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AFRICA/남아공 South Africa

아프리카 렌트카 여행, 아프리카에서 자동차 렌트하기 (Southern Africa)

빛나_Bitna 2014. 10. 16. 06:23

 

아프리카의 교통수단 (@마푸토, 모잠비크)

 

로컬버스는 대부분 봉고차 (@나뉴키,케냐)

 

 아프리카를 여행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은 바로 교통이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나라들은 우리나라와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넓은 면적을 자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이 제대로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도시 사이를 이동할 수 있는 대중교통이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당장이라도 멈출듯한 로컬버스는 거리대비 엄청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면 500km 이동에 20시간;; ) 만약 일정이 너무나도 여유로워 이들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하더라도 15인승 봉고차에 40~50명이 기본으로 낑겨타는 로컬버스를 경험하고나면 '아...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이러는걸까'하는 의문에 빠질지도 모른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것이 바로 렌트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이하 남아공)을 중심으로 한 주변국들은 시원하게 뚫린 도로를 갖추고 있고, 국가간의 육로 국경이 활짝 열려있기 때문에 렌트카는 각 나라 구석구석을 여행하기에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자, 그럼 아프리카에서 렌트카로 여행하기 위해 알아두면 좋은 정보들을 살짝 적어보련다.

 

 

[아프리카 캠핑카 여행]

- 남아프리카 캠핑카 여행 1탄, 차량과 캠핑장 탐구하기 http://bitna.net/1206

- 남아프리카 캠핑카 여행 2탄, 의식주 해결하기 http://bitna.net/1207

 

 

1. 우리나라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되나?

 

이것이 국제면허증

 

 여기는 아프리카. 당연히 국제 면허증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가까운 운전면허시험장이나 경찰서에서 국제 면허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경험상 면허증을 요구하는 경우는 자동차를 빌릴 때, 국경을 넘을 때, 도로에서 검문중인 경찰을 만났을때 정도였다. 대부분 국제면허증만 보여주면 되는데 한국 운전면허증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으니 국제면허증과 한국 운전면허증을 함께 챙겨가도록 하자. 

 

 

2. 렌트비용은 얼마나 드나?

 

하루 300랜드, 3만7천원 정도. (이륜구동, 자동기어변속, 보험 및 모든 비용 포함가격)

 

렌트 비용은 어떤 차량을 빌렸느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20년은 되었을법한 오래된 경차부터 최신형 고급 스포츠카까지 자동차라면 뭐든 빌릴 수 있는 곳이 남아공이니, 본인이 생각하는 예산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단, 렌탈비용을 계산할 때는 차량렌트비 외에 추가되는 모든 비용을 포함한 최종 가격으로 비교해야 한다. 기어변속(자동/수동), 보험, 기름값, Cross Boder, 차량반납장소, 거리제한, 네비게이션이나 캠핑용품 대여 등등 차량 렌탈비외에 추가되는 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몇 가지 항목들에 추가설명을 덧붙이자면...

 

Cross Boder : 차량을 가지고 국경을 넘을때 추가되는 비용을 의미한다. (문서나 보험 등등) 한 나라만 여행한다면 해당되지 않지만 여러 나라를 여행할 경우는 이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업체에 따라 무료로 제공하는 곳도 있고, 각 국가마다 다른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재밌는 것은 그 어떤 국경에서도 자동차에 대한 문서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 진짜 필요한 문서가 맞는지 의심스럽지만 혹시 모르니까.

 

차량반납장소 : 말 그대로 처음 차량을 Pick-up하는 장소와 반납하는 장소가 다른 것을 의미한다. 만약 이런 일정을 가지고 있다면 AVIS 같은 글로벌 회사를 이용하는 편이 좋다. 물론 유명회사보다는 현지 렌트카회사들이 렌트 가격은 훨씬 저렴하지만 아무래도 도시별, 국가별 지점을 운영하긴 힘들기 때문에 이와 같은 one way일정이 아예 불가하거나 꽤 큰 비용을 청구하기 때문이다. 워낙 렌트카가 발달된 동네라 아프리카 주변 국가에만 여러 지점을 둔 업체도 있으니 여기저기 잘 찾아보자.

 

거리제한 : 하루에 주행할 수 있는 거리를 제한하는 것을 의미한다. 차량을 반납할 때, 처음 렌트할 당시 주행거리와 비교하여 제한된 주행거리를 초과해서 주행한 경우 추가금을 청구하게 된다. 거리제한이 걸려있는 경우 1일 렌탈비용이 꽤 저렴하기 때문에 단기간 교외 드라이브가 목표인 경우에는 괜찮은 옵션이다. 하지만 장기간 장거리 여행이라면 거리제한이 없는 (Un-limited) 차량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기름값 : 우리가 렌트카로 여행한 나라는 남아공, 레소토, 나미비아, 보츠와나, 짐바브웨. 그 중 레소토를 제외한 네 나라의 기름값은 우리나라보다 조금 저렴한 수준이다. (리터당 1,300~1,400원 정도) 레소토는 다른 나라들보다 꽤 저렴했는데 (리터당 1,100원 정도) 덕분에 레소토 국경에는 Full로 탱크를 채우려는 차량들로 항상 북적였다.

 

 

3. 사륜구동 차량이 반드시 필요한가?

 

히치하이킹으로 올라가다. (@사니패스, 레소토)

 

새벽 사파리에 조인하다. (@초베국립공원, 보츠와나)

 

 아프리카 자동차여행이라 하면 왠지 먼지낀 사륜구동 지프에 몸을 싣고 덜컹거리는 길을 달리는 어드벤쳐를 떠올리는데 이건 뭐 다 그냥 상상인거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 동네 도로사정은 아주 훌륭하다. 메인도로는 넓고 깨끗하게 포장되어 있고, 비포장이더라도 판판하게 잘 다져놔서 왠만한 차량은 다 지나갈 수 있다. 심지어 크루거 국립공원 내부까지 포장된 길이 깔려있어 세단이나 스포츠카를 타고도 셀프 드라이빙 사파리가 가능하다는!

 

 우리가 사륜구동이 아쉬웠던 순간은 레소토 사니패스와 보츠와나 초베국립공원뿐이었다. 이렇게 사륜구동이 필수인 지역은 현지 여행사를 끼고 여행할 수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사륜구동이 있으면 더 스릴있는 도로를 달릴 수 있겠지만 이륜구동으로 여행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니 참고하자.

 

 

4. 고장, 도난, 사고에 대한 대비는?

 

겁없이 진흙탕으로 돌진했다가 빠졌다. ㅠ (@보츠와나)


언제 어디서나 운전을 할 때는 예기치 않은 사고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차량 파손이나 도난의 경우 배상해야 하는 금액은 얼마인지, 차량에 문제가 생겼을때 업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무엇인지 등은 계약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아프리카에서는 1시간 운전하면서 지나가는 사람 한 명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작은 문제도 큰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바퀴가 터진다던가 진흙탕에 빠진다던가 하는 가벼운(?) 사고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면 더 좋겠지?!

 

 

5. 운전 난의도는? 위험하거나 어렵지 않나?

 

남아프리카는 핸들이 오른쪽에 있다.

 

쭉 뻗은 직선도로, 여기는 아프리카

 

아프리카에서 운전을 할 때 가장 큰 어려움은 우리나라와 반대방향으로 운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아공, 레소토, 나미비아, 보츠와나, 짐바브웨 모두 운전석은 오른쪽에 있다.) 덕분에 처음 몇 일을 살짝 긴장 상태로 운전하긴 했지만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이기에 금방 익숙해지는 것 같았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위험요소는 외부보다는 내부(?)에 있었으니, 바로 졸음운전. 지나가는 차 하나 없이 쭉 뻗은 직선도로를 달리고 있자면 참 졸립다... -_-;;; 아프리카를 여행하려면 필히 논스톱 5시간 정도의 댄스음악을 준비하자.

 

 

6. 네비게이션 꼭 필요한가?

 

지도 + 오프라인 GPS 어플이면 준비완료!

 

결론부터 말하자면 꼭 필요하지는 않다는 것. 물론 있으면 좋겠지만 없다고 목적지를 못 찾아가거나 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커다란 교통지도와 오프라인 지도 GPS를 갤럭시노트에 넣어서 다녔는데, 아무래도 멀티가 힘들다보니 결국 거의 지도만 보고 여행하게 되더라. 심지어 남아공을 제외한 다른 나라는 포장된 메인도로 한 두개 뿐이라서 길을 잃기도 참 힘든 그런 구조였다. 우리가 지나간 수 많은 도시 중 가장 복잡한 곳은 남아공 케이프타운이었는데, 서울에서 운전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코웃음치며 지나칠 것이다.

 

 

 

근사한 곳을 만나면 무조건 정지! (@블라이드 리버 캐년,남아공)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 (@Chapman's Peak, 남아공)

 

도로에서 만난 코끼리 가족 (@보츠와나)

 

양떼들의 습격 (@레소토)

 

얼떨결에 찾아간 물개마을 (@나미비아)

 

마음에 드는 곳에선 쉬어갑시다. (@피쉬 리버 캐년, 나미비아)

 

 많은 사람들이 렌트카여행하면 미국이나 유럽을 떠올리는데, 아프리카 역시 꽤 훌륭한 렌트카 여행지다. 도로위에서 그림같은 풍경과 야생동물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는 곳은 아프리카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 아프리카에서는 속도를 낼 수가 없다. 빠른 속도로 지나가 버리기에 이 곳의 자연은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에. 여유로운 마음으로 꼭 한번 도전해 보자, 아프리카 렌트카 여행.  

 

우리부부의 남아프리카 여행코스 (기간 42일, 주행거리 약12,000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