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아르헨티나 여행루트
아르헨티나 여행을 계획하면서 은근 신경쓰이게 했던 부분이 바로 도시간 이동이다. 워낙 넓은 면적의 나라다보니 이동하고자 하는 도시 사이의 거리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비행기를 타자니 비용이 부담스럽고, 버스를 타자니 이동시간이 만만치 않은데다 이 나라는 유럽마냥 저가항공이 발달한 것도, 인도마냥 완전 저렴한 버스와 기차따위는 눈 씻고 찾아볼 수가 없으니...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그렇게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질문, '비행기탈까, 버스탈까?' 혹시 같은 문제로 머리를 쥐어뜯는 사람을 위해 이 포스트를 준비했다. 참고하시길.
대부분이 2층버스
버스안에서 밥도 준다.
버스회사가 도대체 몇 개야? @_@
넓은 땅을 가진 나라답게 아르헨티나의 장거리 버스는 아주 발달되어 있다. 비행기 비즈니스, 퍼스트 클래스를 연상시키는 넓고 쾌적한 좌석에 끼니마다 식사도 제공해 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스타기가 망설여지는 이유는 바로 1) 가격이 생각보다 더 비싸고, 2) 이동시간은 생각보다 더더 걸리기 때문이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터미널
버스회사 사무실에서 표를 산다.
장거리 이동을 앞두고 있다면 버스 운행일정, 소요시간 그리고 가격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문제는 아르헨티나는 버스표를 각 버스 사무실에서 판매한다는 것. 그래서 버스표 하나를 구입하려면 버스터미널 안에 버스 사무실들이 몰려있는 곳에서 열심히 발품을 팔면서 비교해야 한다. 이거 참 너무너무 귀찮다. 그래서 분노의 검색을 통해 찾아낸 주옥같은 사이트가 있으니,
아르헨티나 장거리 버스 조회는 여기서,http://www.tangol.com/eng/bus_tickets.aspx?Country=AR&LanguageCode=ENG
사이트를 통해 각 구간별 모든 버스회사의 시간표와 가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으로 구매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 보통 사무실에 가서 구입할 경우 약간의 할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학생할인, 현금할인 등등 붙이기 나름) 나의 활용법은 먼저 1) 온라인으로 운행일정, 가격, 버스 회사들을 확인하고 2) 항공일정 및 가격과 비교한 뒤 3) 버스로 결정되면 버스터미널에 해당 버스회사를 찾아가 직접 구입하는 방법이었다.
바릴로체 공항
비행기는 없는거야, 그런거야?!
버스는 회사가 너무 많은 것이 문제라면 비행기는 너무 없는 것이 문제다. 아르헨티나는 엄청난 면적의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선 저가항공은 커녕 국내선을 운항하는 항공사도 많지 않다. 콩알만한 우리나라도 항공사가 몇 개는 된다구!!! 그나마 아르헨티나 국내선을 운행하는 회사는 아르헨티나 항공, 라데항공, 그리고 란항공이다.
아르헨티나 항공 사무실
아르헨티나 항공 Aerolineas Argentinas (http://www.aerolineas.com.ar)
아르헨티나 항공은 무려 아르헨티나 국적기로 대한항공과 같은 스카이팀(Sky)에 소속되어 있다. (대한항공 회원 마일리지 적립이 가능하다.) 당연히 어디서나 쉽게 사무실을 찾을 수 있고, 당연히 온라인으로 쉽게 항공편을 조회 및 예약할 수 있다. 잦은 결항과 불친절한 서비스로 악평을 많아 걱정했었는데, 몇 번의 사무실을 방문한 결과 스탭들은 참 친절하단 느낌을 받았다. 물론 우수아이아-부에노스 아이레스의 3시간이 넘는 비행에 과자 부스러기만 준 건 너무했지만!!!
이게 기내식이니?! -_-+
재밌는 것은 아르헨티나 항공의 운임이 내국인(거주자 포함)과 외국인에게 다르다는 것이다. 사이트에서 국가를 '아르헨티나'로 선택하면 꽤 저렴한 가격표를 볼 수 있지만 그림의 떡이다. 내국인전용 요금이라는 안내와 함께 벌금 및 탑승거부를 당할 수 있다고 공지되어 있으니까.
란항공
란항공 Lan Airlines (http://www.lan.com)
칠레의 국적기 란항공은 원월드 소속의 항공사로 남미를 꽉 잡고 있다. (브라질의 Tam 항공도 결국 란에 인수됐다던데...) 온라인으로 항공편 조회 및 예약이 가능하지만, 아르헨티나 안에서 오프라인 사무실을 찾기는 쉽지 않다.
아르헨티나 항공과 가격이 비슷하거나 높은 편이다. 또 아르헨티나 국내선의 경우 노선이 다양하지 않고 운항일수가 많지 않다. (대부분이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오가는 편) 란항공의 운항노선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란항공 운항노선을 알고 싶다면 여기로,
라데항공 사무실 (바릴로체)
항공권 구입 중
라데항공 Lade Airlines (http://www.lade.com.ar)
라데항공은 아르헨티나 유일의 저가항공으로 파타고니아 지역을 운항한다. 승무원과 파일럿 모두 공군 출신이라고. 편수가 적어 일정이 맞아야만 탑승할 수 있고, 하나의 항공기가 파타고니아 지역을 돌면서 여기저기 들렸다가 가기 때문에 구간에 따라 꽤 오랫동안 비행기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게다가 온라인으로는 일정과 가격만 확인할 수 있고, 예약을 확정하려면 오프라인 사무실을 방문해야 한다. (그래도 파타고니아 지역에서 사무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라데항공을 찾는 이유는 버스요금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가격 때문에.
이게 보딩패스란다;;
작은 비행기
자리를 찾는 사람들로 뒤죽박죽
그 와중에 밥은 주더라;
우리는 라데항공으로 바릴로체-엘 칼라파테 구간을 탑승했다. 다른 항공사와의 차이라면 1) 수화물 무게제한이 15kg이며, 2) 보딩패스에 지정된 좌석이 없어 빈 자리에 앉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탑승한 구간은 Full이었는데 좌석 하나가 망가져 한 명이 앉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승무원들이 낑낑대는 사이 이륙이 지연되었는데 파일럿 아저씨가 망치로 툭탁툭탁 고쳐놓고는 쉬크하게 돌아서더라. 사람들은 박수치고... 뭐, 동네 마을버스 느낌의 항공을 경험하는 것도 나름 재밌다. ㅋㅋ 파일럿 및 승무원이 모두 공군 출신이라니 긴급상황에서 일반 항공사보다 노련하게 대처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항공편은 현지에서 구입하라?!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항공편을 예약할 때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을, 각 항공사 사이트보다는 스카이스캐너(Skyscanner)나 카약(Kayak)같은 사이트를 선호한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국내선을 이용할 때는 다른 방법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1) 가장 저렴한 항공인 라데항공은 다른 사이트에서 검색되지 않고, 2) 오프라인에서 구매할 경우 암달러 환율의 이득을 보기 때문이다.
우리가 온라인으로 확인/결재하는 항공권은 USD를 기준이며, 페소로 변환시 공식환율을 적용한다. 2014년 4월 기준, 아르헨티나의 공식환율을 1USD = 8ARS이지만 암달러 환율은 1USD = 11ARS였고, 2014년 7월은 1USD=12ARS이다. 따라서 아르헨티나에서 페소로 구입한다면 환율차만큼의 돈을 절약할 수 있다. 즉, 200USD 항공권이라면 공식환율에 따라 1,600ARS가 된다. 이를 온라인에서 구매한다면 공식환율이 적용되어 200USD, 20만원 정도의 금액을 지불하게 된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200USD를 암달러 환율로 환전하면 2,000~2,400ARS를 손에 쥘 수 있다. 1,600ARS짜리 항공권을 사고도 꽤 많은 페소가 남게되는 것이다. 아아- 가난한 배낭족에게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아르헨티나 국내선 항공 추천구간 (가격은 2014년 4월 기준)
구간 |
버스 |
항공 |
바릴로체 - 엘 칼라파테 |
약 1,200 페소. 30시간 소요. |
약 1,300 페소 (라데항공) 2시간. 다른 항공사는 직항이 없거나 비싸다. |
우수아이아 - 부에노스 아이레스 |
2,000페소 정도라고 듣기만 했다;;; 무려 52시간! 3일 동안 달린단다. 육로를 이용한다면 중간에 쉬어가길;; |
약 2,000페소~2,500페소, 3시간 30분 란항공 혹은 아르헨티나 항공 추천. 라데항공은 중간에 다른 도시를 경유하기 때문에 5~6시간이 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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