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램, 언덕 위 도시를 여행하는 법
리스본의 주요스팟
언덕 위에 도시, 리스본
리스본에서 가장 높은 지역인 알파마 지구는 골목골목 좁은 길을 따라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동네다. 1755년 대지진을 견뎌낸 이 지역에는 리스본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인 성 조르제 성과 대성당 그리고 일몰 명소로 알려진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가 자리하고 있다.
리스본, 과거에 머물며 현재를 살아가는 도시 (Lisbon, Portugal) http://bitna.net/1707
리스본 벨렘지구, 원조 에그타르트의 달콤한 유혹 (Belem, Lisbon, Portugal) http://bitna.net/1708
그 유명한 28번 트램
내부는 요런 모습
관광객이 워낙 많아 소매치기도 많다고;;
(정확한 숫자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지만) 7개의 언덕 위에 자리한 도시 리스본을 여행하는 것은 오르락 내리락의 연속이다. 때문에 언덕 구석구석을 통과하는 트램은 여행자들의 훌륭한 발이 되어 준다. 특히 알파마지구에서 바이샤지구와 바이로알토까지 운행하는 28번 트램은 여행자들의 필수코스. 정류장마다 줄이 참 길기도 하더라.
트램을 기다리는 긴 줄은 예사다.
왠지 분위기 있다?!
리스본의 흔한 풍경
교통권 하나 손에 들고 트램에 올랐다. 노란 트램은 삐그덕거리며 언덕길을 오르고, 마주오는 트램을 스치듯 아찔하게 커브를 돈다. 비좁은 골목 사이를 지날 때에는 길 위에 선 사람과 악수를 나눌 수도 있을 듯 했다. 창 밖에 풍경을 바라보다 혹은 트램을 타고 내리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한참을 달렸다. 트램은 적당히 낡은 도시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고 있었다.
알파마지구, 걸음걸음이 아름다운 곳
트램이 있는 풍경
커브를 아찔하게 돈다.
달리는 차 안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을 정도로 트램은 느린 편이었지만 우리는 트램에서 내려 걷고 또 다시 트램에 오르기를 무한반복했다. 별거 아닌 낡은 집과 좁은 골목길 뿐인 알파마 지구가 이상하게 특별해 보였기 때문에.
알파마지구의 흔한 골목 (출처 feetontheground.holiday)
포르투갈의 타일장식 아줄레주 (출처 www.globeslice.com)
아줄레주로 장식된 벽면과 페인트칠이 벗겨진 낡은 창틀, 아무렇게나 널려있는 빨래가 정겹다. 유럽 도시 특유의 말끔하고 세련됨과는 거리가 먼, 낡고 허름한 이 풍경이 오히려 편안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포르타스 두 솔, 리스본의 붉은 노을
트램을 타고 전망대 찾아가기
지리적 특성 때문에 리스본에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구석구석에 숨어있다. 대표적인 곳은 리스본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1) 상 조르제 성 St. Jorge, '그라사 전망대' 혹은 '안드레센 전망대'라고도 불리는 2) 소피아 델 멜로 Sophia de Mello, 바이로알토 지구에 있는 3) 산타 카타리나 Santa Catarina와 가장 유명한 전망대인 4) 포르타스 두 솔 Portas do Sol 이다. 4개의 전망대 모두 <비긴어게인2>에 등장했다는!
낮에는 이런 모습 (출처 Wikimedia)
방송에도 나왔어요~ <비긴어게인2>
우리가 일몰 포인트로 선택한 곳은 알파마지구에 있는 포르타스 두 솔. 전세계 방송과 화보 촬영지로 수없이 등장한 인기 절정의 스팟이란 말이 사실인지 정류장부터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 전망대 앞 작은 광장에선 버스커들의 공연이 한창이고, 광장을 둘러싼 테라스석은 와인잔을 기울이는 커플들의 차지였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리스본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언덕 너머로 시원하게 펼쳐진 테주강과 강물이 흘러가는 바다가 모두 한눈에 들어온다. 해가 낮아지자 붉은 지붕들은 더욱 붉게 물들고, 집집마다 새어 나오는 노란 불빛이 별처럼 반짝였다.
리스본 대성당을 지나 내려가는 길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려앉은 언덕길을 찬찬히 걸어 내려갔다. 쇠락한 제국의 흔적과 빛바랜 건물들이 전부인 리스본은 오래 전 지나가버린,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그런 곳이었다. 많은 이들이 <리스본행 야간열차>에 오르는 이유는 마음 깊은 곳에 묻어둔 애잔한 향수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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