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Life Style/리뷰 Review

[Book] 소비의 심리학

빛나_Bitna 2006. 4. 5. 09:34
‘왜 여자들은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해야 하는가?’, ‘왜 세 들어 살면서 고급 승용차를 구입하는가?’, ‘왜 요즘 여고생들은 BBQ치킨을 먹는가?’, ‘왜 점심은 2000원짜리 라면, 후식은 5000원짜리 스타벅스인가?’ ...... 나도 소비자지만 소비자는 참 어렵다. 이는 비단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역자도 서문을 통해서 ‘소비자만 제대로 이해한다면 전략 수립의 80%는 끝난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지 않은가..

니즈, 동기, 성격, 지각, 학습, 태도, 사회적 역할, 소속, 가족, 사회적 계층, 연령대, 선택 – 저자는 소비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12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12개의 키워드와 각각의 키워드에 따른 이해하기 쉬운 예시, 그에 따른 꼼꼼한 설명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예시가 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동기에 관한 예문으로 ‘당신은 왜 당신의 아이에게 쿠키를 사주나요?’라는 물음에 대한 엄마들의 답이었다. 대부분의 엄마들은 영양학적으로 쿠키가 나의 아이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허나 한 용감하고 솔직한 엄마의 답은 ‘아이가 좋아하니까 아이를 꼬시기 위해서’ 였다. – 어떤 것이 진짜 구매동기라 생각하는가? 쿠키의 영양? 아니면 아이들을 꼬시기 위한 뇌물?

나는 엄마가 아니기에 내용을 바꿔 스스로에게 질문해봤다. ‘너는 왜 아이팟 나노를 샀니?’ (얼마 전에 구입했다.) 아마 난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용량에 비해 가격이 합리적이고, 사용하기도 편리하고, 프로그램도 편리하고 어쩌고 저쩌고.. 허나 솔직히 말하면 다 거짓말이다. 내가 나노를 산 이유는 간단하다. ‘예쁘고, 뽀대나자나!!!’

이렇게 소비자는 때때로 직접적인 구매동기를 감추기도 한다. 저자는 이런 현상을 두고 모두가 사회적 규범을 잘 따르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아무도 자신이 거기에서 벗어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 '다원적 무지'라는 현상이라고 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소비자를 아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책을 읽으면서 지난 학기 ‘소비자 행동’ 수업시간이 떠올랐다. 그 때 배운 두꺼운 ‘소비자행동’ 책과 비교했을 때, 이 책은 이전에 공부하던 책보다 두께도 얇고 일반인도 이해하기 쉬운 용어들로 되어 있었다. 하나 사서 책꽂이에 꽂아두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이 때문인가? 이 책은 소비자의 마음(책을 학습을 위해 읽는 사람들)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 하면 아무도 만족시킬 수 없다. 개인 혹은 작은 그룹들로 나눠져 있는 오늘날의 소비시장에서는 과거의 거대한 시장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를 만족시키려면 시장을 각각의 특성에 맞게 세분화해야 한다. 그리고 세분화된 시장에서 가장 잠재력이 큰 곳을 선택하고 그들에게 그들만을 위해 맞춰진 무언가를 공급해야 한다. 우리가 소비자에 대해 공부하는 목적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처럼 소비자를 알면 마케팅이 즐거워질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