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AFRICA/남아공 South Africa

아프리카 캠핑카 여행 2탄, 의식주 해결하기 (Southern Africa)

빛나_Bitna 2014. 10. 22. 17:28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것이 자유여행의 묘미라지만 캠퍼밴을 빌리게 되면서 우리 부부의 남아프리카 여행은 기존 계획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직접 운전하는 것은 물론 자동차 안에서 생활하고 한정된 도구로 직접 요리도 해야 했으니까. 물론 처음에는 예상치 못한, 익숙치 않은 캠핑이라는 것이 어색하기만 했다. 하지만 적응을 하고 점점 노하우가 생기면서 우리는 캠핑초보 딱지를 뗄 수 있었다. 혹시 아프리카 캠핑 여행에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지난 포스팅에 이어 올려보련다, 우리 부부의 캠핑 초보 탈출기!

 

[아프리카 캠핑카 여행]

- 남아프리카에서 자동차 렌트하기 http://bitna.net/1205

- 남아프리카 캠핑카 여행 1탄, 차량과 캠핑장 탐구하기 http://bitna.net/1206

 


- 화장실과 샤워시설은 어떻게?

 

캠핑장안에 있는 건물은 공동 욕실이나 주방이다.

 

완전 호화 캠핑카 중에는 물탱크와 샤워시설을 갖춘 것도 있다지만 우리 캠핑카에 이런 시설이 있을리가 없다. 따라서 캠핑 기간동안 우리는 항상 캠핑장에서 제공하는 공용 욕실을 사용해야 했다.

 

넓은 공동 화장실

 

욕조가 있는 곳도 많다.

 

 아무래도 여자인지라 화장실에 대해 민감한 편이었는데, 아프리카 캠핑장에 있는 공용 욕실들은 나름 시설이 훌륭한 편이었다. 넓고, 깨끗하고, 산골 오지에 있는 캠핑장도 따뜻한 물이 펑펑 쏟아지는데다 커다란 욕조까지 갖춘 곳도 많았으니까.

 

 

- 빨래는 어떻게?

 

캠핑장에 세탁기가!


장기 여행과 마찬가지로 캠핑에서 빨래도 당연히 손빨래나 세탁기다. 손빨래는 그렇다치고 세탁기는 어디서 구하냐고? 당연히 캠핑장이지 어디겠는가! 우리가 머물었던 대부분의 캠핑장에는 세탁기가 준비되어 있었다. 동전을 넣고 돌리는 방식이라 세탁기를 만나면 모아둔 빨래는 물론 빨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것들도 다 넣게 되니, 우리는 깔끔한 부부(?)!  

 

자동차 안에 빨래줄 설치


보통 세탁실 옆에 건조대가 준비되어 있지만 우리 부부는 자동차를 이용했다. 자동차 안에 있는 손잡이들 사이사이를 빨래줄로 엮어서 건조대를 만들었으니까. 이동하지 않을때는 자동차 문을 전부 열어서 햇볕을 쪼이면 되고, 이동할때는 빨래를 널어둔 채로 달릴 수 있으니 나름 편리하다. 아침에 빨래를 널고 창문열고 달려주면 저녁에 다른 도시에 도착하면 모두 건조되어 있으니 이보다 더 확실한 건조기가 있을까?

 

 

- 전기와 인터넷은 어떻게?

 

배낭여행자 숙소는 인터넷 천국!


배낭여행자 숙소에서 캠핑을 할 경우 주방과 더불어 가장 편리한 것이 바로 전기와 인터넷이다. 대부분의 숙소가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라운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마음껏 충전도 하고 인터넷도 사용할 수 있으니까.

 

 

캠핑장 화장실엔 항상 콘센트가 있다.

 

캠핑장 구역마다 전기와 수도가 공급된다.


하지만 캠핑장이라고 해서 전기와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대부분의 캠핑장이 욕실안이나 조리공간에 콘센트가 있었고, 각각 캠핑 지점마다 콘센트와 조명을 설치해 놓은 곳도 많았다. 인터넷은 아무래도 배낭여행자 숙소보다는 찾기 어려웠지만 리셉션과 레스토랑이 있는 리조트에서는 놀랍게도 빠른 인터넷도 만날 수 있었다.

 

 

- 요리는? 캠핑식사 메뉴 대공개

 

라면이 제일 쉬웠어요.


처음 시작은 누구나 다 그러하듯이 라면이었다. 여행을 시작할 때 가져 온 라면스프로 그리운 한국라면을 끓여먹었었다. 가지고 있는 냄비가 하나밖에 없었던지라 물양을 맞추기가 어찌나 힘들었던지. 그리고 몰랐는데 우리나라 라면은 스프만 맛있는게 아니라 면도 맛있는거더라.

 

 

 

아침은 꼭 챙겨먹자!

 

라면만큼이나 간단한 것이 바로 아침식사. 씨리얼과 우유, 빵, 계란, 과일로 구성된 나름 영양을 고려한 메뉴였다. 유럽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서양식 아침재료는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었고, 과일은 역시 아프리카라 그런지 정말 쌌다. (망고 8개에 5천원!) '아침은 귀족처럼'이라는 나의 생활방식대로 참 푸짐하게 잘도 차려 먹었다.

 

이건 토마토소스

 

이건 크림소스

 

인도 커리에도 도전!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소시지+계란덮밥

 

요 정도 도시락은 기본!

 

스테이크는 미디움 레어로.

 

 시간이 지날수록 요리에 대한 도전은 과감해졌다. 덕분에 토마토, 크림, 고르곤졸라 치즈 등등 오만가지 소스의 파스타는 10분이면 척척 만들수 있고, 하나밖에 없는 냄비로 밥을 짓는 내공이 쌓이자 커리를 비롯한 온갖 창작 요리가 탄생하고, 분위기 있는 식사가 그리울때는 주류(와인 혹은 맥주)와 함께 미디움 레어 스테이크로 상을 차리면 되니, 서양요리 참 쉽구나. 이제 한국가면 서양요리는 절대 사먹지 않을테다.

 

 

성냥과 나무만 있으면 된다!

 

역시 BBQ는 삼겹살이...

 

베이컨, 닭고기, 소세지.. 재료도 다양하게!

 

캠핑요리에 자신감이 붙을 무렵 시도하게 된 BBQ. 번거로울 것 같아 매번 망설였는데 한번 해보니 또 나름 재미가 있었다. 두툼한 삼겹살, 닭고기, 야채, 소세지 등등 굽고 굽고 또 굽고... 먹고 먹고 또 먹는거다. 참숯에 토치는 커녕 캠핑장 주변에서 주워온 나뭇가지에 성냥만으로 BBQ 불을 지필 수 있으니, 이쯤되면 어디가서 명함 좀 내밀어도 되겠지?

 

참고로 우리가 가지고 다닌 조리기구는 냄비하나, 프라이팬하나, 가스버너하나(1구짜리), 작은 다용도칼 하나였고, 그릇이라고는 접시, 보울, 머그컵, 숟가락, 포크, 나이프 각각 2개가 전부였다. 이 간단한 도구들로 이 정도 식단 가능하냐고? 물론, 얼마든지 가능하다구!

 

 

- 텐트 VS 캠핑카, 소소한 장단점

 

 

캠핑의 정석, 텐트

 

자동차 캠핑도 나름 괜츈하다.

 

사실 캠핑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바로 텐트다. 우리도 캠핑장에서 수 많은 텐트족들을 만났었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우리 부부에게는 텐트보다는 자동차가 더 잘 맞았던 것 같다. 매일매일 텐트를 설치하고 철거해야 하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다, 잠들면 업어가도 모르는 우리 부부에게 자동차는 어느정도 안전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물론 캠핑장 자체가 다 안전하다. 그냥 심리적으로..)

 

나름 아늑한 우리 차량 내부

 

 딱 한번 텐트가 부러웠던 순간은 바로 너무나도 더웠던 나미비아에서의 첫 날이었다. 우리가 여행한 2월~3월은 남아프리카의 여름이다. 하지만 남아공에서는 항상 침낭을 덥고 잘 정도로 날씨가 선선했다. 그런데 나미비아에 도착한 첫 날 더위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원래 환기를 위해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창문을 열고 잤는데 그걸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활짝 열고 자자니 모기들의 습격이 걱정되고... 그때는 모기장을 치고 문을 활짝 열어둔 텐트가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물론 그 날 이후 더운 지역대신 춥거나 비오는 날씨를 만나는 바람에 부러운 마음이 싸악 사라져 버렸지만... ㅋㅋㅋ

 

 

이렇게 지붕에 텐트를 설치하는 자동차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로망이 바로 이거!


학창시절 이후 한국에서는 단 한번도 캠핑을 가본 적이 없는 우리지만 아프리카의 때묻지 않은 자연속에서 무려 6주나 즐기다보니 금새 그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나중에는 진지하게 캠핑카로 유럽까지 아니 우리 여행의 끝까지 이 차를 몰고 가볼까도 진지하게 고민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야밤에 캠핑장에 나타난 임팔라

 

누군가 캠핑의 매력을 묻는다면 나는 자신있게 캠핑은 인간이 자연에 가장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여행방법이라 말하련다. 지금도 우리는 꿈꾼다. 우리가 다시 아프리카를 여행할 그 날을... 그 여행을 우리의 캠핑카로 여행하고 싶다고 하면 너무 과한 욕심인걸까.

 

 

우리 부부의 남아공 캠핑카 여행루트 (총 4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