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세계여행 550

세계에서 유일하게 신호등이 없는 수도, 팀부로 가는 길 (Thimphu,Bhutan)

공항을 빠져나가자 누군가를 기다리는 몇몇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 가운데 나와 신랑님의 이름을 발견! 그렇게 우리의 부탄 여행을 책임져 줄 가이드 쏭남씨를 만났다. 동글동글 온화한 얼굴의 그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이 나라의 모습을 닮았다. 운전하는 청년과도 차례로 인사를 나누고 전체적인 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차에 올랐다. 그런데 이 차량은 바로 현다이! 현대자동차다. 부탄에서는 한때 도요타의 인기가 하늘을 찔렀는데 지금은 어딜가도 현대란다. 현대,삼성 등 한국 기업 제품들이 부탄에도 많이 있고, 인기도 높단다. 자랑스럽군하! 부탄의 유일한 국제공항인 파로공항에서 수도인 팀부까지는 자동차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른 아침부터 움직이느냐고 피곤할 수 있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그림같은 풍경때문에 한순간..

드룩에어를 타고 부탄왕국에 첫 발을 딛다. (Paro, Bhutan)

캘커타 국제공항은 아침부터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 많은 사람들때문에 혹시 시간이 부족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잠시, 드룩에어 체크인 카운터는 기다리는 사람 하나 없이 한가하기만 하다. 여유롭게 앉아있던 직원들이 갑자기 등장한 손님(심지어 외국인!) 덕분에 분주해졌다. 비자를 프린트하는 것을 깜빡해서 갤럭시노트로 보여줬는데, 혹시 필요할 수도 있으니 본인들 사무실에서 프린트를 해준단다. 감사감사! 오늘 탑승인원은 27명, 작은 프로펠러 비행기란다. 수속을 마치고 직원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부탄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탑승수속을 하러 다가온다. 생김새는 인도보다는 티벳이나 오히려 우리나라 사람과 비슷하고, 생각했던 것보다 키도 크고 덩치도 크다. 산 사람이라서 그런가? 부탄으로 가는 유일한 항공..

@아그라,인도 - 지금은 세계여행 중, 길 위에서 맞이하는 추석

결혼 후 함께 맞이하는 두 번째 추석. 공교롭게도 첫번째 추석은 신혼여행 길이었고, 지금 두번째 추석은 세계여행 길이다. 명절에는 가족끼리 모여 시끌시끌하게 보내야 하는데, 우리 때문에 조용한 명절을 맞이하실 부모님이 생각나는 날이다. 인터넷이 되는 숙소를 찾아 안부 전화와 메일을 드리고 나니 마음이 좀 편안해 지는구나. 타지마할로 유명한 인도 아그라에서 인도의 수도 뉴델리까지는 기차로 3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이동시간이 짧아 저렴한 Sleeper class를 예약했는데, 입석과 무임승차의 습격으로 기차칸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한국에서는 귀성/귀경길 교통대란으로 고생하고 있겠지만, 우리는 인도에서 좌석을 찾아 전쟁을 치뤄야 했다. 그 와중에 외국인이 신기했는지 우리 좌석을 찾아주고 비켜주는 착..

인도에서 미얀마 비자 발급하기 (Kolkata, India)

어제는 거울처럼 반짝이는 바닥의 숙소에서 눈을 떴는데, 오늘은 눈을 뜨자 우중충한 게스트하우스 천장이 눈에 들어온다. 창밖에서 들리는 클락션소리와 개,까마귀 소리가 모닝콜을 대신하는 인도의 아침이 밝았다. 밝은 날의 캘커타 거리는 어제 저녁보다 훨씬 밝다. 당연히 깨끗하고 정돈된 모습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오늘도 어제처럼 비가 내린다. 따뜻한 짜이(밀크티)가 생각나 골목으로 들어서니 꼬마들이 'Breakfast'를 외친다. 비오는 날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토스트를 굽고있는 젊은 친구들이 대견하다. 둘이서 순식간에 배가 가득 부르도록 먹어도 천원이 안되는 가격, 'Is it good?' 밝게 웃으며 묻는 꼬마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줬다. 인도에 대한 오해 중 하나 꼬마들이 외국인만 보면 돈을 ..

배낭여행자의 천국 인도의 첫인상 (Kolkata, India)

말레이시아에서 휴식을 마치고 인도로 출발하는 날이다. 방으로 가져다주는 조식을 챙겨먹고 공항으로 향했다. 신랑님은 무려 다섯번째 인도행이라 평온해 보이는 것에 비해, 첫 인도행인 나는 살짝 긴장도 되고, 살짝 흥분되는 것이 영 이상하다. 이제 우리는 커다란 배낭을 앞뒤로 짊어지고 배낭여행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나라 인도로 간다. 2시간 남짓 짧은 비행 후 인도 캘커타 공항에 도착했다. 검게 그을린 얼굴, 만화 캐릭터처럼 기른 콧수염, 앞이 안보일 정도로 짐이 쌓인 카트... 이리보고 저리봐도 공항을 꽉 채운 사람들의 모습은 비슷비슷하다. 사람들 속에서 아직 정신이 돌아오지 않은 내가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서 있다. 신랑님 옆으로 한걸음 더 다가간다. 휴~ 이제 좀 마음이 놓이는구나. 해는 이미 졌..

첫번째 결혼기념일은 쿠알라룸푸르에서.. (Kuala Lumpur, Malaysia)

한국에 있을때는 출근할때보다 더 일찍 일어나서 여행준비로 바빴을텐데, 쿠알라룸푸르로 '탈출'해오니 모처럼 마음껏 잘 수 있었다. 아마 숙소 조식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면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잤을지도... 작지만 아늑한 숙소에서 아침을 먹고 배낭을 모두 뒤엎었다. 급하게 쓸어담다시피 해서 싼 배낭인지라 무게분산부터 끈길이 맞춤까지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한차례 낑낑거리며 대대적인 짐정리 후 깜빡한 물건 목록을 적어본다. 이제 쇼핑타임! 낮에 잘란 알로르는 조용하다. 어제밤에 보았던 화려한 조명도 거리를 가득 메우던 노점상도 사라지니 다른 곳에 온 것 같다. 잘란 알로르 근방은 번화가라 상권이 크게 형성된 편이다. 즉, 우리가 깜빡한 물건들을 쇼핑하기에 적당한 장소라는 사실!!! 쿠알..

에어아시아 기내에서, 박지성 그리고 QPR (Kuala Lumpur, Malaysia)

최근 박지성 선수의 이적으로 QPR(Queens Park Rangers)과 이 축구단의 최대 스폰서인 에어아시아가 화제가 되었었다. 그래서일까? 에어아시아를 처음 탑승하는 것도 아닌데 자리에 앉자마자 어린아이처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서울-쿠알라룸푸르 구간은 탑승하는 사람이 많은 구간이라 3좌석/복도/3좌석의 비교적 큰 사이즈의 비행기였다. 저가항공이라 좌석이 좁고 불편하다거나 지저분하다거나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기내는 비교적 깔끔한 편이다. 다만 이전 비행을 마치고 새로운 비행을 할때까지의 시간적 여유가 짧은 경우가 있다보니 전에 앉았던 사람의 흔적이 남아있는 경우가 있긴 하다. (이건 복불복!)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저렴한 항공료가 나올 수 있는가? 일반항공과 저가항공의 가장 큰 차이는..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 - 결혼 1주년 선물, 세계일주여행

2012년 세계여행의 첫 도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사실 저렴한 아시아 여행을 위해 에어아시아를 탑승하다보니 본의아니게 방문하게 된 곳이다. 휴가였다면 경유지에서 머무는 하루이틀, 몇 시간까지도 깨알같이 일정을 세웠겠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나는 이 곳 쿠알라룸푸르에서 특별히 가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었다. 다만 출발전에 마무리하지 못한 일을 정리하고, 짐을 다시 챙기고, 체력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앞으로의 여정을 준비하기 위한 치유의 시간이라고나 할까? 2012년 9월 3일 우리의 첫번째 결혼기념일. 가난한 배낭족이지만 오늘만큼은 사치를 부려주겠노라 근사한 와인바를 찾았드랬다. 처음의 기세와 달리 후덜덜한 가격의 와인리스트에 놀라 결국 저렴한 와인을 찾아 해메야 했지만...;..

세계여행준비, 중남미 국가선정 및 루트정리

아프리카와 함께 이번 여행의 핵심이 될 중남미. 워낙 멀고 방대한 지역이라 여행을 결심하고 가장 먼저 공부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비교적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내가 준비한 정보들은 부족하기만 한 현실.. ㅠ_ㅠ 가장 마지막에 방문할 곳인데다 방문직전에 스페인에서 잠시 쉬어주는 일정이라 지금의 부족함은 내년 이맘때 채울 수 있을거라 애써 위로해 본다. 아메리카 대륙 허리에 끼어있는 수많은 국가들의 유혹을 뿌리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멕시코, 쿠바를 넣고 개인적으로 가고 싶었던 벨리즈와 자메이카를 넣었다. 과테말라는 처음 어학연수지로 고민했던 곳이라 조사한 것이 있어서 넣어둔 상태이다. 중미에서 가장 치안이 좋지 않은 나라가 과테말라이고, 온두라스, 파나..

쉥겐조약?! 장기 유럽여행자라면 꼭 알아두자.

장기 유럽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것이 바로 쉥겐조약이다. 이름부터 낯설고 심지어 발음하기도 힘든 이 조약이 도대체 무엇이냐고? 쉥겐조약은 유럽지역의 26개 국가들이 통행의 편의를 위해 체결한 협약으로 가입국을 여행할 때는 마치 국경없는 한 국가를 여행하는 것처럼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는 제도이다. 쉥겐조약에 가입한 26개국은 네덜란드, 독일, 룩셈부르크, 리투아니아, 벨기에, 스페인, 오스트리아, 체코, 폴란드, 헝가리, 이탈리아, 몰타, 그리스, 슬로바키아, 포르투갈, 프랑스, 스위스, 라트비아,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아이슬란드, 핀란드, 에스토니아, 슬로베니아, 리히텐슈타인이며 이를 그림으로 보면 아래와 같다. 그림을 보면 유럽하면 떠오르는 왠만한 나라가 쉥겐조약에 가입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