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ASIA/홍콩&마카오 HK&Macau

[Hongkong] 면세점에게 빼앗긴 출발의 설레임.

빛나_Bitna 2010. 1. 22. 19:00
 면세점은 대체로 공항면세점 > 시내면세점 > 인터넷 면세점 순서로 가격대가 형성된다. 각각 장단이 있지만 나는 쉽고 가격도 저렴한 인터넷 면세점을 주로 이용하는 편이다.

주로 구입하는 아이템은 화장품. 백화점 1층의 손떨리는 가격표를 눈으로 확인한 언젠가부터 출국할때마다 꼬박꼬박 온 가족 화장품을 책임지고 있다. 이번에도 약간의 화장품들을 구입했다. 인터넷 면세점 사이트들을 뒤져 가격비교 + 쿠폰 신공을 펼쳐가면서... 그.런.데.

'연휴로 인해 면세품 인도장 혼잡이 예상되오니 여유롭게 공항으로 나와주세요.'하는 문자가 날아오는 것이 아닌가! 도대체 얼마나 사람이 많길래... 불안한 마음에 예정보다 1시간 빠른 공항버스에 몸을 실었다. 탑승수속은 뭐 그럭저럭 괜찮았다. 그러나 오. 마이. 갓.

2009/12/25 끔찍했던 인천공항 면세품 인도장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지금이 진정 새벽 6시가 맞냔 말이다! 나름 여러번 면세점을 경험했지만 이런 경우는 정말 보다보다 처음봤다.

면세품 인도장은 사람이 들어갈 틈이 없어 밖으로 넘쳐있었고, 길게 늘어선 줄은 인도장 밖 꽤 멀리까지 이어져 있었다. 외국인들이 신기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비상걸린 공항/면세점 관계자가 나와서 현장(?) 사진을 찍고, 시간내에 인도받지 못해 항의하는 사람, 새치기하지 말라고 소리치는 사람까지 완전 아수라장이었다.

면세점에서 보내준 문자덕에 비교적 여유롭게 공항에 도착한 빛나씨. 일단 평소보다 2~3배 이상 많은 인원을 배치한 롯데면세점에서 1차 품목을 인도받았다. 항상 가장 붐비는 곳이 롯데라 걱정했는데 이번엔 정말 많은 준비를 한 듯 하다. 액체포장하는 코너를 따로 만드는 센스까지!

신라면세점은 번호표를 받는 줄이 가장 긴 곳이었다. 그래서 번호표를 받음과 동시에 물건을 찾을거라 기대했지만 번호표를 받고 나서도 30~40명은 기다려야 했다. 도대체 왜 번호표를 받기 위한 줄이 그렇게 길었는지 의문이다. 막 뽑아갈 것을 우려한다면 사람이 나눠주면 되는 것을...

가장 힘겨웠던 곳은 워커힐 면세점. 번호표는 가장 먼저 받았는데 내 앞에 무려 106명이란 대기인원이 있었고, 히얀하게도 번호가 넘어가질 않았다. 평소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창구 1개, 직원도 2명이 전부인데 엄청나게 몰려든 사람이 원인이었다. 왜 이렇게 많은걸까? 알고보니 온라인에선 무분별한 쿠폰 찍기를, 오프라인에선 대폭세일을 했단다. 뭐 이벤트 좋다. 하지만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었으면 당연히 뭔가 대책을 세웠어야지!

롯데, 신라에서 물건을 찾고 워커힐에서 구입한 상품을 어찌해야 하나 고민하던 빛나씨는 내 앞사람들이 물건찾기를 포기해주는 덕분에 밀리고 밀려서 찾았다. -_-V 무려 3시간만에...;;; 승자의 미소를 지으며 전쟁터속을 빠져나와 게이트를 향해 달렸다. Final call이란다. 더 늦었으면 부끄럽게 안내 방송에 나올 뻔 했다.

정신없이 탑승했더니 바로 뱅기가 뜬다. 새벽부터 치룬 거대한 면세점 전투는 내게 출발의 설레임을 빼앗아 버렸다.  (뭐 그래도.... 양손은 묵직하니 뿌듯하긴 하다만...;;; )
 

내가 좋아하는 아시아나 비빔밥!


* 면세품 인도장에서 물건을 받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인도장에서 물건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겼다고 당황하지 말자. 특정 기간내에 출국하면 다시 찾을 수 있고 기간이 지나도 찾아가지 않으면 환불된다. 너무 불안에 떨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