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세계일주 562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중남미 일주하기 (스타얼라이언스 한붓그리기)

작년 여름, 백수가 된 우리 부부는 빠방한 에어컨이 나오는 동네 카페를 돌아다니며 아프리카 한붓그리기를 연구했었다. 스타얼라이언스 소속 항공사와 취항지 목록 그리고 커다란 지도와 론리플래닛을 들고 끙끙거리기를 몇 일, 그렇게 우리 부부는 아프리카 일주 항공권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무엇이든 처음이 어려운 법. 여행 중 항공료가 부담스러울때 마일리지 항공권을 떠올렸고, 유럽+중동 한붓그리기는 완성하는데 몇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스페인 생활 중반에 접어든 지금, 이제 때가 왔다. 바로 중남미 한붓그리기를 연구할 시간! - 스타얼라이언스 한붓그리기를 아시나요? http://bitna.net/1074 -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아프리카 일주하기 http://bitna.net/1105 -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유럽..

엘로라, 치열하게 경쟁했던 인도종교의 전시관 (Ellora, India)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봤을 이름, 아잔타와 엘로라 석굴은 잘가온과 아우랑가바드 사이에 위치한 유적지다. 두 도시 사이가 3시간~4시간 거리이니 비교적 가까운 편이지만, 굳이 거리로 따지자면 잘가온-아잔타-엘로라-아우랑가바드 순서가 되시겠다. 그러나 잘가온에서 아잔타를 거쳐 아우랑가바드로 이동하려는 우리의 계획은 아잔타 휴무일과 겹치는 바람에 완전히 꼬였다. 심지어 그 다음날은 엘로라가 쉬는 날이란다. 잘가온이란 도시에 그리 오래 있고 싶지 않았는데, 이렇게 묶이는건가 싶었던 우리를 도와준 것은 숙소 아저씨였다. 렌트카로 엘로라에 가는 영국부부를 연결시켜주었으니까. (렌트카는 버스보다 2배는 빠르다고!) 그렇게 모든 짐을 싸들고 우리는 엘로라에 도착했다. 유적지를 돌아보고 바로 아우랑가바드로 가는거다. -..

카이로 숙소 - 오스트레일리안 호스텔 Australian Hostel (Cairo, Egypt)

아시아 대륙 여행을 마치고, 아프리카 여행을 위해 첫 발은 딛은 곳은 이집트 카이로였다. 밀려오는 피로에 비행내내 죽은듯 누워있다 비몽사몽 카이로 땅에 발을 딛었을 때, 나는 잠이 확 깨는 것 같았다. 12월의 카이로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너무 추웠으니까. 해도 뜨지 않은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반정부 시위로 흉흉한 탓인지 알 수 없지만 공항은 텅 비어 있었고, 경유가 아닌 입국 수속을 하는 사람은 우리 뿐이었다. (이때는 2012년 12월. 이때 반정부 시위는 2013년 여름과 비교하면 애교였다.) 덕분에 아주 쉽게 호스텔에서 픽업나온 청년과 만날 수 있었다. 이른 시간에 카이로 시내는 텅 비어 있었다. 소문으로만 들었던 반정부 시위에 대해 물어보니 이제는 어느정도 정리가 되어서 조용하다고. 안전 ..

방콕 숙소 - Thanapa Mansion 돈무앙 근처 숙소 (Bangkok, Thailand)

우리가 방콕을 찾은 이유는 딱 하나 항공편을 갈아타기 위해서. 동남아의 관광대국인 태국에서 뜨고 내리는 저가항공편이 정말정말 많았으니까. 라오스와 미얀마 여행 사이에 우리는 방콕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했고, 시간과 택시비를 아낄 겸 돈무앙 공항에서 가까운 숙소를 찾았다. 그렇게 찾아가게 된 곳이 바로 Thanapa 맨션. 너무 저렴한 가격에 반신반의했지만 사진으로 보기에 괜찮아 보였고, 어짜피 늦은 밤 체크인해서 다음날 아침에 떠날거니까 괜찮겠다 싶었다. 돈무앙공항에서 가깝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정말 가까웠다. 택시로 20분이 채 걸리지 않았으니까. 대신 조금 난감한 점이 있었다면 공항에서 너무 가깝다보니 1) 택시들이 가지 않으려고 하거나 (승차거부) 2) 시내로 들어가는 비용과 비슷한 돈을 부른다는 것..

혼자 여행하는 아가씨들의 위험한? 로망

사람을 좋아하는 나란 여자도 나 홀로 여행을 즐기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남편과 함께지만, 이후에 홀로 여행자가 될 날이 또 있겠지.) 종알종알 수다떠는 것이 삶의 일부였지만 가끔은 온전히 혼자가 되어보고 싶었었고, 그때마다 여행은 참 좋은 해결책이었다. 함께하는 여행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혼자만의 여행. 그 매력을 잘 알고 있기에 여행하며 나 홀로 여행족들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싱긋 미소짓게 되고, 기회가 될 때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대부분의 나 홀로 여행족들에겐 분명한 자신만의 철학과 스토리가 있었고 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게 좋았으니까. 그런데 간혹 이야기를 나누다 나를 당황시키는 여행자들이 있었으니,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그 중 일부는 우리나라의 어여쁜 아가씨들이었다. 그..

@세비야,스페인 - 여행블로그 관두고 요리블로그를 해볼까? (Sevilla, Spain)

스페인 생활 한 달이 넘은 요즘. 열심히 공부해 보겠다던 스페인어는 여전히 한 문장 내밷기가 어렵기만 한데, 전혀 예상치 못한 부분에 실력이 빠른 속도로 늘어가고 있으니... 그것은 바로 요리되시겠다. 한국 음식에 낯선 학원 친구들을 몇 팀 불러들여 한국음식 파티를 열었더니, 파티에 왔던 아이들은 더 강렬한 매운맛을 찾기 시작했고, 아직 초대받지 못한 친구들에게 우리집은 꿈의 레스토랑이 되어 버렸다. 매일매일 동네 슈퍼를 기웃거리며 한국 식재료와 비슷한 아이템을 찾아다니는 나란 여자. 덕분에 가장 많이 아는 단어는 생선이름, 과일이름, 야채이름, 고기이름... 슈퍼마켓 단어! 이런 소소한 단어들은 영어로도 잘 모르는데 말이지!!! - 세상에! 이젠 엄마처럼 대충 넣어도 간도 딱딱 맞아! 나도 놀랍다, 놀..

잘가온으로 가는 길, 인도 기차의 매력 (Jalgaon, India)

베라발을 출발한 기차는 다음날 아침(매우 이른 아침)에 우리를 아메다바드 기차역에 내려주었다.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잘가온까지는 다시 기차를 타고 하루종일 이동해야 하니, 아마 우리의 인도여행에서 기록적인 이동거리가 아닐까 싶다. 언제나 북적이는 인도의 기차역. 이른 아침이든, 늦은 저녁이든 인도의 기차역에는 쉬는 시간이 없는 것 같다. 이동시간은 길지만 잘가온에 늦은 오후에 도착하는 것을 감안해 이 구간은 Sleeper 클래스를 예약했다. 조금 시끄럽고 불편하고 지저분하지만 (써놓고 보니 엄청 안좋아 보이네..? ;;; ) 개인적으로 낮에 이동할 때는 3A 클래스보다 Sleeper 클래스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3A 클래스는 에어컨 때문에 모든 창문이 닫혀있고 실내도 어두운 편인데, 낮잠을 즐기지 않는 ..

디우가 여행자의 발목을 붙잡을 수 있는 비법? (Diu, India)

디우에서의 마지막 날. 무려 일출을 보겠다고 이 아침부터 일어난 것을 보면 우리는 여기가 꽤 마음에 들었나보다. 스쿠터를 타고 (그래, 반납 직전까지 운행하는거야!) 해변을 달린다. 인도에서 '텅 빈', '조용한', 심지어 '직접' 운전하며 달리는 것도 이 곳을 떠나면 한동안 경험하기 어려울테니 마음껏 달려보자구. 어제 저녁 제대로 돌아보지 못했던 디우 요새를 다시 찾았다. 이른 시간이라 어제는 그나마 몇 명 있었던 관광객이 오늘은 단 한명도 보이질 않는다. 천천히 요새 안을 돌아본다. 생각보다 뜨거운 태양과 오르막이 있었지만 뭐, 괜찮다. 요새 곳곳에는 포르투갈의 문양이나 성당의 흔적 등이 남아있었다. 많이 훼손된 상태긴 했지만 유럽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것이 색다르다. 포르투갈 군대는 디우를 떠나면서..

디우, 마지막 날까지 스쿠터는 달린다. (Diu, India)

처음 론리플래닛에서 이 도시를 발견했을때, 롤러코스터같은 버스를 타고 이 곳에 도착했을때도 난 디우가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었다.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고, 아쉽지만 이제 슬슬 디우에서 나갈 준비를 해야 할 때다. 모처럼 인터넷 카페를 찾아 다음 목적지로 이동할 방법을 찾고, 필요한 기차표 버스표도 예약했다. 요 몇 일간 인터넷도 없었던지라 더 자유로웠다고 생각했었으면서, 와이파이 신호를 보자마자 메일, 페이스북, 카톡을 확인하는 내 모습이 조금 우습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긴 여행을 떠났으면서도 문명?과 연결된 마지막 끈은 놓기 싫은걸까? 뜨거운 해가 약해지는 늦은 오후. 슬금슬금 스쿠터에 시동을 건다. 요 몇 일간 지나가기만 했던 디우 시내의 명소들을 돌아다니며 카메라에 담아보련다. 아마 이 동네 유..

디우, 선셋비치에 나타난 셀프 BBQ 파티족? (Diu, India)

이제 뭐하고 놀까? 피쉬마켓에 가기위해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었더니 아침먹고 이래저래 빈둥거렸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오전이다. 얼떨결에 남아버린 긴 하루를 우리는 뭘 하며 놀아야 할까? 바닷가에 왔으면 바다에서 노는거 말고 할 일이 있겠어?! 스쿠터를 달려 도착한 나고아비치. 넓게 펼쳐진 모래밭, 적당한 수심, 끊임없이 파도가 몰아치는 나고아비치. 요 몇일간 디우 섬 전체를 돌아봤지만 아무리봐도 여기가 해수욕하기 가장 좋은 장소인데, 오늘도 여전히 사람은 없다. 너무 조용한 것이 어색하지만, 간혹 출몰한다는 힐끔거리는 인도 청년들이라면 우리가 사양하겠소! 바다를 향해 달렸다가 파도를 타고 되돌아온다. 도대체 몇 번을 반복했는지 물을 무서워한다는 혜연양도 오늘만큼은 신난 것 같다. 신나게 파도를 즐기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