드컵, 오스만제국... '터키'라는 나라에 대한 나의 짧은 지식은 이 정도가 전부였다. 학창시절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역사속의 터키'와 여행자로 알게 된 '여행지로의 터키'라는 나라에 대한 지식들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고 내 머리속에 하나하나 떠다니는 그런 느낌이랄까? 나의 얕고 넓기만 한 지식들을 정리하는데 큰 도움을 준 책이었다. 터키는 유럽과 아시아의 가운데라는 지리적인 위치 때문에 많은 정복자들이 욕심을 내는 곳이었다. 덕분에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이 이 지역을 점령하고 빼앗기고를 반복했다. 또, 동서양의 가운데에서 물자가 이동하는 다리 역할을 하게 되면서 터키에는 동서양의 종교와 문화가 결합하며 터키만의 독특하고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게 ..

[Book] 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Around the World in 80 Trades)

도대체 얼마나 오랜만에 남겨보는 책 포스팅인지! 그동안 책 읽기를 게을리하고, 후기를 남기는 것은 더 게을리한 스스로를 반성하면서 최근에 읽은 책에 대한 후기를 차례차례 남겨보련다.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이 책(사실 난 영어 원제가 훨씬 낫다고 본다.)은 몇일전에 신랑의 강력추천을 받으며 내 손에 쥐어졌다. 출퇴근길에 조금씩 보려고 했는데 너무나도 재밌어서 결국 퇴근 후 저녁식사도 잊고 다 읽어버렸다.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묘하게 가슴이 두근거렸던 그 느낌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추천하고 다니는 나란 아이. ㅋㅋ 고대 상인들은 카펫, 모피, 향신료 따위를 야크에 가득 싣고 이 길을 따라 티베트로 넘어갔다. 그곳에서 티베트인들이 북쪽에서 가져온 귀중한 소금과 바꾸었다. 그..

[Book] 신도 버린 사람들

신도 버린 사람들 나렌드라 자다브 저/강수정 역 인도라는 나라는 그 이름만으로도 묘한 신비감을 준다. 많은 인구만큼이나 많은 종교와 언어 그리고 그에 따른 독특한 문화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도에는 단순히 '인도의 독특한 문화'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문화가 있는데, 카스트제도가 한 예라고 할 수 있겠다. 모두들 그러겠지만 학창시절 열심히 외웠던 경험이 있는지라 난 이 제도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난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음을 깨달았다. 불가촉천민. 동물들이 먹는 물도 허락을 받고 마셔야 하며, 허리춤에 빗자루를 달고 자신의 흔적을 치워가며 걸어다녀야 하는... 카스트제도에도 속하지 못한 동물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는 인도의 최하위 계급의 ..

[Book] 나의 슬픈 아시안

나의 슬픈 아시안 - 이시이 코타 지음, 노희운 옮김/도솔 비교적 가까운 거리,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물가, 이국적인 느낌, 그림처럼 펼쳐진 바다와 리조트가 기다리고 있는 곳, 동남아시아.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여행지가 아닐까 싶다. 덕분에 서점에 가면 우리는 이 지역의 유적지나 역사를 담은 책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른 시선으로 이 지역을 들여다보고 있다. 거리에서 생활하는 사람들. 저자는 동남아시아와 인도를 여행하면서 길 위의 걸인과 장애인 속으로 뛰어든다. 아무도 관심갖지 않는 그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생각을 듣고 그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을 글로 써 내려갔다. 난 나름 여행을 많이 다녔고, 책에 나오는 거리의 사람들을 많이 만났었다. 그때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