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Book] 흐르는 강물처럼

흐르는 강물처럼 - 파울로 코엘료 지음, 박경희 옮김/문학동네 지인이 생일 선물로 보내준 책 한권. 너무너무 고마워!!! 파울로 코엘료 아저씨의 작품이 이리 쉽게 읽혔던 적이 있었던가... 꽤 빠르고 쉽게 책장을 넘겼다. 짧고 간결한 (하지만 결코 무의미하지 않은) 글을 읽어내려가면서 코엘료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기분이 드는 것이 뭔가 짜릿하다고 할까..? 그가 살아오면서 경험한 일과 그에 대한 생각들을 엿보면서 곰곰이 나 자신을 되돌아본다. 나는 지금 내 인생에 어디쯤에 서 있는가... 내가 꿈꾸는 인생은 무엇인가... 나는 멋진 인생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가... 문득 요즘 불평불만으로 가득찬 나의 심통난 얼굴이 떠올랐다. 퉁퉁 부은 얼굴을 하고 누군가를 잡아먹을 것처럼 으르렁대고 있는 나의 못난..

[Book] 뜬세상의 아름다움

뜬세상의 아름다움 - 정약용 지음, 박무영 옮김/태학사 누군가의 추천글을 보고 고르게 된 책. 표지에 '정약용 지음'이란 문구가 왠지 어색하다. 특별히 책 장르를 가리지 않지만... '정약용'이란 이름은 왠지 국사책에서나 봐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랄까... 사실 난 첫 장을 넘기면서 '옛 사람의 글을 내가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지루하고 앞뒤 꽉 막힌 답답한 소리만 나오는거 아냐?'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내용을 곰곰히 생각해보고, 곱씹어보면서 그가 왜 국사책 한 가득 나오는 인물인지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다산의 기행문, 에세이 그리고 유배지에서 가족(특히 자녀)에게 보낸 편지들로 구성되어 있다. (글마다 옮긴이의 간단한 설명도 포함되어 있다.) 고지식한 학자의 느낌보다는 ..

[Book] 이누가미 일족

이누가미 일족 -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시공사 간만에 일본 추리소설을 집어 들었다. 요코미조 세이시. 일본 추리소설계에서는 알아주는 작가라는데.... 사실 난 그의 작품은 처음이다. 나이(?)가 좀 있는 작품이라 뭔가 접해보지 못한 획기적인 것이 있다고 하긴 어렵다. 하지만 흠잡을 곳 없이 잘 짜여진 정석적인 추리소설이라고나 할까...?! 제목처럼 이 책은 이누가미 가에서 벌어진 사건을 주제로 하고 있다. (사건은 당연히 살인사건..) 초반에는 이누가미 가의 가계도를 열심히 설명해 주는데 처음엔 시작이 왜 이리 길까 싶었다. (하지만 읽다보면 이 가계도는 정말 중요하다는 것...;;; ) 친절하게 도표로 된 가계도 끝에 등장한 것은 재벌 이누가미 사헤의 유언장이다. 어머니가 다른 세 손자,..

[Book] 포르토벨로의 마녀

포르토벨로의 마녀 - 파울로 코엘료 지음, 임두빈 옮김/문학동네 제목이 참 어려운 책이다. 여러 번 입으로 중얼거려 봤지만 이상하게 외워지질 않는다. ㅠ_ㅠ;;; 꽤 간만에 만나는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 여주인공을 앞세운 영적인 느낌이 가득한 책이라고 해볼까나?! 인터뷰 형식의, 내용을 이끌어가는 방식이 조금 독특하다. 주인공 아테나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 각자의 시선으로 아테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덕분에 같은 사건을 많은 사람들을 통해 묘사되어 주인공에 대해서 다양한 방향으로 생각하고, 상상해 볼 수 있었다. 책 장을 덮고, 한참을 생각하다가 다시 책을 뒤적여보기를 몇 번 반복했다. (나만 그런지 몰라도..) 언젠가부터 파울로 코엘료의 책은 읽고 난 다음에 곰곰히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Book] 청소부 밥

청소부 밥 - 토드 홉킨스 외 지음, 신윤경 옮김/위즈덤하우스 서점에 가면 자기개발을 위한 메세지를 던지는 책이 엄청 많다. 한때 나도 이런 책들을 열심히 읽었었다. 그런데 참 히얀하게도 요즘엔 이런 책을 거의 읽지 않는데 글쎄... 뻔한 이야기들로 가득해서라고 할까나?! 여튼 꽤 간만에 읽게 된 자기개발서의 느낌이 새로웠다. 처음에 뭔가 대단한 것을 얻고자 하는 욕심을 부렸다면 '뻔한 이야기군'하며 책을 덮었겠지. 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큰 기대없이 읽었더니 요즘들어 쉴 틈없이 자신을 볶아온 내게 살짝 숨 고를 시간을 준다. 큼직한 글씨덕에 순식간에 휘리릭 읽고 나름 남는 것이 몇 가지 있다. '배운 것을 전달하라.'라는 밥 아저씨의 메세지, 밥 아저씨같은 인생 선배를 얻고 싶은 욕심 그리고 잠시 잊고..

[Book] 베트남 - Curious Global Culture Guide 50

베트남 - 클레어 엘리스 지음, 김양희 옮김/휘슬러얼마 전에 읽은 '라오스' 덕분에 이런 스타일에 책을 읽는 법을 터득한 것 같다. 소설책처럼 정독하는 것보다는 쓰윽~ 훑어보는 느낌으로 읽었더니 2시간만에 후딱 읽어버렸다. -_-v 남북으로 길게 뻗어있기에 다양한 자연 환경을 접할 수 있고, 그닥 좋은 과거는 아니지만 역사적으로 많은 국가의 영향을 받아 다양한 문화가 녹아있는 곳이 바로 베트남이다. 난 역사와 음식에 관련된 부분을 특히 집중해서 읽었다. 책장을 덮고 끄적끄적 베트남에서 하고 싶은 일을 적어본다. 아오자이 입어보기, 달달한 베트남커피 마시며 우아떨기, 담백한 쌀국수 먹기, 자전거타고 바게트빵 사러가기, 보트에 몸을 싣고 메콩강을 따라 흘러내려 가보기......

[Book] 라오스 - Curious Global Culture Guide 50

라오스 - 스티븐 맨스필드 지음, 이동진 옮김/휘슬러 몸은 여기있고, 마음만 저 멀리로 날아갔을땐, 그 나라의 역사나 문화를 담고 있는 책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마음으로(라도) 그 나라를 그려볼 수 있고, 후에 여행계획을 세울때도 도움이 되니까... 'Global Culture Guide'라는 그럴듯한 타이틀을 얹어놓은 이 책은 처음부터 일반적인 가이드북과는 다르다고 외친다. (론니를 욕하고 싶은 것일까..?!) 표지도 그럴듯하고, 몇 안되는 '라오스'에 관한 책이라서 즐겁게 꺼내읽기 시작했다. 큼지막한 라오스 지도와 사진들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다. 책장을 덮는 순간, 난 속으로 외쳤다. '낚였구나. OTL' 지리, 역사, 종교, 인종, 언어,교육 등등 다양한게 나눠져 설명되어 있긴..

[Book] 공중그네

공중그네 -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은행나무 날씨가 더워지는 것도 모르는 채, 한동안 무엇이 나를 그리 바쁘게 했던 것일까...?! 모처럼 맞이하는 혼자만의 나른한 오후에 책을 잡아봤다. 주인공 이라부는 독특하다. '정신과 전문의'란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그의 처방은 오르지 비타민 주사뿐이다. 처음 온 환자들은 이라부가 미쳤다고 생각하지만... 이상하게도 다시 그의 병원을 찾아온다. 그리고 점점 이 이상한 괴짜 의사에게 빠져들게 된다. 이라부를 찾아온 환자들은 하는 일도 고민도 모두 다르다. 그들의 공통점이라면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다는 것이랄까...?! 야쿠자 중간보스, 공중곡예를 하는 서커스 단원, 최고의 야구선수, 소설가... 절대 고민따위는 없을 것 같은 이 완벽한 사람들은..

[Book]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겠지!

난 이 책보다 최근에 나온 '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를 먼저 읽었다. 아이와 함께 여행한 이야기로 유명세를 타고 있던지라 기대가 컸던, 그래서 실망이 컸었지. 그래도 느낌이 좋았던 몇 가지 에피소드를 되새기며 터키편을 집어 들었다. (빌린지 꽤 됐는데 아직도 반납하지 않고 있다는...;;; 친구, 미안~!) 글을 쓰는 사람의 능력은 이런건가 보다. 분명 같은 사람이 쓴 책인데 2권의 느낌이 너무나도 달랐다. 라오스 편이 혼자만의 독백이라면 터키편은 누군가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다. 라오스편에 비해 글이 많은 편이었는데 출퇴근 버스안에서 빠르게 읽어내려갔다. 입가에 미소를 걸친채로... 책을 읽으면서 뼛속까지 공대생인 나는 절대 쓸 수 없는 멋진 문장들에 밑줄긋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

[Book] 영국, 바꾸지 않아도 행복한 나라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신사의 나라'. 내 머릿속에 '영국'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이 두 가지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 상반된 표현에 대해서 난 한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다른 여행기와는 다르게 이 책에는 영국의 문화, 사회 그리고 영국인의 생활을 담고 있다. 작가가 보고 느끼는 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이전에는 알 수 없었던 영국인의 소소한 일상들과 그들의 민족성을 엿볼 수 있어서 꽤 흥미로웠다. 먼 옛날,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민족을 점령했을까... 지금의 영국인들은 '약탈자'가 아닌 '신사'의 이미지로 바꾸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을까... 좁은 옛날 길 위를 달리는 구식의 자동차, 복잡한 도로위를 유행이 한참 지난 옷을 입고 활보하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