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세계일주 562

부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푸나카종 (Punakha,Bhutan)

푸나카에 도착하고 하루를 꼬박 앓았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열과 두통, 설사. 그냥 여행의 신고식이라고, 내가 이렇게 좋은 기회를 얻게 된 것에 대한 누군가의 질투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게 골골대는 하루를 보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신랑의 웃는 얼굴, 호텔 스탭들과 가이드 아저씨의 안부인사 이 모든 것이 나를 일으켜 준 힘이 아닐까. 어렵게 온 5일의 여행 일정 중 하루를 호텔에서만 보냈다는 것이 아깝기도 했지만, 다른 곳에서 아팠다면 하루만에 일어나지 못했을 거라고. 그렇게 되면 우리 여행 전체가 힘들어졌을거라 생각한다. 집 떠나서 어디서 이런 극진한 간호를 받아보겠는가! 여튼 내가 앓아 누운 사이에 신랑과 가이드 아저씨가 이미 여행일정을 다시 세팅해 놓았다. 그럼 이제 출발..

도출라 고개를 넘어 푸나카로... (Punakha,Bhutan)

가볍게 팀부 시내를 돌아보고 또 다시 거하게 점심을 먹고 (그 날도 결국 남겼다는.. ㅠ_ㅠ) 다시 차에 몸을 실었다. 이제 부탄의 두 번째 도시 푸나카를 향해 달려간다. 팀부에서 푸나카까지는 자동차로 두 시간 정도 거리이다. 지도상에서 봤을 때는 그리 멀어보이지 않았는데, 두 도시 사이에 도출라 고개를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단다. 도출라 고개 꼭대기는 3천 미터가 넘는다. 도로 포장상태는 좋지만 잠시도 쉬지 않고 급커브가 등장하는지라 가는 길이 만만치 않다. 운전사 청년이 접대용 운전모드로 최선을 다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꽤 터프했던 기억으로 남게 된 도출라 고개. 구불구불한 산길을 타고 올라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저 멀리 어딘가는 비가 내리고 있는지 구름때문에 시야가 좋은 편..

@자이살메르,인도 - 1박 2일 낙타사파리, '정글의 법칙'이 별건가요?

조금이라도 해를 막아보고자 머플러, 모자, 선글라스를 모두 동원했다. 낙타를 타고 달려서(?) 아니 걸어서 사막에서 별을 보며 잠드는 나름 영화같은 1박 2일 낙타사파리. (걸어가면서 볼 일을 보는 것만 빼면) 낙타를 타고 가는 것은 은근 재밌다. 말, 당나귀, 소 등에 비하면 훨씬 키가 커서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이 스릴있고, 계속 걷기만 하다가 갑자기 한번쯤 달려주면 더더욱 스릴있다. 모닥불을 밝히고 짐을 내리고 자리를 잡았다. 이 조용한 사막의 폭폭한 모래바닥이 오늘 우리의 식당이자 침실이 될 것이다. 밤이 깊어간다. 이미 모래가 차갑게 식어버려서 침낭밖으로 나온 얼굴이 은근 춥다. 빛이라고는 하늘에 가득한 별빛밖에 없는 사막의 밤이 지나간다. 다음날 아침,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래가 떨어지는 것 같..

부탄의 전통을 지켜가는 젊은이들을 만나다. (Thimphu, Bhutan)

깔끔한 호텔에서 맞이하는 상쾌한 아침, 오늘은 팀부 시내를 돌아보고 옛 부탄의 수도인 푸나카로 이동하는 날이다. 오늘 일정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차에 올랐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른다. 위에 오르면 팀부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View point가 있단다. 조금씩 높이가 높아진다 싶더니 저 멀리 뭔가 눈에 들어온다. 자세히 보니 어딘가를 바라보고 앉아계신 부처님상이었다. 산 정상에 위치하고 있는 것 같은데 여기서도 보이는 것을 보면 정말 크기가 크구나! 부탄에서 가장 큰 부처님상으로 아직 제작중이라고 한다. 싱가폴에서부터 전문가를 불러다가 10년이란 긴 기간동안 제작중인데 내년에 완공예정이란다. 부처님상을 중심으로 사원들을 지을 예정이라는데 완성된 모습을 보려면 다시 부탄에 와야 하는건가? ..

은둔의 왕국 부탄에도 한류열풍?! (Thimphu, Bhutan)

여유로운 오후 일정을 마치고 호텔에서 좀 쉬었더니 주변이 슬슬 어두워졌다. 점심보다 더 푸짐하게 저녁을 챙겨먹고 산책삼아 밖으로 나왔다. 그리 늦은 시간이 아닌데 팀부 시내는 차량 통행도 많지 않고 조용하다. 한쪽 골목에 자리한 과일/야채 가게.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이 있어서 큰길가보다는 사람소리가 나는 곳이었다. 채소며 과일이며 큼직큼직한 것이 신선해 보인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나라의 가장 큰 재산은 히말라야가 아닐까 싶다. 높은 산들이 외부의 침입을 막아주었고, 설산에서부터 흘러나오는 물은 이 땅은 풍요롭게 해주었다. 게다가 전 세계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그림같은 풍경까지 선물해 주었으니 말이다. 뒷골목으로 들어서니 사람들이 좀 보인다. 팀부에는 Indian Market이 주기적으로 열릴 만큼 ..

여행 중 소비생활에 대한 단상

여행길에서는 어떤 물건을 구입할 때마다 여러가지를 생각한다. '꼭 필요한 물건인가? 없으면 살기 힘들 정도로?' '대체할 수 있는 물건은 없는가?' '적당한 가격인가?' 잠시 일상으로 돌아가보자. 방 구석에서 먼지만 쌓이다 결국 쓰레기통으로 들어간 그것을 구입하기 위해 난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낭비해 왔는가?! 2012/10/03 @New Delhi, India [오늘의 쇼핑목록 - 인도 유기농 화장품 만세!] - 면봉 30루피 (600원) - Face Wash 99루피 (2,000원) - Toner 149루피 (3,000원)

부탄 사람들과 함께 한 탑돌이, 머리속을 비워보자. (Thimphu, Bhutan)

점심식사를 하고 소화도 시킬겸 팀부시내 남쪽에 있는 내셔날 메모리얼 초르텐(National Memorial Chorten)에 들렀다. 이 곳은 3번째 선왕의 묘가 있어 '추모기념비'라고도 불리우는 곳이란다. 한쪽에 커다란 마니차들이 있고, 한 가운데 순백색의 초르텐이 세워져 있다. 뭔가 익숙한 모습이다 싶었는데, 티벳에서 수없이 보았던 그 모습과 비슷하다. 티벳과 부탄은 여러가지로 공통분모가 많다고 한다. 지리적으로 근접해 있는 이 두 국가는 종교, 언어, 문화 심지어 사람들의 생김새나 전통의상의 느낌까지도 비슷하다. 현재 큰 차이가 있다면 현재 부탄은 하나의 국가로 인정받으며 비교적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것에 비해, 티벳은 중국에 의해 중국의 일부 지역으로 편입되어 있다는 슬픈 현실이다. 특별한 ..

세계에서 유일하게 신호등이 없는 수도, 팀부로 가는 길 (Thimphu,Bhutan)

공항을 빠져나가자 누군가를 기다리는 몇몇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 가운데 나와 신랑님의 이름을 발견! 그렇게 우리의 부탄 여행을 책임져 줄 가이드 쏭남씨를 만났다. 동글동글 온화한 얼굴의 그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이 나라의 모습을 닮았다. 운전하는 청년과도 차례로 인사를 나누고 전체적인 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차에 올랐다. 그런데 이 차량은 바로 현다이! 현대자동차다. 부탄에서는 한때 도요타의 인기가 하늘을 찔렀는데 지금은 어딜가도 현대란다. 현대,삼성 등 한국 기업 제품들이 부탄에도 많이 있고, 인기도 높단다. 자랑스럽군하! 부탄의 유일한 국제공항인 파로공항에서 수도인 팀부까지는 자동차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른 아침부터 움직이느냐고 피곤할 수 있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그림같은 풍경때문에 한순간..

드룩에어를 타고 부탄왕국에 첫 발을 딛다. (Paro, Bhutan)

캘커타 국제공항은 아침부터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 많은 사람들때문에 혹시 시간이 부족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잠시, 드룩에어 체크인 카운터는 기다리는 사람 하나 없이 한가하기만 하다. 여유롭게 앉아있던 직원들이 갑자기 등장한 손님(심지어 외국인!) 덕분에 분주해졌다. 비자를 프린트하는 것을 깜빡해서 갤럭시노트로 보여줬는데, 혹시 필요할 수도 있으니 본인들 사무실에서 프린트를 해준단다. 감사감사! 오늘 탑승인원은 27명, 작은 프로펠러 비행기란다. 수속을 마치고 직원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부탄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탑승수속을 하러 다가온다. 생김새는 인도보다는 티벳이나 오히려 우리나라 사람과 비슷하고, 생각했던 것보다 키도 크고 덩치도 크다. 산 사람이라서 그런가? 부탄으로 가는 유일한 항공..

@아그라,인도 - 지금은 세계여행 중, 길 위에서 맞이하는 추석

결혼 후 함께 맞이하는 두 번째 추석. 공교롭게도 첫번째 추석은 신혼여행 길이었고, 지금 두번째 추석은 세계여행 길이다. 명절에는 가족끼리 모여 시끌시끌하게 보내야 하는데, 우리 때문에 조용한 명절을 맞이하실 부모님이 생각나는 날이다. 인터넷이 되는 숙소를 찾아 안부 전화와 메일을 드리고 나니 마음이 좀 편안해 지는구나. 타지마할로 유명한 인도 아그라에서 인도의 수도 뉴델리까지는 기차로 3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이동시간이 짧아 저렴한 Sleeper class를 예약했는데, 입석과 무임승차의 습격으로 기차칸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한국에서는 귀성/귀경길 교통대란으로 고생하고 있겠지만, 우리는 인도에서 좌석을 찾아 전쟁을 치뤄야 했다. 그 와중에 외국인이 신기했는지 우리 좌석을 찾아주고 비켜주는 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