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Life Style/리뷰 Review

[Book] 모모

빛나_Bitna 2006. 4. 14. 00:14
우리 나라를 휩쓸고 간 삼순이 덕분에 베스트셀러 대열에서 내려올 줄 모르던 책이다. 따끈따끈한 신작도 아닌데 서점에 가득 쌓여 있는 것을 보며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방송, 언론의 영향력은 정말 대단하다;;;)

작가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모모라는 작은 꼬마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의 내가 가질 수 없는 순수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 느낌을 솔직하게 써내려간 문체가 인상적이었다. 비교적 읽기 쉬운 문체와 두께에 비해 은근히 큼직한 글씨 덕에 1시간만에 다 읽어 버렸다. 어른들에게는 너무 바쁘게만 살았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어린이에게는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선물하는 책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나라 책은 너무 호화스러운 포장을 한다. 그래서 책값도 터무니없이 비싸고... 가볍고 저렴한 페이버북으로 안되겠니?!;;)

시간을 보내는 방법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해 준 책이었다. 언제나 '빨리빨리'를 외치는 한국 사람들은 1분, 1초라도 아끼려 애를 쓰며 그 안에서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 마치 회색 신사들에게 시간을 저축하는 마을 사람들처럼... 우리나라 사람도 아닌 작가가 마치 한국인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것 같았다.

나의 생활을 한번 돌아보자. 버스를 놓치지 않으려고 뛰고, 횡단보도 초록색 불을 향해 또 뛰고... 나는 시간을 저축하는 것도 아닌데 항상 바쁘다. 결국 나의 생활, 나의 시간에 타인을 위한 배려는 없다. 왜 우리는 타인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사용하는 것에 그리도 인색한 것일까?
문득 몇 일전, 자소서를 쓰던 일이 생각났다. 가장 쓰기 어려웠던 항목은 자기소개나 지원동기가 아니었다. '타인의 행복을 위해 자신이 특별히 노력했던 경험'을 쓰는 항목을 채우기 위해 몇 번이나 나의 생활을 되짚어 봐야 했을까?! 왜 그렇게 떠오르는 에피소드가 적었을까?!

무조건 느리게 사는 것이 최고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때로는 모모처럼 내가 아닌 남을 위해 나의 시간을 사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모모처럼 사람들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 되어 보자. 나와 이야기하는 모든 이들이 마음의 평화를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된다면 결코 헛된 시간 낭비가 아니니까...

시간은 삶이며, 삶은 우리 마음 속에 깃들여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