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입구
멕시코 체투말에서 비자 문제로 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벨리즈시티에서 키코커로 들어가는 마지막 배를 간신히 잡아탔다. 키코커 섬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해가 진 저녁시간이었고, 겁도 없이 성수기에 예약없이 섬에 들어온 우리 부부는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거기다 고급 호텔을 제외하면 오후 7시에 왠만한 숙소 리셉션은 문을 닫으니... 이러다 해변에 침낭펴는거 아냐?
나름 건물이 많다?
여기가 리셉션. 아저씨가 활짝 웃어주고 계심
하루종일 식사를 제대로 못한 탓에 눈에 보이는 식당에서 아침 겸 점심 겸 저녁을 먹으며 근처 숙소의 문을 두드렸다. 그러다 간신히 찾게 된 이 숙소, M&N 호텔 겸 아파트 되시겠다.
이 곳은 나무로 지은 아파트 형식의 독채, 일반 숙소마냥 욕실이 포함된 방 그리고 공용 욕실을 쓰는 저렴한 방 이렇게 세 가지 타입의 숙소를 가지고 있었다. 핑크빛 나무로 된 독채에 머무는 이들은 한 달 이상 장기 휴기로 이 곳을 찾은 가족들이 대부분이었다. 부럽다, 긴 휴가!
우리가 머문 방
참 심플하다. -_-
우리가 고른 방은 당연히 -_- 가장 저렴한 옵션. 욕실이 포함된 (에어컨 없는) 저렴한 방은 이미 만실이고, (에어컨이 있는) 다른 방은 너무 비쌌다. 날씨가 그리 덥지 않아서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좀 싸게 해달라고 했더니 안된다더라. ㅠ 그렇게 선택된 우리의 방은 침대, 책상, 선풍기가 전부인 아주아주 심플한 방. 바닥도 침구도 의외로 깔끔한 편이라 그럭저럭 지낼만했다. 창문에 모기장이 있었는데 어디선가 작은 날파리들이 들어오는 것만 제외한다면 말이지.
공동욕실.
우리 방 뒤쪽에는 공용으로 사용하는 욕실이 있다. 꽤 넓은 편이고, 조금 어둡지만 깨끗했다. 게다가 예상과 달리 뜨거운 물이 마구 쏟아졌다. 하지만 아무래도 욕실이 하나다보니 사람이 좀 몰리는 경향이 있었다. 사실 난 우리방과 옆방 이렇게 두 방 사람들만 쓰는 건줄 알았는데 아닌거 같더라. 잘 모르겠다는..
그리고 건물 자체가 나무로 지어졌다보니 방음에 좀 약하더라. 이른 아침에 들려오는 새소리는 참 좋았는데 누군가 욕실에 들어가 있으면 그 소리가 참 잘 들리는 건 그닥 좋지 않잖아! 4박을 머물면 약간 할인을 해주겠다는 주인 아주머니의 말에 살짝 팔락팔락했지만 우리는 다음날 방을 옮겼다. 어떻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다음날 나름 만만한? 가격대의 욕실이 딸린 숙소를 발견했기 때문에. 어찌됐든 바닷가에서 노숙할 위기를 넘기게 해 준 고마운 숙소다.
- 더블룸 45BZD/1Night (=22.5USD), 조식불포함, 공용욕실, 무료인터넷 - 2014년 1월 성수기
- 페리터미날 북쪽, 여행자 거리에 위치, 바다를 마주보는 위치는 아님.
- 예약없이 직접 찾아가서 네고했다. 어디나 그렇지만 장기체류시 가격네고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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