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13

[Laos] 라오스에서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다.

방콕 신공항 시설은 끝내준다. (그래도 역시 공항은 인천공항이지만..) 엄청나게 넓은 곳에 명품샵과 분위기 좋은 카페가 구석구석 숨어있다. 라오스에 정신을 놓고 온 것일까, 이 화려한 공간이 어색하기만 하다. 구석에 쪼그려 앉아 사람 구경을 했다. 양손 가득 선물꾸러미를 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웃고 있다. 쇼핑할 시간도 장소도 마땅치 않았던지라 나의 손은 텅~비어 있다. 그래도 난 행복하게 웃고 있다. 왜?? 이제 집에 가는 거니까!!! 방콕에서 홍콩을 살짝 스치고 인천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 졸다가 깨는 것을 반복했더니 잠도 안오고 심심하다. 맥주를 한 잔 시켜놓고 사진을 보며, 여행을 정리한다. (지금이다, 여행길에서 내가 좋아하는 정리하는 시간.) '거기가 어디예요?', '뭐하러 가세요?', '위험하..

[Laos] 안녕~ 라오스, 안녕! 태국 (Vientiane - Udon Thani)

짐을 정리한다. 혹시 빼놓은 것이 없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고, 빈 통들을 휴지통에 넣어준다. 샴푸통, 비누통, 물통... 전부 빈 통들만 버렸는데 이상하게 가방이 가벼워진 기분이다. 친절한 info. 아저씨에게 굿바이 인사를 한 뒤, 말리남푸를 나섰다. 말리남푸 앞에 모여있는 툭툭들은 그럴듯한 요금표를 가지고 와서 이 것이 비엔티엔 툭툭의 정가라고 한다. 방금 탓루앙, 빠뚜싸이, 통캄칸까지 다 툭툭타고 왔다갔다 했다고 했더니 금새 가격이 70%씩 다운된다. 이래서 장사할 수 있겠어?! ㅋㅋ 이렇게 툭툭을 타고 라오스 국경으로 향했다. 툭툭 밖으로 목을 빼고 비엔티엔을 둘러본다.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길을 걷는 사람들이 손에 꼽힌다. 첫 날에도 마지막 날에도 여전히 조용하고 평화로운 비엔티엔. 언젠가 다..

[Laos] 비엔티엔에서 말리남푸를 찾으세요. (Vientiane)

라오스에서의 마지막 밤을 위해서 난 대단한(?) 일을 했다. 바로 숙소예약. 항상 도착해서 찾아보는 대책없는 여행자인데 루앙프라방에서 무려 전화로 예약까지 해주는 그런 놀라운 일을 했다는거~ 예약한 숙소는 '말리남푸'. 여행하며 만난 모든 이들이 목에 힘을 주어 강력추천한 곳이다. 자~ 그럼 말리남푸 왜 소문났는지 좀 볼까? 일단 말리남푸에 도착한 날 생각한 좋은 점은 이렇다. 비엔티엔 공항 택시정류소에서 내가 '남푸근처에...'라고 말했을 뿐인데, 기사아저씨들이 '말리남푸 가니?'라고 물었다. 워낙 유명한 숙소라서 모르는 사람이 없단다. 지도따위 없어도 찾아갈 수 있는 편리함. 크크. 체크인을 하는데 훌륭한 영어를 구사하는 info 아저씨. 게다가 아주아주 친절하다. 3층 방으로 안내하며 당연하다는듯이..

[Laos] 비엔티엔 관광(?)의 정석 (Vientiane)

라오스에서 맞는 마지막 아침. 우돈타니를 찍고, 방콕까지 가는 빡빡한 일정인지라 마음이 급하다. 여행오면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는 새나라의 빛나씨(?)는 가벼운 마음으로 성큼성큼 잘도 걷는다. 자.. 그럼 걸어볼까? 난 여행할 때, 빡빡한 일정을 세우지 않는 편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적어놓고 하나하나 지워가는 것으로 만족한다. 그런 내가 이른 아침부터 발걸음을 재촉해서 남푸에서 무려 15분이나 걸어 온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저 빠뚜싸이(Patuxai, Victory Gate of Vientiane)다. 나는 꼭 이 곳에 올라보고 싶었다. 빠뚜싸이는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것을 기념하여 만든 탑으로 그 모습이 프랑스 개선문을 닮았다고 한다. 프랑스에서 독립한 기념인데 프랑스 개선문을 본따 만들었다니 이..

[Laos] 라오스에서는 내가 연예인포쓰라고?! (Luangprabang)

반파놈 마을에서 돌아와 강변에 근사한(?)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루앙프라방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근사하게 먹어주겠다는 생각을 가득 안고서... 우리나라에서는 한강변 레스토랑엔 사람들로 북적이는데 이 곳에는 북적이는 식당을 찾기가 쉽지 않다. 시원한 그늘아래 강을 바라보고 앉아 식사를 즐겨준다. 식사를 하며 열심히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는데 어디선가 함성소리가 들린다. 내일 저 좁고 길다란 배로 경주가 열린다고 하더니 정말 열심히 연습중이다. 아.. 하루만 더 있었으면 이 축제를 구경할 수 있었을텐데... 다시 한번 짧은 일정을 탓해본다. (루앙프라방에서 만난 이들이 열심히 내게 설명해주던 그 축제. 결국 이름도 알지 못했다. ㅠ_ㅠ) 비행기 시간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급하다. 식사를 마치고 열심..

[Laos] 평화로운 라오스 마을을 거닐다. (Luangprabang)

루앙프라방에서의 마지막 날. 동굴을 갈까, 폭포를 갈까 열심히 고민하다가 루앙프라방 인근에 있는 반파놈(Ban Phanom)마을에 가보기로 했다. 거기에 가면 게스트하우스와 레스토랑이 없는 라오스의 모습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면서... 반파놈마을까지 데려다 준 기사가 우리를 내려놓은 곳은 상점이었다. 우리가 이 곳에 기념품이라도 사러 왔다고 생각한 것일까?! 기념품은 루앙프라방 나이트 바자에서 충분히 질렀다고!!!!! 그래도 친절한 웃음을 보여주는 기사의 얼굴을 봐서 상점안으로 들어갔다. 구경하는 사람도 없는 이 곳에는 나이트바자에서 지겹도록 본 물건들이 가득하다. 특별할 것 하나 없단 생각으로 발길을 돌리는데 나의 시선을 이끈 것이 있었으니 바로 한지공예품. +ㅁ+ 전날 나이트바자에서 ..

[Laos] 이 밤은 깊어만 가고... (Luangprabang)

입장료도 받고, 카메라도 보관하고 들어가야 하는.. 나름 엄격한(?) 루앙프라방 왕궁박물관. 정오에는 쉬는 시간이라서 루앙프라방 산책을 모두 마친 오후 늦게야 들어갔다. 왕실 가족들이 거주했던 곳이라 하기엔 소박한 맛이 있다. 맨 마지막 홀에 다른 나라의 국왕(또는 대통령)이 보내온 물건들이 있었는데, 나라의 특색이 담긴 아이템들이 눈길을 끌었다. (우리나라에서 보낸 물건은 없었지만..) 박물관을 나왔더니 길이 천막을 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매일 저녁 열리는 루앙프라방의 나이트바자. 옷, 가방, 신발부터 악세사리, 가구 등등 그야말로 없는 건 없고, 있는 건 있는 다 있는 곳이라고 할까나..?! 전날엔 너무 늦어서 정리하는 모습만 봤었는데 (밤 11시쯤 철수분위기) 오늘은 열리는 것부터 보니 구경하고 ..

[Laos] 튼튼한 두 다리만 있으면 OK!!! (Luangprabang)

숙소에서 나갈 준비를 하고 거리로 나왔다. 오늘은 뭘 하느냐고? 흠, 글쎄.... nothing... -_-;;; 이번 여행의 컨셉은 '아무 계획없음'인데 (사실 난 항상 그렇지만..) 난 나름 계획에 충실하고 있다고...!!!!! 그래서 오늘은 특별한 목적지 없이 루앙프라방의 거리를 걷기로 했다. shong이 알려준 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봐야겠다. 뜨거운 날씨덕에 사람이 많지 않다. 주변 카페에 모여서 수다떨고 있는 서양 언니,오빠들이 전부일 뿐... 큰 길을 따라 얼마나 걸었을까... 박물관을 지나니 사원이 하나 보인다. 이 동네에선 사원이 더 이상 신기해 보이지 않긴 하지만 나름 잘 다듬어진데다 은근 관광객이 많다. 그래서 한번 들어가본다. 사원의 이름은 Wat mai suwannaphumaham...

[Laos] 라오스에서 친구들을 사귀다. (Luangprabang)

탁밧이 끝난 후에 골목에 있던 사원이 눈에 들어온다. 조심스레 사원에 들어가 셔터를 눌렀다. 이른 아침에 조용한 사원 너무 멋지지 않은가... 얼마동안 그 조용함을 즐기다가 발길을 돌려 숙소로 향했다. 그리고 사원 입구에서 주황색 옷을 입은 그들을 만났다. 항상 단정하고, 과묵하고, 가까이 가면 안될 것 같은... 왠지 나와는 다를 것 같은 포스가 느껴지는 것이 스님의 이미지인데 헬로우를 외치는 그들의 모습은 왠지 좀 깬다?! 여튼 그들은 내게 일본인이냐고 묻는다. 괜히 심통나서 "NO!" 했더니 바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다. 오, 이 스님들 뭔가 센스있는 사람들이구나!!! 그들의 이름은 tongkao와 shong. 이렇게 시작된 대화는 끝날 줄 몰랐다. 지금까지 만난 사람중에 가장 유창한 영어를 ..

[Laos] 탁밧으로 시작하는 루앙프라방의 아침 (Luangprabang)

긴 버스여행과 열심히 마신 라오비어 덕분일까... 5시 30분에 맞춰놓은 알람이 야속하다. 급히 세수만 하고 대충 모자를 눌러쓴 채 숙소를 나섰다. 그런데... 얼라리오?! 어제 밤, 숙소 아저씨가 6시부터 시작이라고 했는데 스님들이 벌써 숙소 앞을 지나가고 있는게 아닌가!!!!! 늦은 건가?! 아침부터 이게 뭐냐 궁금하다고? 이것이 바로 루앙프라방의 '탁밧' (혹은 딱빳이라 발음하기도..) 우리나라의 '탁발'이다. 루앙프라방에서는 매일 아침 모든 사원의 스님들이 나와 마을을 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 시간에 맞춰 나와 준비한 음식을 스님들에게 드린다. 불교국가인 라오스의 어느 도시에서나 볼 수 있지만 루앙프라방만큼 규모가 큰 곳도 없을 것이다. '사원의 도시'란 이름처럼 많은 사원이 있고, (마치 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