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양주 OCEANIA/호주 Australia

[Sydney] 뉴타운에서 만난 시드니 최고의 커피 (Campos)

빛나_Bitna 2009. 8. 5. 19:00

@ Newtown


 뉴타운(Newtown). 시티에서 무려 기차를 타고 여기까지 왔다. 점심 먹은 직후, 상당히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Sue에게서 무언가에 대한 의지가 느껴진다. 어디로 가는게야? 같이가자, 친구야~!!!
 

@ Campos

 
작은 골목, 조금 오래된 듯한 건물에 한명씩 들어가야 할 것 같은 작은 카페 입구 발견. 대체 이 카페가 무엇이길래 우리를 그토록 걷게 만들었는가! 카페 이름은 캄포스(Campos). 시드니에서 최고라는 평을 듣고 있는 카페란다. 예상대로 뉴타운에 있는 바로 요기가 본점이란다. 시티에 널린게 맛있는 카페인데 뭐가 다른거지?
 

좁은 실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커피향이 확~ 풍겨온다. 처음엔 '실내가 좁아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아니다. 우리나라 테이크아웃 커피점도 이 정도 크기인 집이 많은데, 거기서는 이런 진한 향을 느낄 수 없지 않은가?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부터 커피빈을 볶아서 갈아내고 있는걸까? 신선한 커피향이 우리를 흥분하게 만들었다.
 

아이스 모카던가? -_-?

아포가토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최고의 커피'라니 마음놓고 내키는대로 주문했다. 얼음과 아이스크림이 듬뿍들어간 아이스커피(모카였가?ㅋ)와 아포가토로 결정~!!!

열심히 걸어서 덥기도 하고, 기대도 되고 해서 테이블에 내려놓자마자 시음. 그리고 한동안 말없이 커피잔만 들여다 보았다. 어머, 왠일이니! 무슨 커피가 이렇게 맛있니!!!!! 깊고, 진하고, 부드럽고.... 등등등... 커피 광고에서 볼 수 있는 미사여구를 여기가 갖다 붙이면 딱 맞을 것 같다. 보통 커피가 진하다고 하면 쓰디쓴 맛만 나는데, 여기는 진하면서도 부드러운 커피의 맛이 살아있다. 좋아, 좋아, 좋아! >_<!

영업종료. 뒤쪽에 보이는 문이 이 카페의 입구.


이성을 되찾고 주변을 둘러보니 커피맛에 넋놓고 있던 옆 테이블이 비었다. 이상하게 조용하다 싶어서 둘러보니 분주하게 문닫을 준비가 한창이었다. 안에 있는 손님을 내쫓지는 않았지만 더 이상 손님이 들어오지 못하게 문을 안에서 닫아두고 마감준비중인 스탭들!!! 아니.. 저기.. 아직 3시 55분밖에 안됐는데요?!
 

영업종료 시간을 꼭 기억하자. (평일4시/토욜3시/일욜과 공휴일 영업안함!!!)


그.. 그렇다. 이 카페 오후 4시면 문 닫는다. ㄷㄷㄷ;;; 게다가 일요일, 공휴일에는 영업하지 않는다는 것... orz...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호주에서는 벌어지고 있었다. 이 카페에 가려면 꼭 영업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시드니생활 1년을 넘긴 Sue양도 이 영업시간 때문에 이번이 처음 방문이었다는 것...;;; )

* Campos Coffee : 시드니 최고의 커피라는 찬사를 받는 곳. 아포가토와 카푸치노가 예술이라는데 뭘 시켜도 실패는 하기 힘들 것 같다. 거기다 호주의 아이스크림 자체가 우리나라보다는 깊고 풍부한 맛을 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맛있는 카페와는 비교하기 힘들듯... 영업시간과 가게 위치의 압박이 있으니 미리 체크할 것!
 

뉴타운을 걷다.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카페를 나와 뉴타운을 걸어본다. 이름은 '뉴타운'인데 건물들은 뭔가 오래된 느낌이다. 또, 사람들은 시티와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호주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패션에 독특한 소품과 악세사리를 한 사람들이 쉽게 눈에 띈다. 독특한 염색과 피어싱을 한 사람들, 게이나 레즈비언으로 추측(?)되는 사람들도 많다. 이 동네 사람들이 원래 그렇단다. 자유롭고 개성이 강하다고 할까?
 

재활용센터에 놓인 책들..

뉴타운 매력있다.

가게들도 개성이 뚜렷했다. 재밌는 것은 일본소품샵은 도쿄에 간 것 같고, 아프리카 공예품샵은 아프리카 초원에 간 것 같고, 세련된 구두샵은 이탈리아 명품샵에 간 것 같았다. 가게마다 개성이 가득한데 한 곳에 모아놓으니 묘하게 어울렸다.

특히 패션아이템 가게들을 구경하는 것이 재밌다. 우리나라 보세샵들은 명품 카피본을 만들기 바빠 다들 비슷비슷한데, 여기는 각각의 개성이 뚜렷했다. 게다가 줄지어 있는 빈티지 샵에서는 시대를  뛰어넘는 다양한 아이템을 만날 수 있었다. 솔직히 이런 곳들의 가격은 절대 만만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하나밖에 없는 아이템'의 힘으로 자꾸만 나의 지갑을 공격했다.
 

뉴타운하면 떠오르는 이 벽화


살짝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동네 분위기상 날이 어두워지면 살짝 위험할 수 있다는 Sue의 말에 슬슬 시티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들과 개성넘치는 아이템 그리고 맛있는 커피가 있는 뉴타운, 이 정도면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