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ASIA/홍콩&마카오 HK&Macau

[Macau] 타이파 마을의 달콤한 유혹에 빠지다. (Taipa)

빛나_Bitna 2010. 4. 24. 23:17

여기가 바로 타이파


 자고 일어나니 몰아치던 비가 뚝 그쳤다. 어제 제대로 돌아보지 못한 유적지들이 나의 발길을 잡는 듯 했지만 과감히 뿌리쳤다. 왜? 빡센 일정과 많은 사람들로 인해 지쳐버린 나의 동반자 S를 위해 지난 밤 숙소에서 오늘의 계획을 세워놨기 때문에...!! 이름하여 '기력회복 프로젝트!' 마카오 반도 아래 섬 투어 되시겠다. 그 시작은 바로 타이파 섬. 반도에서 연결되는 다리도 있고 택시를 타면 15분정도라 섬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엄청나게 높은 아파트들이 좀 무섭기도..;


무섭게 높히 솟아있는 건물들을 지나 외국인 포스를 풍기는 사람들이 가득한 골목에 도착했다. 안내 책자에 나온 '타이파섬 걷기'에 시작점과 정확히 일치하는 곳에 우리를 내려주는 택시 아저씨의 센스에 감동하며... 우리가 처음 한 일은 바로 식당찾기!!!

Dumbo 레스토랑


 커다란 코끼리 간판에 눈에 띄는 덤보레스토랑. 1층은 식료품과 빵, 쿠키등을 파는 베이커리고 2층이 식당이다. 홍콩의 유명배우들도 즐겨 찾는 포르투갈 음식점이란다. 마카오에서는 일단 포르투갈 음식을 중심으로 먹어보기로 했기에 망설임없이 입장했다.

실내는 완전 중국식당

메뉴판엔 그림도 없다. ㅠ


음식점의 내부는 '포르투갈 음식' 혹은 '유명홍콩배우'보다는 동네 중국집에 가까웠다. 메뉴판엔 그 흔한 사진도 하나 없었고, 일하시는 분들은 영어를 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지 않은가!!! 마카오 관련 자료와 짧은 중국어로 주문에 성공했다.

생선스튜

날치알이 올라간 볶음밥


짜잔~! 얼마나 지났을까? 오늘의 식사, 생선스튜와 볶음밥이 등장했다. 좀 평범하다고? 어쩌랴 생선스튜가 포르투갈의 대표 메인 요리라는데!!! 물론 볶음밥은 밥힘으로 살아가는 한국인을 위한 선택이었지만... 

스튜에는 커다란 감자, 당근, 호박이 통으로 들어가 있고, 양파와 토마토가 새콤달콤한 맛을 내주는 듯 했다. 토막난 생선이 꽤 커서 둘이서 다 먹을 수 있을까 고민하게 만들었다. 맛은 '토마토 소스로 요리한 생선'이란 설명에서 예상한 것과 비슷했다. 다만 소스가 묽어서 생선 깊숙히 양념이 베어들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볶음밥은 예상하지 못한 날치알들 덕분에 풍성했다. 간도 괜찮았고 무엇보다 접시 수북히 쌓인 양이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를 흐뭇하게 했다. 아.. 배부르다~ 

* '칼데이라다(Caldeirada)'라는 단어가 들어간 요리는 토마토 소스로 요리한 생선스튜를 통칭하는 말.

70년 전통의 과자 명가!

길을 따라 있는 맛있는 가게들!

'세라두라'는 유명한 포르투갈 디저트를 파는 곳!

맛있어 보이는 머핀과 파이!

생강 캔디와 쿠키를 쉽게 맛볼 수 있다.


식사를 마치고 동네 산책을 시작하자마자 방금 먹은 푸짐한 식사를 후회하게 되었다. 길가에 줄지어 있는 카페와 베이커리에 맛있어 보이는 디저트들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고 싶고!!!

아담한 건물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사원도 있고!

이 동네 사원엔 동그란 향이 있다는!!

남의 집 대문앞에서 사진찍기 ㅋ

좁은 골목길에서..

예쁜 건물을 지나칠 수 없지!



타이파 마을에는 경마장, 박물관, 사원 등 다양한 볼거리들이 많고 주변에 고층 건물과 호텔이 많다. 하지만 이 곳을 찾는 관광객의 발길을 잡아끄는 것은 익숙한 고층건물이 아니라 작고 낡은 집들이 붙어있는 이 골목인 것 같다. 빛 바랜 건물들이 바싹 붙어있는 골목을 걸으면 뭔가 이국적이면서도 시골에 온 것 같은 기분이다.

쿤하거리 도착!

사람들이 북적북적

걷다보니 갑자기 길에 사람이 많아진 것이 느껴진다. 여기가 바로 그 유명한 쿤하 거리!!! (Rua do Cunha) 타이파 마을에서 놓칠 수 없는 '먹자 골목'이다. 뭔가 맛있는 냄새가 벌써부터 느껴진다. 그럼 골목안으로 출발해볼까?

사람 정말 많다. @_@;


쿤하 거리에는 과자 전문점과 레스토랑, 카페, 디저트샵들이 가득하다. 가게마다 맛있는 냄새로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었고, 사람들은 그 유혹에 빠져 이 가게 저 가게 쉴새없이 들락날락하고 있었다. 우리도 그 유혹에 빠져보기로 했다.

우리가 빠져든 그 곳!

가게 안에 엄청난 사람들


크고 사람이 참 많았던 'Pastelaria Koi Kei'란 가게. 달콤한 강정과 생강향이 도는 엿, 쿠키, 건어물, 육포까지... 정말 다양한 먹는 아이템이 모여있는 곳이었다. 꽤 유명한 가게라 뭔가를 구입하려는 사람들도 많고 가게 직원들이 곳곳에 친절한 미소를 띄고 서 있었다. 신기한 눈으로 가게 안을 구경하다가 우리의 시선이 멈춘 곳이 있었으니...

즉석에서 굽는 생강+아몬드 쿠키

짭쪼롬한 육포!


바로바로 시식코너!!! 그렇다. 이 가게는 판매하는 왠만한 아이템들을 구입하지 않아도 자유롭게 시식할 수 있었다. 특히 방금 구워낸 아몬드가 가득 들어있는 쿠키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알싸한 생강향이 살짝 풍기는 것이 이거 왜 이렇게 맛있는 것이냐!!! 너무 좋아하는 내게 친절한 아저씨는 쿠키 몇 개를 손에 쥐어준다. 보라, 이 통 큰 서비스를!!! 쿠키를 몇 개 집어먹고 살짝 목이 메이려는데 가게 가운데 정수기까지 놓여 있다. 이거 너무 친절한 것 아닌가?! 이것저것 열심히 먹어보고 가게를 나왔다. 한 손에는 큼지막하게 잘라 준 매콤한 양념의 육포를, 다른 한 손에는 타이파 마을의 달콤한 쿠키를 들고... 
 
타이파 마을은 이국적인 골목과 그 사이사이에 달콤함을 감추고 있는 곳이었다.
택시를 타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