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입구
연말이 성수기라는 것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부킹닷컴에서 '숙소가 없다.'는 메세지를 보는 순간 멘붕이 왔다. 남아있는 숙소는 1박에 500USD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을 가지고 있고, 이 성수기에 직접가서 남은 방을 찾아보는 모험은 하고 싶지 않아 생각한 것이 에어비앤비. 마침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개인욕실이 딸려있는 방을 찾을 수 있었다. 예약한 집은 칸쿤 버스터미널과 '커머셜 멕시카나(Comercial Mexicana)'라는 대형마트에서 걸어서 5분밖에 걸리지 않는 아주 훌륭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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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거실
집은 꽤 넓은 편이었고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었다. 주인장 부부의 나이로 짐작컨데 (할머니, 할아버지시라는) 자녀들을 독립시키고 남은 방들을 렌트하며 지내고 있는 듯 싶었다. 두 사람은 우리를 꽤 반갑게 맞아주었고, 영어도 꽤 잘하셨기 때문에 이것저것 주변 정보들도 친절히 알려주었다.
우리가 머문 방
우리가 머문 방
커다란 팬이 있다.
우리가 머문 방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있는 방이었다. 1.5층이라고나 할까? 아직도 이 집 구조를 파악하지 못하겠구나; 방은 꽤 넓은 편이었고 침대와 작은 테이블 그리고 커다란 장이 있어 이것저것 살림살이를 펼쳐놓기에 충분했다. 깨끗하고 매일매일 부담스럽게 방 정리도 해주었으니 가성비는 훌륭한 편이라 할 수 있겠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조명. 천장에 있는 메인 조명부터 곳곳에 있는 등이라는 등은 다 켜봤지만 충분하지 않았다. 햇빛이 잘 안드는 위치에 창문이 천막을 연상시키는 커튼으로 가려져 있는데다가 조명이 이러하니 참 답답하구나. 에어컨이 없는 대신 커다란 선풍기가 있었는데 칸쿤의 날씨가 워낙 습하다보니 선풍기를 켜지 않으면 참 더웠다. 게다가 우리가 칸쿤에 머무는 동안에는 대부분 비가 내렸기에 그 꿉꿉함이란... >_<
방 안에 욕실
욕실은 정말 훌륭하다.
이 방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방 안에 욕실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에어비앤비로 방 하나만 렌탈했을 경우 우리가 가장 불편했던 부분이 바로 욕실이었다. 하지만 이 방은 개별 욕실이 포함되어 있어 완전한 독립공간을 가질 수 있었다.
주방
다이닝 룸
집안을 꾸며놓은 것에 비하면 주방은 좀 정신없이 산만했다. 다이닝룸 한쪽에 게스트를 위한 미니냉장고를 들여놓은 센스까지는 훌륭했는데 주방에는 항상 뭔가 수북히 쌓여있어서 감히 접근하기가 참 부담스러웠다. 여행하면서 새삼 요리의 즐거움을 깨달은 나지만, 대형슈퍼에서 발견한 한국라면과 커피 정도를 끓이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우리 부부의 원래 계획은 툴룸이나 플라야 델 카르멘에서 일주일정도 머물 계획이었다. 하지만 성수기 숙소대란으로 남아있는 방을 찾기에 그나마 쉬운 곳이 칸쿤이었기에 우리는 칸쿤에서 머물며 주변 바닷가를 당일로 오가며 지냈다. 버스터미널과 가깝고 가성비가 괜찮은 편이었기에 우리는 이 숙소에서 예약한 3일보다 더 머물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2일을 추가할까 했더니 주인 아주머니가 하루에 60USD씩 달라고 하더라. 우리가 예약한 금액의 거의 2배! 황당해서 물어보니 자기가 성수기인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며... 그 날 인터넷으로 확인해보니 우리가 예약한 직후 가격을 60USD로 올렸더라. 성수기에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아주머니의 욕심이 조금 과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우리는 그 다음날 집 앞에 있는 (넓고, 밝고, 에어컨에 욕조까지 있는) 호텔을 더 저렴한 가격에 발견해 방을 옮겼고, 우리가 머물었던 방에 결국 다음 손님은 오지 않았다.
- 더블룸 35USD/1Night. 개별욕실, 무료인터넷, 팬룸 - 2013년 12월
- 매일매일 방도 정리해 주더라. 근데 방 키가 따로 없는 것이 함정.
- 조식포함이라고 되어 있는데 안내받지 못했다. 세탁기는 1번 쓰는데 10USD라고 해서 안썼다.
- 버스역에서 가깝고 깨끗하고, 35USD이라면 나름 가격도 훌륭한 편.
- 예약 https://ko.airbnb.com/rooms/1159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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