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홀릭, Travelholic/비하인드 세계일주 Behind Travels

나는, 우리는 어떤 부모가 될 수 있을까

빛나_Bitna 2014. 4. 28. 08:03

 

프랑수아 아저씨는 우리팀 사람들을 '우리 아이들'이라 불렀다. (@세렝게티, 탄자니아)

 

 

20개월이 넘는 여행길에서 우리는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여행의 모든 것이 배움의 시간이었지만, 특히 우리보다 인생을 경험한 '인생선배'들과의 대화는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길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게 만들곤 했다.

 

여행, 일, 삶 그리고 인생... 수많은 대화에서 빠질 수 없는 주제가 있었으니, 바로 '자녀와 부모'였다. 이제 막 '부부'라는 가족의 첫 단추를 끼운 우리에게 '부모'는 결혼보다 훨씬 큰 물음표였고, 이미 경험한 이들은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으니까. 그들의 이야기는 수첩에 적어둘 필요조차 없었다. 내 머리속에 너무 강하게 자리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아이들도, 나도 배낭여행을 시작했어요. 언어도 그렇고, 체력도 그렇고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익숙해지니 재밌더라구요. 지금은 아이들과 여행이야기를 많이해요. 클수록 아빠품에서 멀어지는 아이들과 공감대를 나눌 수 있는 매개체라 할까요. 

- @인도 아그라에서 / 좋은 말씀 많이 주셨던 J.T. Kim (From 대한민국)  

 

지금까지 내 아들에게 내가 가르친 것은 한가지 뿐이야. 언제 어디서든 웃음과 유머를 잃지 말라는 것.

- @탄자니아 세렝게티에서 / 유쾌하고 긍정적인 프랑수아 아저씨 (From 프랑스)

 

난 항상 두 딸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 독립적이고 글로벌한 여성이 되라고. 이 세상은 넓고 니가 할 수 있는 일은 반드시 있다고.

- @보츠와나 까사네에서 / 발랄하고 귀여운 잰 아줌마 (From 미국+스위스)

아이들에게 비싼 옷, 비싼 식당은 중요하지 않아. 아이들에게 그것들은 단지 옷이고 음식일 뿐이거든.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은 옷과 신발 브랜드는 기억하지도 못해. 아이들이 기억하는 것은 니가 사준 물건이 아니라 니가 아이들과 함께 해 준 시간이거든.

- @스페인 세비야에서 / 샌프란시스코 스타일 타코를 즐기는 브라이언&테리 부부 (From 미국)

부모님에게 항상 감사해야해. 그들의 삶이 지금 너의 인생을 만든거니까. 명심해, 지금 너의 삶이, 너의 경험과 생각이 앞으로 너의 아이들의 인생을 만들어줄거야.

- @스페인 세비야에서 / 친구같은, 선생님같은, 부모님같은 밥&디아나 부부 (From 미국)

 

 

행복한 가정, 사회적 지위, 경제적인 여유까지... 내 눈에는 무엇하나 빠지지 않고 이뤄낸 ('성공한 인생'이란 표현이 어색하지 않은) 사람들이었지만 모두가 입을 모아 자신들은 '부족한 부모'라 말했다. '부모'의 역할은 인생에서 가장 어렵지만 동시에 가장 보람있는 그런 것이라고.
 

무엇이든 니가 정말 좋은 일을 하렴.


대학 진학을 할 때, 첫 직장을 선택할 때, 결혼을 할 때 우리 부모님은 내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그렇게 살아오면서 내가 했던 나의 선택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그런 선택들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신 부모님이 나는 참 고맙고 자랑스럽다.

 

 

배울게 많았던 '친구'들. (우리나라 사회에선 말도 붙이기 힘든 위치였을텐데...)

 

 

사람들은 부모가 된다는 것을 우리 삶에서 맞이할 수 있는 가장 갑작스럽고 극적인 변화라 말한다. 맞는 말이다. 경험해보지 않았지만 신체적으로, 정서적으로, 경제적으로 아이가 가져오는 삶의 변화는 정말 어마어마할테니. 점점 SNS에 아이사진을 걸어두는 지인들이 많아지는 요즘 곰곰히 생각해 본다. 

 

나는, 우리는 어떤 부모가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