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도착한 짐
짐 푸는 중......
부모님 댁에 차곡차곡 쌓여 있던 우리의 살림살이가 네덜란드 우리집에 도착한 것은 한국을 떠난지 1달 하고도 2주 만이었다. (화물 하역과 세관 통과만 1주일이 걸렸다. -_-) 꼬박 2년(햇수로 3년)을 박스 속에서 잠자고 있던 것으로 모자라 이 멀리까지 이사를 왔으니... 주인 잘못 만난 덕에 고생이 많구나, 나의 살림들아!
네덜란드 국제이사, 셀프이사 체험기 http://bitna.net/1582
우리 동네
좁고 길쭉한 전형적인 네덜란드 스타일 집이다.
조용한 동네에 있는 우리집은 좁고 깊은 네덜란드 스타일 주택. 국토가 좁은 네덜란드는 과거 창문의 숫자에 따라 세금을 매겼다고 한다. 그래서 폭이 좁고 깊이가 깊은 집을 만들게 되었다고. 때문에 더치스타일 집은 문을 열고 들어서면 끝이 보이지 않을만큼 쭈욱~ 길게 뻗어있는 경우가 많다. 처음 집을 둘러봤을때 나는 '낡았지만 관리는 잘 됐네요.'라고 말했는데, 부동산 청년은 100년을 넘지 않은 '최근에 지어진 집'이라며 강조했었다. (그렇다, 이 동네는 100년 넘은 집 참 흔하다;;; )
거실
서재도 있고
저긴 주방인가 거실인가
긴 복도를 지나 나오는 거실. 우리집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는 공간인지라 완성하는데도 은근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 참고로 우리집 모든 인테리어는 1) 한국에서 가져온 살림 2) 동네 중고샵과 벼룩시장 3) 이케아로 완성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물가 높은 이 나라에서 중고샵과 이케아의 인기는 상상초월이다. 주말마다 뭔가를 고치고, 조립하는건 이 동네 남자들의 일상인지라, 우리 남편 역시 주말마다 열심히 쓸고, 닦고, 조이느냐 고생 좀 했다.
뒷마당을 바라보는 쇼파
세계지도도 다시 걸어두었다.
셀프 이사선물 (여기서는 한국 가격의 절반도 안해요!)
창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놓인 쇼파와 테이블은 중고샵에서 저렴하게 득템했다. 쇼파에 얽힌 슬픈? 사연이 있다면 처음 구입한 것은 이게 아니었는데, 우리집 현관문 폭이 좁다보니 집 안으로 쇼파가 들어오지 못하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었다는 것. 결국 가게의 배려로 교환한 것이 바로 이 노란 쇼파 되시겠다. 좁은 현관문 덕분에 어쩔 수 없이 가져왔는데 막상 거실에 놓아두니 색감이 화려한 것이 마음에 든다. 커버를 분리해 세탁할 수도 있고.... 배송된 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마저도 이케아더라. ㅋㅋ;;;
주방으로 이어지는 길목에는 동네 무빙세일(이사가는 사람들이 필요치 않은 살림을 싸게 판매하는 것)에서 구입한 테이블을 놓았다. 원래는 크기 확장까지 되는 4인용 테이블인데 긴 면을 벽에 붙여서 선반 겸 테이블로 사용하고 있다. 주로 아침 식사를 여기서 해결하는데 덕분에 남편과 나란히 앉는 것이 조금 익숙해졌다. 벽에 붙은 세계지도는 예전 신혼집 거실에 있던 그 지도. 예전에는 이 지도를 보며 여행을 꿈꿨는데, 이젠 이 지도를 보며 여행을 추억하는 일이 더 많아졌다.
한국에서 날아온 서재
론리플래닛을 위한 공간이 늘어나는 중
거실 안쪽에 만든 우리집 서재, 가구부터 책들까지 모두 한국에서 가져왔다. 결혼 준비를 하면서 구입한 것인데 우리가 너무나도 아끼는 것이라 포기할 수 없었다. 여행 준비를 하면서 그리고 여행 후 네덜란드로 건너오면서 냉장고, 세탁기, 침대 등 큼직한 살림들을 처분한 우리가 이 가구들은 기여이 여기까지 데려왔다. 나중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때, 아마도 책은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그때도 셀프 이사할 생각하면 벌써부터 겁나긴 한다.;;;
주방은 이런 모습
좁고 깊은 집 구조를 보여주는 듯 거실 안쪽으로 주방, 샤워, 침실이 순서대로 나온다. 주방이 일자형인데다 싱크가 좁아서 효율적인 동선을 만드는데 머리를 좀 써야 했다. 게다가 누가 장신들의 나라 아니랄까 천장이 얼마나 높은지 위쪽에 있는 선반에 물건을 넣으려면 나같은 꼬꼬마에게 사다리는 필수라는 것. ㅠㅠ
길쭉한 우리집 뒷마당
뒷마당 바베큐
집 구조처럼 좁고 길쭉한 우리집 뒷마당. 몇 평 되지도 않는 좁은 마당이 대수라고 이 동네 주택들은 1층에 있는 집이 다른 층보다 가격도 비싸고 인기도 좋다. 처음에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셀프 이사와 몇 번의 뒷마당 바베큐를 경험하고 나니 조금 이해가 가기도 한다. (네덜란드 주택의 좁고 가파른 계단은 가끔 무섭기까지 하다.) 햇볕이 좋은 날에 마당에 늘어져 광합성하는 재미는 정말 해본 사람만 아는 즐거움이니.
컨셉은 멍 때리기 좋은 집?
우리집이 모양을 갖추기 까지는 꼬박 한 달이 걸렸다. 청소를 하고, 집안 구조에 맞춰 물건들을 배치하고, 필요한 살림들을 구입하는 것까지, 필요한 모든 일은 온전히 우리의 몫이었다. 아직 차도 없고, 다시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자금도 넉넉치 않았기에 우리는 주말마다 자전거를 타고 이케아(Ikea)와 중고시장을 끊임없이 돌아다녀야 했다.
직접 집 수리도 하고 가구도 만들고 하는 솜씨좋은 분들도 많은데 이렇게 사진을 올려 보려니 좀 부끄럽지만... 여튼 한 달만에 만들어진 유럽 스타일? 우리집 되시겠다. 솔직히 요즘 우리나라에서 유행한다는 '유럽 스타일', '북유럽 스타일'이 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일단 여기가 유럽인데 당연히 유럽스타일 아니겠어?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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