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탕 4

[Tibet, 2007] '처음'의 의미를 기억하고 있는가?! (Tsetang)

트란드룩을 나와 얼마나 달렸을까_ 버스가 멈췄다. 이 곳에서는 1시간쯤 쉬었다가 간다고 한다. 주차되어 있는 차도 많고 사람도 북적이는 것이 조금 전 트란드룩과는 완전 다른 느낌이다. 높은 산 위에 보이는 것이 바로 티벳 최초의 궁전, 융부라캉이다. 라싸에만 오래 있었기 때문일까... '궁전'이란 말을 듣고 머릿속에 떠오른 포탈라를 생각하면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것은 너무 작고 초라해 보인다. 여튼_ 버스에 접혀있던 몸을 펼쳐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아래쪽에서 보기엔 좀 만만해 보였는데 막상 오르려 하니 경사도도 은근 있고, 높이도 꽤 된다. 산 아래에는 야크나 말을 타고 오르라고 들러붙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튼튼한 두 다리 두고 어찌 그럴 수 있겠는가! 순례자들을 따라 묵묵히 산을 올랐다..

[Tibet, 2007] 때묻지 않은 웃음을 향해 손을 뻗다. (Tsetang)

쌈예에서 라싸로 돌아오는 버스는 출발할 때와는 달리 체탕에 들른다. 정확한 목적을 알 수 없지만 버스 안에 순례자와 관광객 모두를 만족시키는 훌륭한 일정이다. 브라보!!! 버스 안에서 본 체탕 시내는 중국느낌이 가득하다. 곳곳에 자리한 중국 음식점, 엄청난 양의 자전거, 중국은행 등등_ 다시 한번 느낀다. 티벳이 이젠 중국땅이라는 사실이... 지난 60여년간 엄청나게 많이 변화했다는 것을... 시내를 빠져나오니 바로 시골길이 펼쳐진다. 다행히(?) 이 곳은 아직 티벳의 느낌이 묻어난다. 양떼와 야크떼를 피해 길 한쪽에 버스가 섰다. 넓고 한적한 길에 덩그러니 자리하고 있는 낡은 건물_ '휴게소인가?' 하고 내렸던 나를 깜짝 놀라게 했던 것_ 맙소사! 이 곳이 바로 트란드룩(창주사)이란다. 트란드룩은 '티..

[Tibet, 2007] 가슴아픈 역사의 흔적을 가지고 있는 그 곳.. (Samye)

몇 장 되지도 않는 티벳 가이드북에서 무려 1장이나 차지하고 있는 쌈예사원. 훌륭한(?) 가이드북에는 '불교가 티벳의 국교로 선포된 후 가장 먼저 건립된 국가 주도의 승원. 불교가 티벳 유일무이의 국가 종교로 탄생하게 되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안고 있는 곳.'이라고 적혀있었다. 하지만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오래된 건물 몇 개 뿐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우리랑 같이 버스에서 내린 순례자들은 다 사라진 뒤... OTL 손짓발짓으로 돌아가는 버스표를 끊고 슬금슬금 사원안으로 들어섰다. 사원안에 사람이 유난히 적었기 때문일까?! 럭셔리하게 지프를 렌트해서 온 유럽 여행족들과 단체 일본 관광객이 너무 반갑다. 안녕~ :) 이 곳이 비하라(Vihara, 수행자들의 거주 공간)이다보니 문이 열린 곳은 죄다 이 곳..

[Tibet, 2007] 5시간, 쌈예로 가는 길 위에서... (Samye)

01. 순례자들 사이에 묻혀 쌈예로 가다_! 쥐 죽은 듯 조용한 숙소. 굳게 닫혀있는 문을 열기 위해 곤히 잠들어있는 숙소 아저씨를 깨웠다. ('Good EARLY morning~!'을 외치면서...) 발걸음을 재촉해서 바코르 광장에 도착. 사람들 속에 보이는 낯익은 얼굴! '일찍 일어났네요, 안 오시는 줄 알았어요.' - 오늘 우린 세라에서 만난 부산 사나이들과 쌈예사원에 간다. 아침 6시, 바코르엔 쌈예와 간덴으로 가는 순례자들이 가득하다. 눈이 반쯤 감긴 여행족들도 간간히 눈에 띄는데 모두 간덴으로 가는지 쌈예로 가는 버스에 관광객이라곤 우리 넷이 전부다. 포장도로에서도 덜컹거리는 신기한 버스를 타고 얼마나 달렸을까.. 꾸벅꾸벅 졸다가 깨보니 어느새 날이 밝았다. 들어오는 햇살을 따라 창밖으로 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