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홀릭, Travelholic/비하인드 세계일주 Behind Travels

여행의 기술? 세계여행으로 익힌 잔재주

빛나_Bitna 2014. 8. 7.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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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9개월의 긴 여행길, 두 개의 배낭을 짊어진 우리는 모든 것을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해야만 했다.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이것저것 시도하다보니 요령도 생기고 잔재주도 늘었다. 소소한 것이지만 여행으로 익힌 재주랄까?! 

 

 

운전, 우핸들 + 수동기어도 문제없어!

 

노련한 운전자모드

 

그림같은 드라이빙 코스가 많다. (@남아공)

 

세계여행을 하면서 우리, 아니 정확히 남편이 익힌 가장 큰 잔재주는 운전이었다. 아프리카, 유럽, 남미, 북미... 다양한 나라, 다양한 환경에서 운전할 일이 많았으니까. 

 

핸들이 오른쪽에 있어도 괜찮아요~ (@어딘가, 아프리카)

 

운전시 코끼리를 조심하세요. (@보츠와나)

 

영연방 국가가 많은 아프리카는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고, 운전 방향 역시 우리나라와 반대다. 그래서 아프리카 캠핑카 여행은 긴장과 함께 시작해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자연스레 앞차를 따라가다보니 쉽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그러나 아프리카 도로에서는 자동차보다 코끼리가 흔하다는 것이 함정!;;;

 

수동기어변속, 시동이 꺼져도 놀라지 마세요!

 

유럽과 남미는 수동기어와의 싸움?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 승용차중에 수동차량을 찾아보기 힘든데, 이 동네들은 반대로 자동차량을 찾아보기 힘들었으니까. 게다가 수동/자동 차량의 렌트 가격차가 3배쯤 되었으니, 자동차량은 감히 꿈도 못꾸겠더라. 유럽의 좁은 도로에서 시동이 꺼져버리는 당황스러운 사태에 우리는 의연해져야 했다. 난코스는 포르투갈 리스본. 언덕으로 이루어진 도시였으니까.

 

수동+사륜의 위엄 (@이스터섬, 칠레)

 

아프리카와 유럽에서 갈고 닦은? 남편의 운전실력은 미대륙에서 정점을 찍었다. 이스터섬에서 운전대를 잡은 이 남자는 남자의 로망을 자극한다며 사륜기어까지 쓰면서 굳이 제대로 된 길을 냅두고 길도 없는 언덕을 오르락 내리락 했으니까. 남편님, 다 좋은데 서울에서 우핸들+수동기어 찾는 건 아니지? ㄷㄷㄷ;;; 

 

 

냄비로 밥 짓기, 한국산 전기밥솥이 그리울 때 

 

냄비로 밥하기 생각보다 쉽지 않다.

 

아무거나 잘 먹는 스타일이지만 여행이 길어지니 우리 음식에 대한 그리움이 생겼다. 이상하게 특히나 그리웠던 음식은 흰 쌀밥. 차라리 김치처럼 아예 구하기 힘든 음식이라면 깨끗하게 포기할텐데, 세계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밥'이지만 그 맛이 '우리나라의 밥'과 거리가 멀었으니... 뭔가 더 애태우는 것 같다고나 할까.

 

그래서 언젠가부터 주방을 만나면 직접 밥을 해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깨달은 것이 있으니, 우리나라가 핸드폰도 냉장고도 TV도 잘 만들지만 무엇보다 잘 만드는 전자제품이 바로 밥통이라는 것을! 냄비로 밥을 하다 불 조절을 잘못해 설익거나 까맣게 타버릴때마다 전기밥솥이 어찌나 그립던지...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밥에 대한 미련. 1년이 넘는 반복학습 끝에 우리는 그 어떤 냄비로도 맛있는 밥을 지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귀국하자마자 밥통부터 찾았지만. ㅋ  

 

 

불 만들기, 야외에서 BBQ가 빠질 수 없지. 

 

산 정상에서 소세지 굽기 (@쿠어, 스위스)

 

공기좋고 경치좋은 야외에 나가면 생각나는 것이 바로 BBQ. 우리가 BBQ를 시작한 것은 여행을 시작하고 한 달째 인도에서부터다. 여행초반부터 BBQ에 재미를 붙인 우리는 귀국 직전까지도 미국의 국립공원을 누비며 BBQ를 즐겼다. 전세계의 삼겹살은 다 먹어보겠다는듯이. 그래, 한국인에게 여행과 BBQ는 뗄 수 없는 존재니까.

 

불 피우기 준비 (@바릴로체, 아르헨티나)

 

제법 잘 타는데? (@어딘가, 아프리카)

 

일단 굽자, 구워 (@카사네, 보츠와나)

 

너무 고기만 먹으면 질리니까 (@디우, 인도)

 

한국에서는 토치, 연탄, 숯 등을 활용했겠지만 우리에겐 아무것도 없으니, 매번 열심히 주워온 나뭇가지와 라이터(혹은 성냥)로 BBQ용 불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불을 만드는데만 몇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고기가 익기전에 불이 꺼져버리는 등의 실패가 있었지만 점점 익숙해졌다. 이제 부싯돌로 불을 일으키는 법만 배우면 진짜 야생으로 갈 수 있을지도. ㅋ

 

 

요리부터 빨래까지, 살림의 여왕?!

 

숙소의 흔한 풍경 (@우다이푸르,인도)

 

배낭여행과 빨래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물론 세탁서비스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여행길이 아니고서야 손빨래를 할 일이 거의 없으니까.  여벌의 옷이 그리 많지 않은 관계로 일주일에 두어번 빨래를 했는데, 덕분에 숙소 체크인을 하면 빨래를 널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기에 바빴다. 

 

자동차 안에서도 (@어딘가, 아프리카)

  

어떻게든 설치할 수 있다. (@토죄르,튀니지)

 

물론 건조대가 따로 있는 숙소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많기에 방 안에 빨래줄을 효율적으로 설치하기 위해 항상 이리저리 머리를 굴렸다. 일자로 걸기 시작한 빨래줄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이 걸기위해) 거미줄처럼 복잡해졌고, 벽면에 빨래줄을 걸 수 있는 못이 보이지 않을 때는 커튼봉, 의자 심지어 문 손잡이까지 이용해야 했다. 

 

삯바느질?의 끝판왕은 운동화;;

 

감쪽같지? (귀국을 두 달 앞두고 운동화 응급치료)

 

무엇이든 오랫동안 입고 사용하다보니 손바느질을 할 일도 많아졌다. 셔츠에서 떨어진 단추달기나 티셔츠의 올풀림처리 정도는 기본, 구멍난 점퍼나 심지어 뜯어진 운동화까지도 손바느질로 응급처치를 해야 했다. 버리고 새로살까 싶다가도 여행내내 함께한 물건들에 대한 으리?랄까.

 

토마토소스 리조또 (@체르마트, 스위스)

 

스테이크 (@로버트슨, 남아공)

 

외국에서 도전하기 가장 쉬운 한국요리는 닭백숙과 수제비

 

찜닭도 비교적 쉬운 편

 

김치도 가능하다!

 

내가 가장 많이 익힌 재주?는 놀랍게도 요리였다. 여행 전보다 여행중에 요리할 기회가 훨씬 많았으니까. 처음에는 비교적 쉽고 간단한 파스타, 리조또, 스테이크 정도로 시작했다. 그 뒤, 백숙, 불고기, 수제비같은 재료구하기 쉬운 한국의 맛을 흉내내기 시작했고, 급기야 난생처음 김치까지 담그고야 말았다는 것! 무려 새우젓까지 핸드메이드로 만들어서!  

 

 

대한민국, 서울이라는 모든 것이 잘 갖춰진 (없는 것도 완전 빠르게 생겨나는) 도시 생활에 익숙했던 우리에게 길 위의 생활은 낯설기만 했다.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배우면서 우리는 우리가 할 줄 모르는 것이 참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생, 꿈, 사람 같은 진지한, 자아성찰적인 부분도 그렇지만... 귀국 후 나도 모르게 익숙해진 이런 깨알같은 재주에 괜히 뿌듯한 이유는 뭘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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