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11

[Spain] 스페인 사람들의 축구사랑

스페인 거리를 걷다보면 삼삼오오 모여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도대체 무슨 구경거리가 있길래 이렇게 모여있나 싶어서 가까이 가보면 대부분이 축구중계를 보는 사람들이다. 남녀노소 어찌나 집중해서 보는지 자신이 길을 막고 있다는 것도 잊어버린 것 같다. 자기집 거실에서 중계를 보고 있는 듯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소리치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은근 재미있다. 내가 스페인으로 떠났던 것은 2010년 여름.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이 한창이던 시기였다. 게다가 다들 알겠지만 지난 월드컵 우승국가는 스페인이 아니었던가! 덕분에 여행기간 내내 스페인은 축제였다. 모든 음식점에서는 월드컵 경기를 중계하느냐 정신이 없었고, 특히 스페인의 경기가 있는 날에는 저녁식사를 위해서 몇 시간전부터 자리를 잡아야 했다. 스페..

[Spain] 우루과이 청년들과 월드컵 16강전을 보다. (Madrid)

마드리드 워킹투어가 끝나고 가이드 친구에게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사실 영어가 짧아서 진지할 수 밖에 없었다는...;;; ) "우리 함께 점심을 먹으려고 하는데 싸고 맛있는 식당 좀 추천해줄래?" 그래, 내가 잘 가는 곳을 소개해 줄게. "아!! 근데 그 음식점에 꼭 TV가 있어야 하는데..." TV는 왜? "오늘 월드컵 경기 봐야 하거든..." 그런건 걱정하지마. 이 동네 밥집에 TV 없는 곳은 없어. 게다가 항상 축구가 나오고 있지. 'Follow me'라는 말과 함께 빠른 걸음으로 골목골목을 누비는 가이드를 따라 작은 식당에 도착했다. 주인과 꽤 친숙하게 인사를 날리더니 우리를 TV가 잘 보이는 명당자리에 앉혀주고 주문하는 것도 도와주었다. 다소 분주한 분위기에 조금씩 익숙해져 주변을 둘러보니 ..

[Windsor] 여행의 마지막은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윈저캐슬에서 내려오는 길, 오래된 성과 건물들 그리고 그 사이를 걷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머릿속에 영국의 이미지를 그려넣는다. 공항으로 가기 전까지 남은 시간은 두 시간 정도. 어떤 이는 기념품을 사고, 어떤 이는 쇼핑을 하고, 어떤 이는 사진을 찍으러 간다고 한다. 난 어떻게 할까? 무엇을 해야 여행의 마무리를 잘 했다는 느낌이 들까? 멍하게 있다가 사람들에게 휩쓸려 쇼핑센터로 들어갔다. 자라, 망고, 탑샵, H&M, 갭... 한국에는 이제서야 유행하기 시작한 SPA 브랜드가 영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인기다보니 이런 작은 도시에도 곳곳에 널려있다. 일단 한 곳이라도 들어가면 30분은 순식간에 휘리릭 지나간다는 것을 잠시 잊고 이리저리 샵을 돌아보다가 오늘이 영국에서의 마지막 날임을 생각해냈다. 쇼핑따위 한..

[London] 스탬포드 브릿지, 푸른 함성이 들리는 곳. (Stamford Bridge)

원정팀과 첼시의 대기실 구경을 마치고 이제 남은 것은 경기장. 경기장으로 나가는 길은 대기실 문앞에서 바로 이어져 있었다. 항상 TV에서 두 줄로 서 있는 선수들을 보았던 바로 거기! 선수가 된 것처럼 두 줄로 줄을 서서 경기장으로 입장했다. 생각보다 좁은 통로 끝에 푸른 빛이 눈에 들어온다. 초록빛 잔디와 첼시의 상징인 푸른 관중석이 눈에 들어온다. 텅 비어 있는 곳이지만 경기장의 푸른빛이 왠지 나를 주눅들게 한다. 관중석에 사람들이 가득하다면 그 사람들이 나를 향해 소리치고 있다면..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_@;; 차례차례 좌석에 앉자마자 가이드는 경기장의 규모와 특징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생처음 축구장 앞자리에 앉아 본 촌스러운 나는 이리저리 둘러보느냐고 그의 설명이 귀에 잘 들어오..

[London] 스탬포드 브릿지 투어, 홈 어드밴티지는 이런 것! (Stamford Bridge)

스탬포드 브릿지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가이드 투어 시간이 되었다. 착한 발음의 가이드가 밝게 인사하며 다가왔다. 두근두근... 이제 그를 따라 첼시의 홈구장 스탬포드 브릿지 안으로 들어간다. 총총총 =3=3=3 처음으로 들른 곳은 프레스룸. 기자실이다. 거대한 첼시 로고가 붙어 있는 벽과 어림잡아 100개쯤 놓여있는 의자가 눈에 들어온다. 한쪽 구석에 간단한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공간까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여기가 맨날 스포츠뉴스에서 보던 곳이라고!!! 친절한 가이드는 마이크도 켜주고 번갈아가며 기념샷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어때? 정말 기자회견장 같지 않은가? ㅋㅋ 분주하게 자리를 바꿔가며 사진을 찍어주며 한껏 기분을 내어본다. 오늘의 경기는 당연히 이기겠죠. 골은 넣을 사람..

[London] 첼시 홈구장 스탬포드 브릿지(Stamford Bridge)에 가다.

이른 아침, 런던의 조용하고 럭셔리한 주택가안에 버스가 멈췄다. 버스에서 내렸더니 시퍼런 기운이 온몸을 감싼다. 여기는 첼시의 홈구장 스탬포드 브릿지. 런던에 부유한 마을안에 축구장이 자리잡고 있다니 영.. 어색하다. 오늘 이 곳을 찾은 이유는 친절한 가이드분을 대동하고 스탬포드 브릿지 구석구석을 돌아보기 위해서다. 볼턴과 맨체스터에서 영국의 통 큰 경기장들을 많이 보았지만, 겉에서 본 것만으로는 부족하단 생각이 들어서 오늘은 아예 작정을 하고 그 내부까지 침투(?)해 보련다. 카메라 챙겨들고 함께 가볼까? 경기장이 주택가에 있어서 그닥 크단 느낌을 받지 못했는데 막상 지도를 보니 규모가 엄청나다. 특이한 것은 내부에 호텔과 방송국까지 갖추고 있었다는 것. 도대체 이 안에 없는 게 무엇이란 말인가?! 음..

[London] 런던 기념사진을 찍어보아요!

저것은 빨간색 2층 버스!!! 영국에 온 지 4일이 지났지만 새삼스레 이제서야 내가 영국에 런던에 서 있음을 실감했다. (볼턴은 너무 시골스러웠단 말이지...ㅋㅋㅋ) 한 손에 커피를 들고 빠르게 걷는 사람, 개를 데리고 산책나온 사람, 벤치에서 신문을 보는 사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온한 아침이다. 그러나 난 오늘 사람들 속에서 관광객티를 팍팍 내주련다. '왜 이래요, 촌스럽게!!'라고 말해도 좋다. 태어나서 런던 처음 온 사람 맞으니깐... ㅋㅋㅋ 템즈강변에 하차한 내 눈앞에 보이는 영국의 국회의사당. 워낙 자주 뉴스에 등장해서인지 처음 와 봤지만 왠지 낯설지 않다. 크고 웅장한 남성적인 느낌의 건물과 끝 쪽에 서있는 빅벤. 여기가 바로 런던 기념사진 필수 스팟이다. 강변에 놓인 벤치에 앉아 신..

[Stratford-upon-avon] 셰익스피어의 흔적을 찾아서

스트랫퍼드 어폰 에이번. 차 안에서 졸다가 일어났더니 발음도 제대로 되지 않는 마을에 나를 내려주었다. 붉은 색 낮은 건물들이 '나 좀 오래됐어~'라고 외치고 있는 것 같다. 도대체 이 마을의 정체는 무엇인가 중얼거리며 두리번 두리번 거리는 빛나씨. 그리고 발견한 건물 하나. 그렇다. 이 조용한 마을이 셰익스피어가 태어나고 자라고 말년을 보낸 동네다. 도심에서 떨어진 조용한 마을이다보니 나들이나온 영국사람들도 많고 일본, 중국 단체관광객도 눈에 띈다. (영국오고 처음으로 본 동양사람! +ㅁ+) 셰익스피어가 태어난 곳에 그를 위한 박물관을 만들어 놓았는데 그의 어린 시절부터 작품생활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영상물을 볼 수 있었다. 처음으로 그의 작품을 무대 위 극으로 연출하고 그것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Bolton] EPL 현장에서 막무가내 인터뷰를 하다.

2010년 9월 26일. 볼턴과 맨유의 경기를 보면서 나의 눈길을 사로 잡았던 것이 또 하나 있다면 관객들로 가득 찬 경기장이었다. 볼턴은 작고 조용한 도시인데 도대체 어디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 것일까? K-리그의 텅 빈 경기장을 생각하면 놀라울 수 밖에 없었다. 어린 아이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경기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기까지 했다. 승패에 관계없이 경기가 끝날 때까지 열심히 팀을 응원하고 선수들을 격려하는 사람들. 그들에게 ‘축구’는 정말 중요한 생활의 일부인 것 같았다. 영국 사람들의 축구사랑은 얼마나 될까? 이 많은 축구팬들에게 비춰진 동양에서 온 청년들(이청용, 박지성선수)의 모습은 무엇일까? 영국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이청용 선수와의 인터뷰를 할 ..

[Bolton] EPL에서 이청용, 박지성 선수를 만나다. (볼턴 원더러스 vs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0시간의 긴 비행끝에 런던 도착. 그리고 또 버스를 타고 5시간을 달려 볼턴에 도착하니 하루가 다 가버렸다. 그렇게 여기가 영국인지 한국인지 구분도 못하고 바로 쓰러졌지만 아침 8시 모닝콜에 재빨리 일어나 나갈 채비를 한다. 피곤함이 온몸으로 느껴졌지만 잠시 잊기로 했다. 왜? 오늘은 이번 영국 여행의 하이라이트 볼턴과 맨유의 경기를 보러 가는 날이니까!!! 볼턴은 맨체스터보다 살짝 북쪽에 위치한 작은 도시이다. 경기장으로 오는 길, 창밖에 보이는 풍경이 우리나라 농촌을 떠올리게 했는데, 들판위에 축구장만 덩그러니 있는 것 같다. 볼턴의 홈구장인 리복 스타디움. 맨유나 첼시에 비하면 아담한 규모라지만 이 마을에서 가장 큰 건물임은 틀림없다. 경기 시작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서 경기장을 열심히 돌아보기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