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Life Style/리뷰 Review

[Book] 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Around the World in 80 Trades)

빛나_Bitna 2012. 4. 20. 00:08


 도대체 얼마나 오랜만에 남겨보는 책 포스팅인지! 그동안 책 읽기를 게을리하고, 후기를 남기는 것은 더 게을리한 스스로를 반성하면서 최근에 읽은 책에 대한 후기를 차례차례 남겨보련다.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이 책(사실 난 영어 원제가 훨씬 낫다고 본다.)은 몇일전에 신랑의 강력추천을 받으며 내 손에 쥐어졌다. 출퇴근길에 조금씩 보려고 했는데 너무나도 재밌어서 결국 퇴근 후 저녁식사도 잊고 다 읽어버렸다.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묘하게 가슴이 두근거렸던 그 느낌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추천하고 다니는 나란 아이. ㅋㅋ

고대 상인들은 카펫, 모피, 향신료 따위를 야크에 가득 싣고 이 길을 따라 티베트로 넘어갔다. 그곳에서 티베트인들이 북쪽에서 가져온 귀중한 소금과 바꾸었다. 그 소금을 다시 네팔 쪽 국경 근처 시장으로 가져가 이윤을 남기고 팔았다. 당시에는 물건 값을 어떻게 매겼을까? 협상으로 정했을까, 아니면 정해진 가격이 따로 있었을까? 이 시장의 위험요소는 무엇일까? 차익은 얼마나 될까? 새로운 경제 활동을 목격했을 때 경제 전문가라면 이런 질문을 떠올릴 것이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답을 얻기 위한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이 있다. 직접 부딪쳐보는 것!

 억대 연봉을 받는 잘나가는 경제학자인 주인공. 애널리스트이자 트레이더로의 삶을 살아가던 중 문득 궁금해졌다. 시장은, 경제는, 세상의 정체는 뭘까? 먹고 먹히는 지금의 살벌한 시장경제가 그 옛날 실크로드를 건너는 사람들의 시장경제와 무엇이 다를까? 내 지식과 경험이 다른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등등.. 그래서 그는 모든 생활을 정리하고 거래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보고 듣고 느낀 진짜 세상을 책 속에 담아냈다. 

 모로코, 수단, 남아프리카 공화국, 인도, 키르기스스탄, 중국, 대만, 일본, 멕시코, 브라질... 그는 돈이 움직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떠났고 카페트, 낙타, 칠리소스, 서핑보드, 옥, 우롱차, 말, 와인, 데낄라, 목재 등등 돈이 될만한 것들은 뭐든지 사고 팔았다. 모든 거래가 대박과 성공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많은 성공과 실패속에서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교훈을 온몸으로 배웠다. 

 개인적으로 이 프로젝트가 멋지게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것은 저자의 능력과 실행력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힘이 아니었나 싶다. 잘나가던 경제학자답게 저자는 시장의 흐름, 돈의 흐름을 빠르게 읽어내려가고 이에 적합한 아이템들을 선별하는 훌륭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세계 각지에서 새로운 기회를 알려주고 그가 낯선 시장에 안착할 수 있게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그의 주변 사람들이 없었다면 이 프로젝트가 이렇게 멋진 성과를 가져올 수 있었을까? 개인적으로 이런 그의 인맥이 조금 탐난다. 

저자는 자신의 여행이 훌륭한 컨텐츠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영국 TV 방송사에 모든 여정을 시리즈로 방송할 것을 제안했다. 여행 후 TV 다큐멘터리와 책 그리고 쇄도하는 강연들은 그에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 자신이 만든 컨텐츠를 다양한 소스로 활용할 줄 아는 그의 영민함! 역시 너무나도 멋지구나. =ㅁ=)b  

시장은, 경제는 모니터 안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어디에서나 살아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라는 말이 머릿속에 강하게 남았다. 세상은 넓고 기회는 많다. 누가 어떻게 먼저 그 기회를 잡는 것이냐가 중요한 것이다. 지금 나는 어떤 기회를 찾고 있는가?


+ Youtube에서 그의 다큐멘터리를 쉽게 볼 수 있다. 한동안 꽂혀있겠구나..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