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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디로 갈까



전망이 꽤 근사하다.


하루 종일 와이너리를 기웃거리며 마셔줬음에도 불구하고 산뜻하게? 맞이한 로버트슨의 아침. 향긋한 와인의 향이 풍겨오는 이 도시를 떠나자니 아쉬움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트렁크에 실어놓은 와인 몇 병이 이 허한 마음을 달래주겠지. 


로버트슨, 남아공 최고의 와인을 찾아서 (Robertson, South Africa) http://bitna.net/1686 


오늘의 이동경로!


오늘의 목적지는 그 유명한 케이프타운 Cape Town이다. 요하네스버그 공항에서 만난 아저씨도, 가든루트의 그림같은 집에서 살고 계시던 할머니도, 중간중간 길 위에서 만난 여행자들도 엄지 손가락을 번쩍 들어보였던 그 케이프타운. 그 동네는 어떤 모습일까. 



케이프타운, 아프리카답지 않은 아프리카


가로등도 보이고


자동차도 많아진다.


여기가 케이프 타운이라고


로버트슨에서 케이프타운까지는 자동차로 2시간 거리. 케이프타운에 가까워질수록 높은 건물들이 눈에 들어오고 도로가 넓어지더니 자동차들이 우리를 가로막았다. 간만에 만난 교통체증에 당황한 우리는 초보운전도 아닌데 U턴 차선을 제대로 찾지 못해 같은 동네를 몇 바퀴씩 돌아야만 했다. ㅠㅠ 이래서야 원... 서울로 돌아가면 다시 운전할 수 있을까. ㄷㄷㄷ;;; 


케이프타운의 상징, 테이블 마운틴


해변을 따라 달려보자


여유로운 사람들


어디서나 보이는 바다


정돈된 도로



케이프타운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아프리카답지? 않았다. '아프리카'하면 흔히 떠올리는 '오지'나 '야생'의 느낌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으니까. 게다가 여기는 날씨도 왜 이렇게 좋은거니!!! 잘 정돈된 넓직한 도로, 모던한 고층빌딩과 끝내주는 전망을 가졌을 고급 빌라 그리고 한껏 여유로워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이 도시가 남아공에서 가장 아름답고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워터프런트, 케이프타운 최고의 관광스팟 


반듯반듯 잘 정돈된 도로


쇼퍼들의 천국, Victoria Wharf


이게 얼마만에 보는 백화점인가!


대서양을 바라보고 있는 케이프타운 북쪽 항구, 워터프런트에서 가장 먼저 우리를 반겨주는 곳은 대형 쇼핑몰, 빅토리아 워프였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우리는 화려한 브랜드 매장과 근사하게 차려입은 사람들을 구경하느냐 넋을 잃었다. 서울에는 흔하디 흔한 것이 이런 쇼핑몰인데 어떻게 불과 몇 달만에 이렇게 어색해질 수 있는지... 오랜만에 만난 도시는 모든 것이 낯설기만 했다. 


워터프런트


디저리두(호주 전통악기)를 연주하는 청년


아프리카스러운 조형물


느낌있는 아프리카 음악


레고로 만든 사람도 있고


오늘은 외식이다!!


영국보다 훨씬 맛있었던 피쉬 앤 칩스


쇼핑몰 밖으로는 레스토랑과 바가 가득했고, 곳곳에서 악기를 연주하거나 노래를 하는 소규모의 공연들이 진행중이었다. 이름모를 아프리카 음악에 어깨를 들썩이며 레스토랑 한켠에 자리를 잡았다. 남아공을 여행하면서 모든 것을 셀프로 해결해 온 캠핑족이지만 오늘만큼은 다른 이가 해준 음식을 맛보련다. 아프리카에서 이렇게 근사한 식당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으니까.  



테이블 마운틴, 케이프타운의 상징 


테이블 마운틴을 향해



올라가는 길에서 보이는 케이프타운의 전경


워터프런트를 돌아보고 찾아간 곳은 테이블 마운틴 Table Mountain. 해발고도 1,086m의 테이블 마운틴은 도시의 중심에서 동서 3km, 남북 10km 뻗어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도시를 감싸 안은 형태라 한다. 칼로 자른 듯 평평한 산 정상에는 뭐가 있을까, 평평하니까 축구장이라도 있는걸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하며 전망대를 향했다.  


저기가 테이블 마운틴 정상


제주도와 함께 세계 7대 경관으로 뽑혔다고. 엄청 광고중;;


정상으로 가는 케이블카 티켓을 구입하려는데 안내원이 30분 후면 티켓을 50% 할인 판매한다고 귀뜸해준다. 늦은 오후에 정상에 올라 일몰을 보라고 만들어놓은 프로그램이라고. 그래서 그 이름도 '선셋 스페셜 Sunset Special'이란다. 산 정상에서 일몰을 즐길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하니 망설일 이유가 없다. 조금만 기다리자고!

 

테이블 마운틴 선셋 스페셜 : http://www.tablemountain.net/content/page/sunset-special


360도 회전하는 케이블카


케이블카 내부는 꽤 넓다.


그런데 왠지 불길하다..;;;


약간의 기다림끝에 케이블카에 올랐다. 360도를 회전하며 운행하기 때문에 모든 창문에서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직원의 말에 탑승객들의 눈이 반짝인다. 사이좋게 창문 앞에 자리를 잡고, 모두의 기대 속에 케이블카가 운행을 시작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영화처럼 눈 앞에 보이는 풍경이 바뀌니 이거 참 신기하도다! 그런데 잠시 후,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으니 바로 안개(? 구름일지도)였다. 고도가 높아질 수록 안개가 짙어져 시야를 가리는 것이 아닌가! 설마 산 정상도 이런 것은 아니겠지... ㄷㄷㄷ;;;


테이블 마운틴 정상


테이블 마운틴과 케이프타운의 모습


불행히도 앞이 안보인다. ㅠㅠ


심지어 정상은 춥기까지 ㅠㅠ


그렇게 혼란?속에 정상에 도착한 케이블카. 정상에는 평평한 지형적 특징을 살린 산책로가 잘 갖춰져 있었지만 몇 걸음 가보지 못하고 후퇴해야 했다. 우리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눈 앞에 보이는 것은 뿌연 안개 뿐인데다 씽씽 불어오는 찬 바람에 몸을 잔뜩 움츠려야 했으니까. 세상에, 아래쪽은 여름인데 여기만 겨울인거임?! 


정상에 있는 카페


일몰 포인트라고 하긴 하는데... ㅠㅠ



아쉬운 마음에 한참을 떨다 간신히 건진 몇 컷


결국 우리는 정상 위에 있는 카페로 대피했다. 알고보니 케이프타운의 날씨가 아무리 좋아도 꼭대기에는 종종 오늘처럼 짙은 안개가 낀단다. 바람이 심해 케이블카가 운행을 중단하는 경우가 60%나 된다고 하니 여기까지 올라온 우리는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라고. 그런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게냐!!! 카페 안밖에는 혹시나 기적처럼 날씨가 좋아지지 않을까 싶어 내려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가득했고, 핫초코로 몸을 녹인 우리는 전망대 구석에서 한참을 동동거리다 안개 사이로 보이는 케이프타운 사진 몇장을 간신히 건질 수 있었다.  


산 아래로 내려가자 거짓말처럼 날씨가 좋아졌다.



요런 기념품도 팔더라.


아쉬운 마음을 가득 안고 테이블 마운틴을 내려오는 길, 고도가 낮아지자 거짓말처럼 날씨가 맑아지고 기온이 온화해졌다. 알고보면 케이블카가 가장 좋은 전망대였어!!! 우리는 테이블 마운틴 정상에 다녀온건지, 겨울왕국에 다녀온건지 알 수가 없구나!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기념품샵 사진을 한참이나 구경했다. 우리가 다시 이 곳에 온다면 그때는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을까. 



시그널 힐, 케이프타운의 선셋포인트  


시그널힐 위에서 본 케이프타운


비록 테이블 마운틴에서 일몰을 보는 것에 실패했지만 (무려 '선셋 스페셜'이라 불리는 케이블카를 탔는데!!!) 이대로 케이프타운의 일몰을 놓칠 수 없기에, 우리는 서둘러 테이블 마운틴을 떠났다. 우리의 목적지는 시그널힐 Signal Hill이란 이름의 언덕으로 과거 평일 정오마다 대포를 쏘아올렸던 곳이란다.  


하나씩 불이 켜지기 시작한다.


하늘도 바다도 붉게 물드는 중


케이프타운의 야경


소문난 일몰 명소답게 시그널힐 정상은 이미 많은 차량과 사람들로 북적였다. 테이블 마운틴보다 높이가 훨씬 낮은데다 워터프런트 주변과 인접한 위치 덕분에 도시 풍경을 감상하기에는 오히려 테이블 마운틴보다 나은 듯 했다. 해가 기울기 시작하자 케이프타운에는 하나 둘 조명이 켜지기 시작했다. 케이프타운은 대부분 백열전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 곳의 야경을 '골드 파우더 Gold Powder'라고 부른다고. 번쩍번쩍한 네온사인도, 밤마다 진행되는 레이져쇼도 없는 소박한 풍경이지만 케이프타운의 황금빛 야경은 꽤 낭만적이었다. 우리 옆에서 종이컵에 샴페인을 홀짝이는 센스만점 커플처럼. 



케이프타운 Cape Town

- 남아공의 남서쪽, 아프리카 대륙의 남쪽 끝에 있는 항구도시. 인도양과 대서양을 품에 안은 곳으로 다채로운 자연과 기후만큼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섞여있는 도시. 

- 워터프런트, 보캅 Bo-Kaap 지구, 테이블 마운틴, 시그널힐 등의 관광스팟 뿐 아니라 외각으로 아름다운 해변과 아프리카 대륙의 끝 희망봉까지 닿을 수 있어 언제나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여행정보 (일정, 비용, 깨알팁) http://bitna.net/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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