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살메르 여행 3

자이살메르 사람들의 희노애락이 담긴, 자이살메르 성 (Jaisalmer, India)

사막의 서늘한 아침 기운이 우리를 깨운다. 누에고치마냥 침낭속에 웅크린 채 보낸 하룻밤은 생각보다 편안했다. 푹신한 모래가 침대를 대신해줬기 때문일까? 주변에 보이는 것은 모래뿐인데 혹시 이 곳에 나의 흔적이 남을까 조심스럽다. 모두 같은 생각이었는지 낙타 몰이꾼들이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주섬주섬 주변을 정리했다. 떠돌이 개와 까마귀들이 어젯밤 우리의 BBQ 흔적을 깨끗히 청소해 주었다. 고맙기도 하여라. 다시 낙타를 타고 어제 출발했던 마을로 되돌아간다. 어제 한 번 타봤다고 모두들 여유롭다.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있는 혜연양까지도. 등 뒤로 뜨거운 햇빛이 내리쬔다. 이른 아침의 서늘함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을까. 그렇게 사막의 불타는 하루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마을에 도착했다. 이 마을에서 출발한..

자이살메르, 태양과 사막이 만드는 황홀한 일몰 (Jaisalmer,India)

장거리 이동이 많은 인도에서 기차만큼이나 발달된 것이 바로 버스다. 라자스탄에 있는 주요 도시 (조드푸르, 자이살메르, 우다이푸르, 자이푸르 등) 사이에 버스가 잘 되어 있는 편이라 이번에는 우리도 기차대신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조드푸르에서 자이살메르까지 우리를 데려다 줄 버스는 좌석과 침대가 함께 있는 형태였다. 퀄리티에 대해서는 개인적 차이가 있겠지만, 여행자 모드만 되면 인심이 후해지는 나란 여자에게는 이 정도면 뭐 괜찮은 수준이랄까. 조드푸르도 건조한 편이었는데 자이살메르로 가는 길은 온통 흙빛이다. 사막 한가운데 정말 도시가 있는걸까. 한참을 창밖을 바라보다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렸더니 앞에 앉은 아이들이 서둘러 고개를 돌린다. ㅋㅋ 너희 딱 걸렸어! 내 앞자리에 앉은 남매. 방금..

@자이살메르,인도 - 1박 2일 낙타사파리, '정글의 법칙'이 별건가요?

조금이라도 해를 막아보고자 머플러, 모자, 선글라스를 모두 동원했다. 낙타를 타고 달려서(?) 아니 걸어서 사막에서 별을 보며 잠드는 나름 영화같은 1박 2일 낙타사파리. (걸어가면서 볼 일을 보는 것만 빼면) 낙타를 타고 가는 것은 은근 재밌다. 말, 당나귀, 소 등에 비하면 훨씬 키가 커서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이 스릴있고, 계속 걷기만 하다가 갑자기 한번쯤 달려주면 더더욱 스릴있다. 모닥불을 밝히고 짐을 내리고 자리를 잡았다. 이 조용한 사막의 폭폭한 모래바닥이 오늘 우리의 식당이자 침실이 될 것이다. 밤이 깊어간다. 이미 모래가 차갑게 식어버려서 침낭밖으로 나온 얼굴이 은근 춥다. 빛이라고는 하늘에 가득한 별빛밖에 없는 사막의 밤이 지나간다. 다음날 아침,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래가 떨어지는 것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