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223

킨더다이크, 고즈넉한 네덜란드 풍차마을 (Kinderdijk,The Netherlands)

넓고 평평한 벌판 위에 풍차들이 바람을 맞으며 돌아가는 풍경은 '네덜란드'하면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다. 과거 네덜란드에서 풍차는 저지대의 물을 퍼내거나 곡식을 빻는 용도로 널리 사용되었다. 산업혁명 이전 네덜란드에는 무려 1만여 개의 풍차가 있었지만 점차 기계로 대체되어 현재는 전국적으로 약 천개 정도만 남았다고 한다. 어디로 가면 풍차를 볼 수 있을까, 오늘날 네덜란드에 남아있는 풍차들은 본래의 역할보다 관광객을 위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많은 이들이 네덜란드 하면 떠올리는 것이 풍차일테니까. 네덜란드에서 풍차로 유명한 장소는 바로 잔세스칸스 Zaanse Schans와 킨더다이크 Kinderdijk로 각각 암스테르담과 로테르담 근교에 자리하고 있어 해당 도시와 함께 둘러보기 좋다. 오늘 ..

부다페스트 숙소 - Liliom New Apartments (Budapest, Hungary)

동유럽을 대표하는 도시 부다페스트는 지금까지 우리가 여행한 다른 유럽 도시들에 비해 저렴한 물가를 자랑하는 사랑스런 도시였다. 독일에서부터 유럽 여러 도시들을 이동하며 여행한 우리는 이 곳에서 숨을 고르기로 하고, 시내에 있는 아파트를 일주일간 렌트했다. 고풍스런 외관과 달리 꽤나 신식으로 되어 있는 내부, 이 동네 사람들은 건물을 지을 때도 옛스러운 느낌으로 짓는걸까. 복도를 따라 여러 세대가 자리하고 있는 전형적인 아파트는 로비나 복도도 꽤나 조용하고 깔끔한 편이었다. 꽤 늦은 시간에 도착하는 바람에 혹시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줄까 조용히 체크인을 한 우리 부부. 자, 여기가 우리가 일주일동안 머물 집이라 이거지? 처음 집 안으로 들어선 우리는 나눠져 있는 공간에 깜짝 놀랐다. 우리가 여행하면서 무머..

헬싱키 숙소 - 에어비앤비 현지인 민박 (Helsinki, Finland)

높은 물가로 배낭여행객을 떨게 하는 동네 북유럽. 세계여행을 떠나기 위해 여행 자금을 준비하던 그 풍요로웠던? 시절 우리는 겁도 없이 북유럽을 루트에 넣어 두었었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 예상보다 큰 지출을 하게 되면서 가장 먼저 제외했던 지역이 바로 북유럽이었다. 그런 우리가 탈린에서 배를 타고 헬싱키를 향하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 남쪽으로 내려가는 저렴한 비행기가 헬싱키에서 출발하기 때문이었다. 배 안에는 우리같은 여행객 보다 핀란드 헬싱키 주민들이 많은 편이었는데, 신기하게도 다들 짐이 한가득! 그것도 전부 술이었다. 높은 물가 때문에 많은 북유럽 사람들이 에스토니아로 쇼핑여행을 간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양 손에 맥주박스가 없는 사람은 우리 뿐이더라. 대부분의 유럽 국가..

탈린 숙소 - 16유로 호스텔 16EUR Hostel (Tallinn, Estonia)

우리가 탈린에 도착한 날은 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이었다. 아기자기한 유럽의 소도시를 여행할 때는 쨍한 날씨가 생명이건만... 요 몇 일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를 거쳐올 때까진 괜찮았는데 아무래도 불길하다, 불길해. 설마 발트 3국의 마지막을 숙소에 쳐박혀서 보내야 하는 건 아니겠지. 예약한 숙소는 탈린 구시가지와 항구 사이에 자리하고 있었는데 버스 정류장에서 트램으로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이름처럼 16EUR부터 시작하는 저렴한 가격 때문인지 손님이 꽤 많은 편이라 리셉션은 항상 북적북적했다. 배낭여행자들을 겨냥한 호스텔답게 리셉션 주변에는 다양한 여행정보가 빼곡하게 걸려 있었는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헬싱키로 가는 배편이었다. 역시 여기서 배를 타고 북유럽을 오가는 이들이 많은 거로군. 긴 ..

바르샤바 숙소 - Towarowa Residence (Warsaw, Poland)

아무리 노력해도 제대로 발음이 안되는 도시 'Warsaw', 바로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 부모님으로부터 득템한 한국 식량이 가득했던 우리는 주방을 사용할 수 있는 숙소가 필요했고, 결국 구시가지를 조금 벗어난 지역에 위치한 레지던스에 머물기로 했다. 중심부는 아니지만 대중교통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보니 위치는 나쁘지 않았다. 버스 정류장도 바로 앞에 있고. 꽤 최근에 지어진듯 모던한 외관을 자랑하는 건물 1층에는 몇 개의 식당과 작은 가게 등이 자리하고 있었고, 우리나라의 아파트들처럼 건물 입구부터 보안키가 필요한 형태였다. 건물 전체가 아닌 레지던스의 일부를 장/단기로 렌트하는 형태의 숙소다보니 리셉션이 따로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때문에 숙소 입구에서 체크인을 도와줄 사람에게 연락을 해야 했는데 ..

크라코우 숙소 -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Express By Holiday Inn (Krakow, Poland)

폴란드는 세계대전의 아픔을 간직한 나라다. 두 번의 세계대전을 치르며 도시 대부분이 파괴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기 때문이다. 남부에 있는 도시 크라코우는 드물게 폴란드의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2차 대전 당시 나치 사령부가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란다. 고풍스런 옛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좋지만 그에 얽힌 사연은 역시 서글픈 그런 도시로구나. 많은 사람들이 크라코우를 방문하는 이유는 고풍스런 도시 풍경과 1시간 거리에 자리하고 있는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와 비엘리치카 소금광산 때문이다. 한국에서 날아오신 부모님의 패키지 여행에 합류한 우리는 독일 베를린에서 여기 폴란드 크라코우까지 2차 대전의 흔적을 따라 이동해 왔다. 배낭여행자를 감동시킨 호텔과 전용버스로 함께한 몇 일이 휘리릭..

쿠켄호프, 튤립과 시작되는 네덜란드의 봄 (Keukenhof, The Netherlands)

'네덜란드'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튤립'. 사실 튤립의 원산지는 터키와 중앙아시아 일대인데, 정작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게 된 것은 오래 전부터 튤립을 키우기 시작한 네덜란드 사람들 덕분이다. 네덜란드 사람들이 튤립 키우기에 매진하게 된 이유는 이 나라의 지형적, 기후적 특징 때문이다. 국토 대부분을 바다를 메워 만든 네덜란드의 토양에는 소금기가 많은 편인데, 다른 꽃들과 달리 튤립이 소금기 있는 땅에서도 잘 자란다고. 튤립 농사를 시작으로 세계적인 원예 국가로 성장한 나라답게 네덜란드의 봄은 꽃과 나무를 심고 정원을 손질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봄이라기엔 바람이 찬 3월부터 상점마다 대대적인 정원관리용품을 팔기 시작하고, 꽃 가게마다 사람이 흘러 넘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튤립축제가 시작되..

@프라하,체코 - 다음주에 뜨는 비행기표 주세요! (Prague,Czech)

"놀러나 갈까?""어디?""어디든, 다음주에 비행기 뜨는데로!" 봄날이라기엔 아직 바람이 찬 어느날,구름이 잔뜩 낀 네덜란드의 하늘 아래서 우리 부부의 즉흥 여행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렇게 무작정 항공권을 끊어 날아온 곳이 체코, 프라하 되시겠다. 숙소 주인장, 음식점 직원, 상점 주인 그리고 다른 관광객들까지... 아무 준비없이 날아온 우리에겐 마주치는 모든 사람이 훌륭한 가이드였다. 덕분에 우리도 제법 관광객 티가 나는구나. ㅋㅋㅋ 시골 동네 주민답게 화려한 상점 사이를 촌스럽게 거닐어 보고,꾹꾹 눌러놓았던 쇼핑 욕구도 풀어보리라 시장을 기웃거려본다. 결국 종착지는 상점이 아닌 과일가게가 되어 버렸지만... 따뜻한 날씨와 주말, 부활절 휴가가 맞물려 어딜가나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때로는 관광객들 속..

로테르담 마켓홀, 이렇게 근사한 시장 봤음? (Rotterdam, The Netherlands)

네덜란드 제2의 도시 로테르담은 네덜란드에서 가장 현대적인 도시다. 중립국이었던 네덜란드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세계대전의 영향을 피해갈 수 있었는데,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폭격으로 로테르담은 폐허가 되었었다. (그래서 이 나라 사람들은 은근 독일을 좀 싫어한다.) 잿더미가 된 로테르담은 도시를 '복원'하는 것보다 '창조'하는 길을 선택했고, 곳곳에 과감한 디자인의 건축물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미래에서 온 듯 혁신적인 모습의 로테르담이 탄생했다. 로테르담 블락(Rotterdam Blaak)역, 연필 모양의 '펜슬 하우스'와 호스텔로 사랑받고 있는 '큐브 하우스'를 가볍게 지나친 우리의 목적지는 바로 여기 마켓홀(Markthal), 2014년 10월에 문을 연 로테르담의 새로운 랜드마크 되시..

@파리,프랑스 - 불과 일주일 전이었다. (Paris, France)

11월의 첫번째 주말, 생일을 맞아 훌쩍 다녀온 파리산책. 미로처럼 꼬인 지저분한 파리의 지하철, 공간 활용의 절정을 보여주는 좁디좁은 파리지앵의 아파트, 5년 만에 다시 찾은 파리의 변한 것은 많지 않았다. 살짝 흐린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도시는 세계에서 몰려온 관광객으로 북적였고. 사람들 속에서 우리 부부도 모처럼 부지런한 여행자로 변신했다. 나는 기억을 더듬어 남편의 손을 이끌고 파리 구석구석을 누볐다. 나는 이미 한 번씩 가 본 장소였음에도 이상하게 새로웠고, 사람많은 관광지를 선호하지 않는 남편이지만 그때는 이상하게 관광객 놀이를 좋아했다. 단풍지는 거리를 걷는 것도, 옛스러운 건물 사이에 숨겨진 위트있는 요소들을 찾아가는 것도, 높은 곳에 올라 파리를 내려다 보는 것도, 완연한 가을의 파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