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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에서 흐바르 섬으로 이동하기 (Hvar, Croatia)

빛나_Bitna 2011. 11. 1. 00:06

버스표 사는 중


 아침부터 낑낑대며 짐을 끌고 길을 나선다. 오늘은 두브로브니크를 떠나는 날. 이 아름다운 도시를 떠난다는 사실에 눈물이 앞을 가리지만 앞으로 또 만나게 될 크로아티아의 새로운 모습을 생각하면 좀 설레이기도 했다. 필레게이트 앞에서 출발한 버스는 우리를 터미널에 내려놓았다. 아침 8시인데 거대한 배낭을 짊어진 부지런한 청년들이 은근 많구나~

우리를 데려다 줄 버스

두브로브니크에서 스플리트까지!

 

 오늘 우리의 목적지는 흐바르 섬이다. 두브로브니크에서 흐바르 섬까지 가는 방법은 2가지로 두브로브니크에서 페리를 타고 흐바르섬까지 가거나, 두브로브니크에서 버스로 스플리트까지 간 다음 여기서 페리를 타고 흐바르섬으로 들어가는 방법이다. 사실 난 페리를 타고 한번에 흐바르섬까지 가고 싶었지만 두브로브니크-흐바르섬 구간을 운항하는 페리는 일주일에 두 번. 할 수 없이 버스를 타고 스플리트에서 갈아타는 방법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버스는 100쿠나 정도..

두브로브니크에서 흐바르섬까지 페리는 주2회 월요일, 목요일에만 운항한다. (심지어 비성수기엔 변경될 수 있음!)

안녕, 두브로브니크

창밖의 모습도 그림같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멋진 바다


 몇몇 여행족들을 태우고 버스가 출발한다. 두브로브니크에서 스플리트까지는 버스로 약 4~5시간 정도 소요된다. 지도상에서 보는 직선거리는 멀지 않아 보이지만 이 동네 왠만한 도로가 해안을 따라 있는 구불구불한 도로임을 감안하면 어느정도 이해는 간다. 두브로브니크를 떠난지 얼마나 되었을까? 창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바다의 모습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버스를 타기 위해 일찍 일어난지라 버스안에서 눈을 좀 붙이려고 했는데 이거 원...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잖아!!!
 

보스니아 국경 통과 중

 

  두브로브니크와 스플리트 사이에 보스니아의 영토가 포함되어 있다. 한 나라 사이에 끼어있는 다른 나라라니... 나만 신기한가?! 여튼 이 나라들의 히얀한 영토 나누기 덕분에 두브로브니크에서 스플리트로 가는 길에는 보스니아 국경 검문소를 두 번 지나간다. 국경을 지날 때, 경찰 아저씨가 버스로 올라와서 여권을 검사하니 놀라지 말자.

스플리트 버스 터미널

 

  크고 작은 몇몇 도시들을 지난다 싶더니 어느새 도착한 도시 스플리트. 버스에서 짐을 내리자마자 'Sobe (민박)'이라고 쓴 종이를 든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든다. 어느 도시에서나 익숙한 이 풍경.. 소문대로 크로아티아에서 숙박을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듯 하다. 하지만 우리는 스플리트에서 머물지 않고 흐바르섬으로 가는 길이라 이들을 뿌리칠 수 밖에 없었다. 맹렬히 민박을 홍보중이던 이들은 그 와중에 친절하게도 흐바르섬으로 가는 페리를 타는 곳을 알려준다. 

여기가 스플리트

페리터미널이 보인다.

 

 스플리트는 이동성이 꽤 좋은 도시다. 버스터미널과 페리터미널이 마주보고 있는데다 여행족들이 많이 찾는 로마시대 유적지도 그 주변에 붙어있다. 바다를 끼고 있는 항구가 도시의 전부인 것만 같다. 페리터미널에서 흐바르섬으로 가는 표를 구입했다. 페리는 종류에 따라 흐바르 시내로 가거나 외곽지역(스타리 그라드 / Stari Grad)으로 가는 노선이 있었는데 우리는 시간상 스타리 그라드로 가는 편을 이용하기로 했다.

- 스플리트에서 흐바르섬까지는 페리로 1시간(시내로 가는 쾌속선) or 2시간(스타리 그라드행)이 소요된다. 요금은 47쿠나
- 크로아티아 페리노선 및 시간을 확인하려면? http://www.jadrolinija.hr/

흐바르 섬으로 가는 페리

탑승하는 중

 

 터미널 근처 음식점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잠깐의 휴식 시간을 가졌다. 사실 처음 루트를 결정할 때, 스플리트에서 교통편을 바꿔 이동하는 루트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터미널간의 이동도 편하고 교통수단별 시간대가 다양해서 나쁘지 않았다. 역시 앉아서 걱정해봐야 아무 소용없다니깐..!!

배 안에 에스컬레이터!

 

  자동차들이 들어갈 때 예상했지만 페리는 생각보다 거대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들어가게 되어 있고, 실내는 무려 3층이나 된다.
 

객실은 이런 모습

아직 출발하기 전

맨 꼭대기에도 좌석이 있다.

자동차도 탑승가능


 배에 올라타자마자 촌스럽게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넓은 실내에 놓여진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기 편한대로 자리를 잡고 있다. 우리도 얼릉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역시나 동양인이 신기한 사람들은 우리를 열심히 쳐다보지만 이제 이 정도 시선에 나는 너무 익숙해져 버렸다. 매점에서 맥주와 간식을 먹으면서 론리플래닛을 펼쳐들고 흐바르섬에 대한 정보를 찾아 읽는다. 

출발, 흐바르섬으로!

오늘도 멋진 바다.


 오늘 아침에 5시간의 버스여행의 영향인지 2시간의 페리여행은 생각보다 짧게 느껴졌다. 간식먹고, 책보고, 바다 구경하고 그러다보니 금방이다. 우르르 배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보니 정말 어마어마하다. 이 많은 사람들은 이 동네 주민인거야, 놀러온 사람인거야?! 
 

흐바르섬 도착!

터미널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Sobe'


 배에서 내리자마자 시야에 들어오는 휑한 동네, 여기가 좋다고 소문난 흐바르섬 맞는건가 살짝 의심하고 있는 내게 'Sobe (민박)' 표지판을 든 사람들이 다가온다. 설명을 들어보니 스타리 그라드에서 차를 타고 30분 정도 가야 흐바르섬 시내가 나온단다. 

 항구에서 시내까지 이동하는 버스는 이미 만원인지라 다음 버스를 기다려야 하고.. 오늘 숙박할 곳은 어짜피 찾아야 하고.. 섬이 워낙 작으니 어디든 고만고만하겠군.. 여기까지 생각이 끝나자마자 민박 홍보중인 사람들과 흥정을 시작했다. 그리고 새로 지은 깨끗한 아파트라는 인상좋은 모자의 집을 선택했다. 이렇게 나의 예상대로 우리는 편안하게 승용차로 흐바르섬 시내로 이동할 수 있었다. 심지어 공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