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은?
게으른 배낭여행자가 간만에 일찍 일어났다. 쾡한 눈으로 파리 북역을 헤메는 나의 눈과 코를 사로잡은 곳이 있었으니 바로 프랑스에서 최고의 인기를 달리고 있는 베이커리 폴(Paul) 되시겠다. 역 안에 베이커리, 카페, 레스토랑 등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많았는데 유독 여기만 이리 사람이 많은 것을 보면 그 인기를 알 수 있겠지?
맛있는 빵이 가득!
영업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빵들을 진열하는데 한창이었다. 수북히 쌓여있는 빵들이 서로 나를 데려가라고 외치는 것 같다. 종류별로 한입씩만 먹어봤으면 좋겠다아아아~ 한참을 망설이다 아침대용 크로아상을 하나 구입했다. 크로아상의 고소한 냄새가 나의 위산분비를 자극하는구나...!
베이커리 폴 (PAUL)
1889년부터 무려 120년의 전통을 가진 프랑스 전통 베이커리. (5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니 뭔가 부럽다는..)
전세계 400개가 넘는 매장이 있고, 그 중 300여개가 프랑스에 있다고 하니 프랑스 국민 빵집이라고나 할까?
가격도 괜찮고 맛도 좋은 편이라 여행중에 P자만 보여도 뭔가에 홀린듯 매장으로 들어갔었다는... ㅋㅋ
한국에도 매장이 생겼다고 하는데 가보지 않아서 평가는 불가능. 한번 가보고 싶긴 하지만 프랑스의 국민빵집이 한국으로 날아와서 여의도 메리어트 호텔에 안착했다니 왠지 접근하기 어려운 그런 존재가 된 것 같은 느낌이랄까?!
지하철을 타고 이동
(빵 이야기 그만하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오늘 아침부터 파리북역으로 달려온 이유는 파리 외곽 나들이를 위해서. 파리 시내를 보는 것도 좋지만 하루쯤은 콧바람쐬러 나가는 것도 좋으니까. 파리 근처에는 당일치기로 가볼만한 곳이 몇 곳 있는데 그 중 내가 선택한 곳은 바로 오베르 쉬르 오아즈 (Auvers sur Oise). 발음하기도 힘든 이 동네는 고흐가 생을 마감한 곳으로 일명 '고흐 마을'이라 불리는 곳이다.
기차 안에서의 아침식사
기차가 달린다.
오베르 쉬르 오아즈는 파리시내에서 약 30Km 거리에 있으며, 외곽지역이다보니 우리나라의 국철정도 되는 기차를 타고 'Persan Beaumont'역에서 갈아탄 뒤 오베르 쉬르 오아즈(Auvers sur Oise)역에 내리면 된다. 조용한 기차 안에서 혹시 졸아서 역을 지나칠까 싶어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기차가 파리 시내를 빠져나가자 푸른 들판이 펼쳐진다. 유후~ 소풍가는 기분이다.
오베르 쉬르 오아즈 역 도착!
드디어 도착! 파리 북역에서 1시간 정도 걸렸다. 나름 유명한 곳이라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역이 텅텅 비어있다. 조용하다못해 고요한 동네, 아무리 외곽지역이라도 그렇지 파리시내랑 비교하면 너무 심한데..?! 혹시 내가 잘못 찾아온건가..?!
역을 나가는 중...
혹시 잘못찾아온건가 싶어 주변을 둘러봐도 역 안에는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이 없다. 갸웃갸웃 의심 가득한 상태로 역 밖으로 나가는 지하도에 들어선 순간 난 내가 제대로 찾아왔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지하도 벽면에 고흐 작품의 단골손님인 해바라기부터 강렬한 고흐의 붓터치를 표현한듯한 화려한 그림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동네 표지판
저쪽으로 가볼까?
마을에 도착했다. 여전히 오가는 사람도 없고, 지나가는 자동차도 없다. 하지만 눈 앞에 보이는 표지판에서 발견한 고흐란 이름에 내 가슴이 두근두근하다. 고흐는 이 곳에서 두 달 정도 살다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놀랍게도 그 짧은 기간동안 이 마을에서 탄생한 작품은 무려 80여점. 도대체 이 작은 마을이 그에게 어떤 영향을 준 것일까? 이제부터 고흐의 흔적을 따라 마을을 걸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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