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세계여행 출발일. 처음 티켓을 예약할때만해도 그날이 되면 설레임으로 가득찬 부푼 가슴을 안고 한국에게 쿨하게 굿바이 인사를 날려주리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와 반수면상태로 비행기에 탑승하는, 마치 긴 여행을 다 끝나고 돌아오는 사람같은 쾡한 모습이었다. 여행만 준비해도 충분히 바쁜 시간인데, 집, 살림살이, 자동차, 국민연금, 의료보험, 각종 카드와 자동이체 등등... 처리해야 할 것은 점점 늘어만가고 그 와중에 그동안 회사다니느냐 만나지 못한 지인들을 찾아뵈려니 하루가 48시간이여도 부족하구나. 떠나기 하루 전날에 여행짐을 꾸리기 시작해으니 말 다했지, 뭐... 탑승수속을 마치고 몇몇 지인들의 전화를 받으며 게이트 앞에 서니 이제서야 정신이 난다.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