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의 여행사진은 무려 175,791장.
다녀와서 책 하나 내면 되겠네.
그래서 책은 언제 나오는 거야?
2012년 여름, 남편과 함께 세계여행을 떠날 계획을 발표하던 그 때부터 2014년 여름, 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오던 그때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수 없이 들어왔던 말이다. 그때마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으니 - 책, 그거 말처럼 쉬운 게 아닙니다요!
그 동안 나도 몇몇 유명 블로거의 여행 이야기가 책으로 발간되는 경우를 보았지만...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였다. 소소한 여행 블로그를 운영한 지 올해로 10년째이고, 가끔씩 티스토리에서 반짝이는 뱃지를 달아주기도 하지만, 사실 난 '파워블로거'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니까. 하루에 몇 개씩 포스팅을 하는 것도 아니고, 구글 스트리트뷰 못지 않은 사진 가이드를 제공해 주는 것도 아니고, 화려한 사진보다는 재미없는 글이 더 많고, 게다가 내 블로그는 네이버가 아닌 걸. 미안해, 티스토리. 그러나 사실이잖니? ㅋㅋ
긴 여행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온 어느 날, 이력서를 정리하기 위해 노트북을 켠 나는 이력서 대신 여행사진 폴더를 클릭했다. 그리고 한참이나 넋을 놓고 우리의 여행 사진을 들여다봤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 '혼자 보기 아까운데?'. 우리의 보물이 된 사진들, 게스트 하우스의 노란 전등 아래서 끄적인 일기장, 길 위에서 우리가 나눈 수 많은 대화와 그때의 감정들을 어떻게 정리하면 좋을까. 우리가 배우고 깨달았던 것들을 어떻게 하면 가족들과 친구들 그리고 누군가와 나눌 수 있을까. 고민끝에 나는 출판사의 문을 두드렸다. 계약서에 싸인을 하고, 전체적인 색깔을 정하고, 원고를 쓰고, 마무리 하는 것에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나는 머릿속으로 지난 2년의 시간을 몇 번이나 되돌려 보아야 했다. 덕분에 세계여행 7~8번은 더 한 기분!
그렇게 1년 9개월 우리의 여행 이야기가 정리되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블로그 포스팅과 비슷할 거라 생각했는데, '책'이라는 것이 주는 심적 부담은 참 대단했고, A4용지 하나하나를 채워가기에 내 글솜씨는 참 부족했다. 덕분에 블로그에는 긴 침묵이 이어졌다. 요즘 여행블로거들을 보면 여행을 하면서 매일매일 실시간으로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심지어 출간을 하면서 여행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나는 도대체 뭘 한건지... 내가 게으르단 것을 인정하긴 싫으니 그들이 부지런한거라 해둬야지. ㅋㅋ 8개월이나 잡고 있던 원고를 몇 일 전에야 간신히 마감했다. 세계여행, 유럽으로의 이사 그리고 책까지... 여전히 믿기 어려운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새삼 놀랍다.
이제는 긴 침묵을 깰 시간, 여러분 저 돌아왔어요! :)
올 여름에는 서점에서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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