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세계일주 562

플로레스 숙소 - La Mesa de los mayas (Flores,Guatemala)

우리가 플로레스에 도착한 시간은 늦은 오후였다. 이른 아침 벨리즈 키코커 섬을 출발(배)해서, 벨리즈시티에서 벤께 국경으로 이동(버스)한 후, 과테말라 국경을 넘고(택시+도보), 플로레스로 가는 콜렉티보(미니버스)를 잡아탔다. 긴 기다림없이 바로바로 갈아타고 오긴 했지만 이 과정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기에 플로레스에 도착했을때 난 적당한 숙소를 찾아 눕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서둘러 눈에 띄는 몇 개 숙소의 문을 두드렸고, 지나 온 중미나라와 비교했을때 큰 폭으로 낮아진 숙소 비용에 깜짝 놀랐다. 두어개의 숙소를 놓고 고민하다 깔끔하고 볕이 잘 드는 휴식공간이 있는 이 숙소로 낙찰, 짐을 풀었다. 두 개의 싱글침대가 놓여있는 방은 심플하고 깔끔했다. 에어컨을 켜지 않는 조건으로 들어왔는데 다행히 머무는 동안..

두 달 하고도 반, 인도 여행의 끝 (Mamallapuram, India)

이른 아침부터 알람이 울린다. 평소라면 빠른 속도로 알람을 끄고 다시 잠을 청했을 신랑이 오늘은 벌떡 침대에서 일어난다. 이제는 조금 익숙하게 그리고 훨씬 빨라진 속도로 짐을 챙기는 우리 부부. 오늘은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인도 여행이 끝나는 날이다. 다른 도시가 아니라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 날이다. 기차도, 버스도 아닌 무려 비행기로! 그 동안 대충, 아무렇게나 집어넣고 다니던 수 많은 액체들을 큰 배낭에 쑤셔넣고 나니 예약한 택시가 도착했다. 짐을 트렁크에 쑤셔넣고 지금까지 긴 시간을 함께 한 제주커플과 눈물의? 작별인사를 나눴다. 여행을 하면서 만난 인연은 짧은 시간에도 금새 친해진다. '여행'이라는 공통된 그리고 가슴 설레이는 주제가 있는데다 하루 24시간 중 12시간은 함께 지내기 때문이다. 평..

마말라푸람, 돌 좀 깎는 사람은 여기 다 모였네 (Mamallapuram, India)

딱,딱,딱,딱. 마말라푸람의 아침은 돌을 두드리는 소리로 시작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동네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석공들이 거주하고 있으니까. 그들의 일과는 돌을 깨고 다듬는 것으로 시작하고 끝난다. 석공들의 거리에 접어들면 뽀얗게 날리는 돌가루 속에서도 묵묵히 작업에 열중인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마말라푸람은 예로부터 예술적인 재능을 가진 석공들로 유명한 동네라고 한다. 주먹만한 조각부터 사람 한 명보다 훨씬 큰 거대한 조각들로 가득한 석공들의 거리는 갤러리를 방불케한다. 대부분이 불교 혹은 힌두교와 관련있는 조각들이지만 코끼리, 강아지, 호랑이 등등 동물 조각도 많은 편이었다. 석공들은 어제도 오늘도 망치질을 하느냐고 바쁘기만 하다. 그런데 작품활동에 매진하는 것은 좋은데 이걸로 생계가 유지되긴..

마말라푸람, 인도스타일 바닷가 데이트 (Mamallapuram, India)

남인도의 햇살은 뜨겁다. 더 이상 까맣게 타는 것을 막아보려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었지만 뜨거운 태양을 피할 길이 없구나. 마말라푸람에서 그리고 인도에서 마지막 날, 오늘은 긴 시간을 함께 한 제주커플과 함께 마말라푸람의 주요 유적지를 돌아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바닷가 사원. 말 그대로 뱅골만을 내려다보는 위치에 있는 힌두사원이다. 이 사원은 7세기경 마말라푸람이 인도양과 아라비아 해를 넘나드는 동서 교역의 출발지로 번영했던 시기에 지어졌다고 한다. 시바, 비슈뉴 등 이제는 익숙한 힌두교의 신들을 위한 신전들이 모여있는데, 지금까지 보았던 남인도 사원들과 비교하면 수수한 편이다. 과거 이 곳에는 7개의 비슷한 사원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세월의 힘에 지금 현재는 이 사원만 남아있다고. 제 아..

마말라푸람, 정전이 일상인 동네 (Mamallapuram, India)

인도여행의 마지막 도시 마말라푸람에 무사히 도착, 뜨거운 해가 들어갈쯤에 천천히 동네 구경을 나섰다. 가장 처음으로 만난 것은 크리슈나의 버터볼 (Krishna's Butter Ball). 이 독특한 이름의 주인공은 돌로 된 언덕 한 가운데 덩그러니 놓여있는 커다란 바위덩어리였다. 모양도 공처럼 동그란데다 조금만 힘을 주어도 언덕 아래로 굴러 내려갈 것 같은 아슬아슬한 위치에 놓여있어 많은 사람들의 설정샷 포인트로 인기가 좋은 편이었다. 신기하긴 하지만 비슷한 아니 더 아슬아슬하게 놓인 돌 덩어리들을 함피에서 수 없이 보았기에 그리 감흥이 크진 않았다. 다만, 왜 수 많은 인도의 신 중에 '크리슈나'의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궁금할 뿐. 길을 따라 걷다보면 안쪽으로 벽을 깎아서 만들어진 사원들이 모습을 드러..

까냐꾸마리에서 마말라푸람, 인도여행 마지막 장거리이동 (Mamallapuram, India)

힌두교 축제 디왈리는 우리에게 색다른 까냐꾸마리의 모습과 함께 도시 밖으로 나가는 교통편의 부재를 선물해 주었다. 축제 기간동안 힌두교 성지인 이 곳에 들어오고 나가는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기차고, 버스고 모두 마비상태였으니까. 몇 번의 시도끝에 간신히 첸나이로 가는 버스표를 구했는데, 그 마저도 근처 도시인 나가르코일(Nagercoil)에서 갈아타는 것이었다. 까냐꾸마리에서 시내버스로 갈 수 있었지만 우리는 과감히 택시를 이용하기로 했다. 지금 우리는 네 명이니까. 네 사람의 짐을 꾸역꾸역 집어넣고서 택시는 나가르코일을 향해 출발했다. 우리보다 연식이 되어보이는 클래식카는 겉보기에는 빈티지하고 근사했지만 승차감은 영... -_- 덜덜거리는 소리하며 방지턱을 넘을때마다 온몸으로 충격이 느껴지는 것이..

까냐꾸마리, 인도 힌두교의 성지 구경하기 (Kanyakumari, India)

우리가 까냐꾸마리를 찾았을 때는 인도 힌두교 최대 명절(?)인 디왈리였다. 덕분에 평소에는 (우리같은) 여행자만 쓸쓸히 돌아 다닌다는 까냐꾸마리에 유난히 많은 현지인들이 몰렸다. 인도 사람들에게 이 곳은 땅끝마을이기 이전에 힌두교의 성지이니까. 그래서 오늘은 현지 사람들을 따라다녀보기로 했다. 일출을 보고 부지런히 어디론가 발걸음을 옮기는 이들을 얼릉 따라나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타난 것은 까냐꾸마리 사원. 이 사원으로 말할 것 같으면 이 지역의 처녀 여신 Parvti를 봉한 사원이란다. 그녀는 시바신과 결혼하기 위해 이 자리에서 참회를 했지만 끝내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영원한 처녀로 남게 되었다고. 힌두교에서 이 사원은 화합과 신성의 상징이란다. 솔직히 사원에 얽힌 이야기는 아무리 노력해봐도 왜 신..

까냐꾸마리, 인도대륙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Kanyakumari, India)

여기 까냐꾸마리는 인도대륙 최남단에 위치한 마을이다. 어젯밤 잠이 들면서까지 내일은 일출을 봐야 한다고 중얼거리던 신랑은 첫 번째 알람이 울리자마자 벌떡 자리에서 일어난다. 평소에는 알람시계 두 세개로도 부족한 사람인데... 이것이 땅 끝이 주는 힘이랄까? 부지런히 숙소를 빠져나와 바닷가로 향했다. 이른 시간이라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그건 나만의 착각, 여기저기 몰려나온 사람들로 시끌시끌하다. '땅끝마을 = 일출보기'는 남녀노소 국적불문의 공식인건가? 사람이 많은 것은 바다쪽도 마찬가지. 물 밖으로 일부 튀어나와 있는 바위위에도 사람이 가득하다. 혈기넘치는 젊음에게 몰아치는 파도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나보다. 이리저리 기웃기웃 사람들속에서 한참을 해메다가 자리를 잡았다. 이제 일출을 감상할 시간! 하..

@갈라파고스,에콰도르 - 다이버들의 로망, 갈라파고스 다이빙 (Galapagos,Ecuador)

몇 일간의 갈라파고스 육지탐험이 끝나고, 이제는 바다 속을 탐험할 시간. 설레임이란 녀석은 거센 파도로 인한 흔들림마저도 느끼지 못하게 하는구나. 기대만큼 시야가 좋지 않았지만, 워낙 많은 종류와 숫자의 물고기가 서식하는 곳이다보니, 모두들 입수와 동시에 주변을 둘러보느냐 정신이 없다. 이거야말로 '물 반, 고기 반'이란 표현이 어울리는 곳이랄까. 갈라파고스의 바다는 항상 물이 차고 조류가 강하다. 때문에 다른 바다처럼 알록달록한 산호를 보기 힘들다. 하지만 만나기 힘든 바다생물들이 곳곳에서! 심지어 무리지어! 출몰해주니, 갈라파고스의 바다는 육지만큼이나 독특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구나. - 신랑, 망치상어 봤어? 상어떼는? 가오리떼는? 거북이도 몇 마리였더라...? + 어어, 다 본 거 같아. 조류는 ..

@갈라파고스,에콰도르 -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하는 곳 (Galapagos, Ecuador)

갈라파고스. 심히 부담스러운 물가의 여행지지만 나는 꼭 이 곳에 오고 싶었고, 이 곳에 머무는 몇 일 동안, 우리는 간만에 부지런한 여행자로 변신했다. 매일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부지런히 방문했던 크고 작은 섬들. 저마다 다른 모습의 지형과 동물들을 가지고 있어 매일매일이 새로웠다. 지진과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갈라파고스의 섬들은 지금도 살아 움직이고 있단다. 갈라파고스에서 만날 수 있는 수 많은 생명들은 아프리카와는 또 다른 세상. 이름조차 익숙하지 않은 새, 다른 대륙에서 이주해 온 아이들, 섬에서 살아남기 위해 진화된 아이들... 섬의 생태계는 지금도 조금씩 진화하고 있는 것 같았으니까. 갈라파고스에서는 사람보다 동물이 우선이다. 섬에 상륙한 모든 사람은 가이드가 전하는 규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