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 캠핑카 여행의 시작은 요하네스버그에서 넬스프루이트라는 도시까지 이어지는 320km였다. 넬스프루이트는 남아공 동부 내륙에 위치한 도시로 크루거 국립공원과 블라이드 리버 캐년 등의 주변 관광지가 많은 도시라고. 우리의 무사귀환을 빌어주는 요하네스버그 숙소 가족들을 뒤로 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아프리카에서의 첫 핸들을 잡았다.
한국이었다면 뻥 뚫린 도로에서 시원하게 밟아줬을텐데 아프리카에서 첫 주행을 시작한 우리는 초보운전 모드였고 다른 차들은 우리를 씽씽 앞질러 나갔다. 얼마나 지났을까, 우측 핸들과 지도찾기에 어느정도 익숙해 지자 여유를 부린다고 전망좋은 동네를 들리다보니 넬스프루이트에 도착했을때는 밤이 되어 버렸다.
늦은 밤, 초행길에 숙소를 찾는 것은 포기하고 가이드북에 있는 저렴한 숙소에 전화를 넣기 시작했다.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자동차로 캠핑이 가능한 숙소가 있었고 그렇게 도착한 곳이 바로 여기 Nelspruit Backpackers 였다.
숙소는 요하네스버그의 숙소가 그랬듯 수영장을 가진 꽤 큰 집으로 귀여운 꼬맹이들이 있는 가족들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집을 지키는 덩치큰 강아지들은 어이없게도 낯선 우리에게도 반갑다고 꼬리를 흔들더라.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주인 아저씨는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고서 집 구석구석을 안내해 주었다. 넓은 공동공간은 주인 가족들과 손님들 그리고 애완동물까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다. 도미토리부터 싱글, 더블, 패밀리룸까지 다양한 형태의 방을 갖추고 있었지만 우리는 캠핑!
숙소는 꽤 큰 마당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곳에서 텐트 혹은 자동차로 캠핑이 가능했다. 우리가 머무는 동안에도 텐트로 캠핑을 하는가족이 좀 있었는데 자동차는 우리뿐이었다. 주인 아저씨의 차량도 있기 때문에 자동차로 캠핑할 경우는 한계가 있을 것 같더라. 최대 두세대정도? 손님들을 위한 공용욕실이 두 개 있었다. 욕실이 포함된 방이 있기 때문에 공용욕실을 사용하는 사람은 캠핑과 도미토리 손님 정도였다. 깔끔했고 따끈한 물이 콸콸 쏟아져서 첫 운전의 긴장을 풀기에 충분했다.
넓은 주방은 주인가족들과 손님들이 함께 사용하는 곳이었다. 그래서인지 식기부터 조리기구까지 요리를 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춰진 것 같았다. 그릇과 수저들도 얼마나 많은지 숙소에 모든 방이 만원이여도 큰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근처에 커다란 슈퍼마켓도 있고, 대부분의 손님들이 자동차로 이동하다보니 각자 쟁이고 있는 식량으로 식사준비를 할때면 마스터쉐프 코리아를 보는 것 같았다. 조식은 매일 아침 주방에 놓여지는 빵과 계란 정도로 조리방법이나 시간은 알아서 취향껏 셀프로 하는 방식이었다.
다음날 주인 아저씨는 우리의 일정을 다시 한번 점검해 주었다. 크루거 국립공원과 블라이드 리버 캐년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 도시는 북쪽 국경을 너머 모잠비크로 가는 중간 지점에 해당하는 곳이었다. 이 곳을 지나 모잠비크로 가는 여행자들이 많다고. 마일리지 항공권을 예약할때 모잠비크는 항공으로 들어가는 걸로 해버렸건만. 자동차 여행에 모잠비크까지 포함했어야 했나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하지만 뭐 어쩌겠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으니.
- 캠핑 인당 90ZAR (약11USD), 셀프조식포함, 인터넷20ZAR(약2.5USD), 공용 거실/주방/욕실 - 2013년 1월
- 편안하고 가족적인 분위기, 친절한 주인가족, 안전주자, 텐트/차량 캠핑 가능, 도미토리/싱글/더블 등의 방들이 있음.
- 집 밖에는 큰 강아지가, 집 안에는 고양이가 있다. 동물을 극도로 싫어한다면 피하도록
- 예약없이 직접 찾아갔다. http://www.nelback.co.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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