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바냐 대문
독채로 된 펜션이다.
산 카를로스 데 바릴로체. 그림처럼 맑고 파란 호수를 품에 안은 이 도시는 스위스를 연상시킨다. 그래서 별명도 '남미의 스위스'. 이런 동네에 오면 자고로 아름다운 자연을 벗삼아 게을러져야 하는 법(엥? 누구맘대로?)이니, 우리는 바릴로체 시내가 아닌 살짝 외각으로 나가보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바릴로체 버스 정류장에 내리자마자 우리는 여행자 인포메이션에서 카바냐 정보를 수집했다. 시내에 있는 여행자센터에서 카바냐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는 말에 시내로 가려는데, 몇 장의 사진을 들고 카바냐 홍보중인 알레한드로를 만났고, 그의 차로 아주 손쉽게 카바냐에 체크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운도 좋아!
거실 겸 다이닝룸
나름 TV도 있음
주방
소박하지만 갖출 건 다 갖췄다.
조용하고 한적한 Km.5 마을에 위치한 그의 카바냐는 대문안에 3개의 별채로 나누어져 있었다. 우리가 머물던 기간에 다른 집에도 사람이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는 아침저녁에 저 멀리 소리만 들었을 뿐.... 우리만의 별장마냥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문을 열자마자 원룸형태의 리빙룸과 주방, 다이닝룸이 눈에 들어왔다. 수수하고 소박한 가구와 살림살이들이었지만 먼지하나 없이 깔끔한 것이 주인의 세심한 관리가 엿보이더라. 알레한드로는 주방 구석구석 집기들을 확인해주며 혹시 필요한게 있는지 점검해 주었다.
침실 1
침실 2
공유기!
우리가 머문 카바냐에는 두 개의 침실이 있었는데, 하나에는 더블침대가 다른 하나에는 이층침대가 놓여있었다. 최대 4명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이라는 뜻. 그러고보니 주방 식기들도 모두 4인 기준으로 되어 있긴 하더라. 확인해보진 않았지만 더 많은 인원이 머물경우에는 아마 숙박비가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
침실은 거실과 마찬가지로 깔끔했다. 방마다 커다란 창문이 있어 낮시간에는 햇빛과 신선한 공기를 실컷 침실안으로 끌어올 수 있었다. 우리가 바릴로체에 도착한 첫 날은 바람도 불고 날씨가 꽤 추웠는데, 햇빛에다 방마다 설치된 가스히터를 돌려주니 따뜻함을 넘어 덥기까지 했다는...
바릴로체에 머무는 기간동안 우리부부는 꽤 많은 일을 해야 했다. 무방비+무계획, 쪽대본으로 남미를 여행하다보니 남은 일정과 예산등을 점검해야 했고, 여행 마무리를 위한 항공권 예약까지 하려니 빠른 인터넷이 필요했다. 시내에서 떨어진 카바냐를 생각했을때 가장 마음에 걸렸던 것이 바로 이 부분이었는데... 이럴수가! 이 카바냐의 인터넷은 아르헨티나에서 우리가 머문 숙소들중에 최고속도였다. 무시해서 미안해.
욕실
욕실 역시 넓고 깨끗했다. 주방에 놓여있는 커다란 가스보일러는 어찌나 동작을 잘 하는지, 샤워할때마다 차가운 물을 먼저 틀고 따뜻한 물을 아주 조금씩 섞어서 온도를 맞춰야 할 정도였다. 샤워부스에 물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조금 느린 것이 흠이라면 흠이었지만... 몇 일 지나니 이마저도 익숙해 지더라.
정원에 있는 BBQ
넓은 정원에는 주차공간 및 BBQ 시설이 충분히 갖춰져 있었다. 아르헨티나에서 하루에 한번 BBQ는 기본?인지라 우리는 매일매일 굽고 굽고 또 굽고를 반복하며 지냈다.
바릴로체에 머무는 8일간 우리는 참 많은 것을 했다. 한국행 티켓을 예매한 후 그 기분이 참 어찌나 묘하던지... 남은 일정을 점검하고, 여행이 끝나고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이야기하며 열을 올리다가도... 바릴로체의 잔잔한 푸른 호수를 보면 다시 마음이 평화로워지더라.
장기 여행자에게는 숙소가 참 중요하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바쁘게 돌아다니는 단기 여행자들보다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월등히 길기 때문이다. 때문에 여행이 길어지면서 우리 부부의 숙소 고르는 기준이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는데 바릴로체 이 숙소는 5점 만점에 5점이었다고나 할까.
- 2인 200ARS/1Night. 침실2, 욕실1, 주방1, 거실 겸 다이닝룸1, 무료인터넷 - 2014년 3월
- 시내에서 5km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쎄로 오토 (Cerro Otto) 전망대는 도보로 갈 수 있다.
- 근처에 커다란 슈퍼마켓, 채소가게, 과일가게, 정육점, 빨래방 등 필요한 건 다 있다. 굳이 시내에 가지 않아도 된다.
- 예약은 이메일로. 체크인 이후 나는 필요한 것이 있을때마다 메일로 연락했는데 메일 응답속도가 굉장히 빨라 불편한 것이 없었다. 예약을 한다면 시내에서 떨어져 있기 때문에 미리 시간 약속을 하고 버스정류장 혹은 공항으로 픽업을 부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다만 계속 스페인어로만 이야기해서 이들이 영어가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다. 구글번역기를 활용해보자.
우리가 머문 숙소 명함
[바릴로체 외각에 있는 카바냐 찾기]
- 바릴로체 시내를 벗어나 야오야오(이 동네 발음으로 샤오샤오)호텔로 가는 길목에 수 많은 카바냐가 자리하고 있다.
- 카바냐(Cabaña)는 우리나라 펜션마냥 침실, 거실, 욕실 그리고 주방까지 모두 갖춘 그런 구조의 집이다.
- 대체로 호수 바로 앞에 있는, 20번/21번 버스가 다니는, Av. Exequiel Bustillo에 있는 카바냐의 가격대가 몇블럭 위에 있는 Av. Los Pioneros에 있는 카바냐보다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 무작정 버스를 타고 카바냐를 찾아다니는 방법은 추천하지 않는다. 워낙 많은 카바냐가 몇 km에 걸쳐 퍼져 있는데다, 카바냐 안에 리셉션/주인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바릴로체 시내에 있는 여행자센터에 가면 카바냐 주인들이 가져다놓은 홍보물들을 찾을 수 있다. 여행자센터에 이야기하면 주인과 전화를 통해 공실여부와 가격을 확인해주고 원하면 픽업서비스도 요청해 준다고.
바릴로체 지도 (클릭하면 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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