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백수가 된 우리 부부는 빠방한 에어컨이 나오는 동네 카페를 돌아다니며 아프리카 한붓그리기를 연구했었다. 스타얼라이언스 소속 항공사와 취항지 목록 그리고 커다란 지도와 론리플래닛을 들고 끙끙거리기를 몇 일, 그렇게 우리 부부는 아프리카 일주 항공권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무엇이든 처음이 어려운 법. 여행 중 항공료가 부담스러울때 마일리지 항공권을 떠올렸고, 유럽+중동 한붓그리기는 완성하는데 몇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스페인 생활 중반에 접어든 지금, 이제 때가 왔다. 바로 중남미 한붓그리기를 연구할 시간!
- 스타얼라이언스 한붓그리기를 아시나요? http://bitna.net/1074
-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아프리카 일주하기 http://bitna.net/1105
-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유럽+중동 여행하기 http://bitna.net/1292
중남미 여행 예정 국가
작년 9월 출발, 우리가 세계여행을 시작한 지도 1년이 훌쩍 넘었고, 이 커다란 아메리카 대륙이 우리 여행의 마지막이라니 기분이 묘하다.
중미 허리에 있는 나라가 다이빙하기 그렇게 좋다고 하고...
남미 끄트머리 동네에서 캠핑하고 트래킹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고...
멕시코나 볼리비아 같이 싼 나라에 쳐박혀서 마음처럼 늘지 않는 스페인어 공부를 좀 더 하고 싶고...
하지만 우린 냉정하게 주요 나라를 선정해야 했다. 한국에 돌아가는 날을 정한 것도 아니고, 한국에 가봐야 집도 없고 차도 없지만 ㅠㅠ 우리 마음속으로 정해둔 기간이 있었으니까. 좀 더 솔직한 이유를 대자면 이제 슬슬 통장에 돈이 떨어져 간다구!!! 네네, 후원 받습니다. 받아요. 애드센스 클릭 부탁해요! ㅠㅠ
중남미 이동루트
눈물을 머금고 선정한 나라들은 바탕으로 이번 여행의 마지막 한붓그리기가 완성되었다. 나름 복잡한? 일정을 완성하는데 몇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으니 이제 나도 내공이 커진걸까? 스타얼라이언스 보너스 항공권을 사용하면서 그리고 이번 일정을 정리하면서 알게 된 사실을 좀 정리하자면,
1. 출발지는 왜 미국이었나?
한붓그리기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출발지와 도착지가 같아야 한다는 것.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스페인이니 여기서 출발할 경우, 모든 여정을 마치고 다시 스페인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여행의 마지막이 미국이라 미국-스페인-한국 순서로 귀국해야 하는데 이건 좀...;;;
참고로 출발지/도착지에 대한 팁을 주자면 국제선의 경우 출발지/도착지의 기준이 '도시'가 아니라 '국가'가 된다. 즉, 한붓그리기의 시작을 뉴욕에서 했다고 끝을 뉴욕에서 할 필요가 없단 말이다. (우리 부부의 루트도 뉴욕에서 시작, 워싱턴에서 끝난다.) 예를 들어 뉴욕에서 시작해서 LA에서 끝낸다면 동부 서부 여행을 함께 할 수 있겠지. 이렇게 미국, 중국, 스페인 같이 큰 나라에서 한붓그리기를 시작한다면 출발/도착 도시를 다르게 하는 것도 나름 효율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2. 왜 두 개의 한붓그리기를 만들었나?
기준이 바뀐건지, 내가 잘못알고 있었던건지 일정을 예약하려니 다구간 여정은 최대 6회 비행만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나눠야만 했다. 물론 다른 이유도 있었다. 경험상 장기 여행일수록 일정에 변동이 생길 확률이 높은데, 한붓그리기 항공권의 경우 날짜 변경이 1회만 가능하다. 중간에 낀 일정을 하나 바꾸면 줄줄이 비엔나처럼 뒤에 일정에도 영향을 주는거다. 이런 부담을 피하기 위해 중간에 한번 잘라주었고, 중간점이 되는 파나마에서 몇 일 여유를 주어 앞뒤 일정에 영향을 최소화했다.
3. 중남미 항로의 메카는?
바로 파나마시티, 보고타, 상파울로다. 이유는 스타얼라이언스 소속 항공사 중 중남미를 기점으로 하는 항공사가 Taca(콜롬비아), Copa(파나마), Tam(브라질) 항공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루트를 짜다보면 자연스레 세 나라 중 한 두개는 들어가게 된다. 그럼 뭐 어쩌겠어, 가야지!
사실 스타얼라이언스를 활용할 경우 남미대륙의 서쪽이 참 아쉬운데, 어쩔 수 없다. 저 동네를 꽉 잡고 있는 칠레의 란항공(Lan)은 원월드 소속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 동네는 주구장창 육로로 달리다 적당히 저가항공을 잡아타보세.
4. 쿠바 입/출국 항공편은 예약할 수 없다.
한붓그리기 루트 중에 쿠바가 포함되면 예약이 불가능하다는 메세지가 나온다. 솔직히 이거 정말 짜증난다. 미국과 쿠바의 관계 때문인데 (둘이 그냥 왠수라고 생각하면 된다. 미국사람의 쿠바 입국은 불법이다.) Expedia(http://expedia.com)나 카약(http://kayak.com)같은 항공권 검색 사이트에서도 쿠바로 가는 항공권은 예약할 수 없으니 뭐 말 다했지. 쿠바로 가는 항공권은 캐나다나 유럽을 베이스로 하는 사이트에서 구매해야 한다. 이건 나중에 따로 포스팅 하겠...!
5. 포함된 여정 중 가장 높은 클래스에 해당하는 마일리지를 차감한다.
쉽게 말해 한붓그리기에 포함된 여정 중에 한번이라도 비즈니스(혹은 퍼스트)를 탑승하면 비즈니스(혹은 퍼스트)를 기준으로 마일리지를 차감한다는 소리다. 차감되는 마일리지는 당연히 높은 클래스로 갈수록 많아진다. 따라서 다구간 일정의 경우 죄다 같은 클래스의 좌석을 예약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우린 이번 일정을 모두 비즈니스 클래스로 예약했다. 1) 몇몇 구간에 이코노미 좌석이 없기도 했고, 2) 2014년 6월부터 바뀌는 마일리지 항공권 규정을 보니 그냥 빨리 써버리는게 나을 것 같아서.
보너스항공권 마일리지 공제표 (2014년 6월 이전까지 유효)
1. 미국 뉴욕 - 멕시코 칸쿤 : 1,546마일 United Airlines
2. 과테말라 과테말라시티 - 파나마 파나마시티 : 841마일 COPA Airlines (오픈조 1회)
3. 파나마 파나마시티 - 미국 워싱턴DC : 2,070마일 COPA Airlines
* 세금 166,900원 + 유류할증료 92,800원 = 259,700원
[남미 한붓그리기 = 비행거리 총 4,968마일]
1. 파나마 파나마시티 - 에콰도르 키토 : 636마일 COPA Airlines
2. 에콰도르 키토 - 페루 리마 : 830마일 TACA INTL Airlines
3. 페루 리마 - 페루 쿠스코 : 357마일 TACA INTL Airlines
4. 브라질 상파울로 - 파나마 파나마시티 : 3,145마일 COPA Airlines (오픈조 1회)
* 세금 176,700 + 유류할증료 0원 = 176,700원
자, 그럼 우리가 정리한 중남미 일주 한붓그리기에 필요한 마일리지와 비용을 살펴보자. 각각의 비행마일이 5,000마일에 조금 못 미치므로 z-2 구간에 해당, 비즈니스 클래스이므로 각각 65,000씩 총 130,000마일리지를 사용했다. 발권하면서 지불한 세금 및 유류할증료는 중미 259,700원, 남미 176,700원으로 총 436,400원이었다. 남미는 유류할증료를 따로 받지 않았는데, 기름나는 나라라고 선심쓰는건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배낭족은 그냥 감사할 뿐이다.
이렇게 한국에 있는 대리인 님의 도움(출발지가 한국이 아닌경우 아시아나 오피스에서 발권 가능)으로 우리의 중남미 일주 항공권은 무사히 발권되었다. 인당 436,400원씩, 총 872,800원으로 중남미를 일주하는거다. 심지어 비즈니스 클래스를 타고! 물론 인당 13만씩 무려 26만 마일리지를 사용했지만 아쉬운 마음보다는 효율적으로 사용했단 생각에 뿌듯하기만 하구나. (에이, 누구나 마일리지 몇 십만씩 쟁여두고 그런거잖아요~ ㅋㅋ)
1. 스타얼라이언스 보너스 항공권으로도 쿠바행 비행기 예약이 가능하다.
- 홈페이지가 아닌 전화 혹은 아시아나 오피스 방문을 통해서만 가능 (홈페이지 오류로 추정됨)
- 전체 일정에 미국이 포함되지 않아야 함.
- 참고로 하바나행 비행기는 파나마시티(파나마)와 보고타(콜롬비아)에서 오가는 편이 많다.
2. 다구간 일정 역시 전화 혹은 아시아나 오피스 방문시 최대 8회까지 가능. 이것도 홈페이지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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