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도착한 카이로
텅 빈 카이로 공항
호스텔에서 픽업 나왔다.
아시아 대륙 여행을 마치고, 아프리카 여행을 위해 첫 발은 딛은 곳은 이집트 카이로였다. 밀려오는 피로에 비행내내 죽은듯 누워있다 비몽사몽 카이로 땅에 발을 딛었을 때, 나는 잠이 확 깨는 것 같았다. 12월의 카이로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너무 추웠으니까.
해도 뜨지 않은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반정부 시위로 흉흉한 탓인지 알 수 없지만 공항은 텅 비어 있었고, 경유가 아닌 입국 수속을 하는 사람은 우리 뿐이었다. (이때는 2012년 12월. 이때 반정부 시위는 2013년 여름과 비교하면 애교였다.) 덕분에 아주 쉽게 호스텔에서 픽업나온 청년과 만날 수 있었다.
호스텔 입구
낡은 건물
엘레베이터는 완전 구형
이른 시간에 카이로 시내는 텅 비어 있었다. 소문으로만 들었던 반정부 시위에 대해 물어보니 이제는 어느정도 정리가 되어서 조용하다고. 안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단다. (그래 이때는 괜찮았어. 6개월 후에 다시 터져서 문제지;; ) 텅 빈 도로 덕분에 다운타운까지는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한눈에 봐도 연식이 꽤 되어 보이는 엘레베이터가 있는 건물안은 어두침침하다. 거기다 이른 아침의 쥐 죽은 듯한 고요함이 더해지니 왠지 무섭기까지 하다. 나의 커다란 배낭을 번쩍 든 청년이 성큼성큼 엘레베이터에 오르더니 얼릉 타란다. 그래그래. 씩씩한 청년을 얼릉 따라가자구.
호스텔 도착
스탭들은 아직 꿈나라
방금 일어난 듯한 리셉션 청년이 우릴 반갑게 맞아준다. 리셉션 뒤에 있는 라운지에 아직 꿈나라를 해메고 있는 스탭들이 보인다. 머리끝까지 담요로 꽁꽁 감싼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어제 방이 꽉 찬데다 지금은 너무 이른시간이라 바로 체크인은 어렵다며, 대신 라운지에 앉아서 따뜻한 차라도 한잔 마시란다. 그래 짐을 내려놓고, 예상치 못한 추위도 피할 수 있으니 그럼 됐지, 뭐.
예약 내용을 확인한 청년이 굉장히 미안한 표정으로 다가온다. 후결제로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한 우리와 선결제로 예약 사이트를 통해 예약한 사람들의 예약이 겹친단다. 그래서 우리에게 공동욕실 더블룸은 어떻겠느냐고 묻는다. 왠만하면 공동욕실을 사용하지 않는 나지만 이 시간에 어디 다른 곳을 구하는 것은 너무 귀찮으니 어쩔 수 없지.
조식도 한끼 얻어 먹었다.
대부분의 호스텔 체크아웃 시간이 11시~1시 사이임을 감안하면 우리에게 시간이 너무 많이 남는다. (우리가 숙소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7시도 되지 않은 시간이었다는..) 나가서 아침이나 사먹고 올까 싶어 주변 식당을 물어보니 친절한 청년이 아침식사를 서비스해 주었다. 예약이 잘못된 것이 미안해서 그런건가?
방은 이런 모습
공짜 조식도 얻어먹고 라운지에서 뭉게다가 시내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사서 돌아오니 우리 방이 준비되어 있었다. 방금 청소를 끝낸 방은 깨끗했다. 천장이 높은 편이라 가뜩이나 넓은 방이 더 넓어보인다. 방의 넓이에 비해 놓여있는 살림은 침대 두개와 작은 서랍장 하나뿐이라 휑해 보이기까지 하는구나.
리셉션 청년들 외에 아침마다 빨래, 청소, 조식을 담당하는 아주머니가 출근하는데 조식 이후의 시간은 모두 청소로 보내는 것 같았다. 덕분에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호스텔에 있는 두 개의 욕실은 예상보다 훨씬 깨끗했다. 침실이 그랬던 것처럼.
오래된 건물 + 넓은 공간 + 추운 날씨가 더해져 호스텔 안은 서늘했다. 겨울에도 해가 있는 실외는 좀 따뜻한 편이었는데, 해가 없는 실내는 춥다. 덕분에 우린 머무는 동안 항상 꽁꽁 싸매고 있어야 했다. 이집트가 이렇게 추울줄은 몰랐어요. ㅠㅠ
- 위치 : 카이로 다운타운 근처. 타흐릴 광장, 이집트 박물관까지 도보로 5분 이내
- 가격 : 더블룸 100EGP (약 1만 8천원. 공용욕실. 조식포함. 무료인터넷) - 2012년 12월
- 예약 :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 싱글룸4박 이상 OR 더블룸 3박 이상 예약시 공항픽업 무료. (공항 이동은 10USD)
- 기자 피라미드 등 주요 유적지 투어 가능. 호스텔에 묵는 사람들 말로는 가격대도 저렴한 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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