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1년 9개월의 긴 여행길, 두 개의 배낭을 짊어진 우리는 모든 것을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해야만 했다.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이것저것 시도하다보니 요령도 생기고 잔재주도 늘었다. 소소한 것이지만 여행으로 익힌 재주랄까?! 

 

 

운전, 우핸들 + 수동기어도 문제없어!

 

노련한 운전자모드

 

그림같은 드라이빙 코스가 많다. (@남아공)

 

세계여행을 하면서 우리, 아니 정확히 남편이 익힌 가장 큰 잔재주는 운전이었다. 아프리카, 유럽, 남미, 북미... 다양한 나라, 다양한 환경에서 운전할 일이 많았으니까. 

 

핸들이 오른쪽에 있어도 괜찮아요~ (@어딘가, 아프리카)

 

운전시 코끼리를 조심하세요. (@보츠와나)

 

영연방 국가가 많은 아프리카는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고, 운전 방향 역시 우리나라와 반대다. 그래서 아프리카 캠핑카 여행은 긴장과 함께 시작해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자연스레 앞차를 따라가다보니 쉽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그러나 아프리카 도로에서는 자동차보다 코끼리가 흔하다는 것이 함정!;;;

 

수동기어변속, 시동이 꺼져도 놀라지 마세요!

 

유럽과 남미는 수동기어와의 싸움?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 승용차중에 수동차량을 찾아보기 힘든데, 이 동네들은 반대로 자동차량을 찾아보기 힘들었으니까. 게다가 수동/자동 차량의 렌트 가격차가 3배쯤 되었으니, 자동차량은 감히 꿈도 못꾸겠더라. 유럽의 좁은 도로에서 시동이 꺼져버리는 당황스러운 사태에 우리는 의연해져야 했다. 난코스는 포르투갈 리스본. 언덕으로 이루어진 도시였으니까.

 

수동+사륜의 위엄 (@이스터섬, 칠레)

 

아프리카와 유럽에서 갈고 닦은? 남편의 운전실력은 미대륙에서 정점을 찍었다. 이스터섬에서 운전대를 잡은 이 남자는 남자의 로망을 자극한다며 사륜기어까지 쓰면서 굳이 제대로 된 길을 냅두고 길도 없는 언덕을 오르락 내리락 했으니까. 남편님, 다 좋은데 서울에서 우핸들+수동기어 찾는 건 아니지? ㄷㄷㄷ;;; 

 

 

냄비로 밥 짓기, 한국산 전기밥솥이 그리울 때 

 

냄비로 밥하기 생각보다 쉽지 않다.

 

아무거나 잘 먹는 스타일이지만 여행이 길어지니 우리 음식에 대한 그리움이 생겼다. 이상하게 특히나 그리웠던 음식은 흰 쌀밥. 차라리 김치처럼 아예 구하기 힘든 음식이라면 깨끗하게 포기할텐데, 세계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밥'이지만 그 맛이 '우리나라의 밥'과 거리가 멀었으니... 뭔가 더 애태우는 것 같다고나 할까.

 

그래서 언젠가부터 주방을 만나면 직접 밥을 해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깨달은 것이 있으니, 우리나라가 핸드폰도 냉장고도 TV도 잘 만들지만 무엇보다 잘 만드는 전자제품이 바로 밥통이라는 것을! 냄비로 밥을 하다 불 조절을 잘못해 설익거나 까맣게 타버릴때마다 전기밥솥이 어찌나 그립던지...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밥에 대한 미련. 1년이 넘는 반복학습 끝에 우리는 그 어떤 냄비로도 맛있는 밥을 지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귀국하자마자 밥통부터 찾았지만. ㅋ  

 

 

불 만들기, 야외에서 BBQ가 빠질 수 없지. 

 

산 정상에서 소세지 굽기 (@쿠어, 스위스)

 

공기좋고 경치좋은 야외에 나가면 생각나는 것이 바로 BBQ. 우리가 BBQ를 시작한 것은 여행을 시작하고 한 달째 인도에서부터다. 여행초반부터 BBQ에 재미를 붙인 우리는 귀국 직전까지도 미국의 국립공원을 누비며 BBQ를 즐겼다. 전세계의 삼겹살은 다 먹어보겠다는듯이. 그래, 한국인에게 여행과 BBQ는 뗄 수 없는 존재니까.

 

불 피우기 준비 (@바릴로체, 아르헨티나)

 

제법 잘 타는데? (@어딘가, 아프리카)

 

일단 굽자, 구워 (@카사네, 보츠와나)

 

너무 고기만 먹으면 질리니까 (@디우, 인도)

 

한국에서는 토치, 연탄, 숯 등을 활용했겠지만 우리에겐 아무것도 없으니, 매번 열심히 주워온 나뭇가지와 라이터(혹은 성냥)로 BBQ용 불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불을 만드는데만 몇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고기가 익기전에 불이 꺼져버리는 등의 실패가 있었지만 점점 익숙해졌다. 이제 부싯돌로 불을 일으키는 법만 배우면 진짜 야생으로 갈 수 있을지도. ㅋ

 

 

요리부터 빨래까지, 살림의 여왕?!

 

숙소의 흔한 풍경 (@우다이푸르,인도)

 

배낭여행과 빨래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물론 세탁서비스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여행길이 아니고서야 손빨래를 할 일이 거의 없으니까.  여벌의 옷이 그리 많지 않은 관계로 일주일에 두어번 빨래를 했는데, 덕분에 숙소 체크인을 하면 빨래를 널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기에 바빴다. 

 

자동차 안에서도 (@어딘가, 아프리카)

  

어떻게든 설치할 수 있다. (@토죄르,튀니지)

 

물론 건조대가 따로 있는 숙소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많기에 방 안에 빨래줄을 효율적으로 설치하기 위해 항상 이리저리 머리를 굴렸다. 일자로 걸기 시작한 빨래줄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이 걸기위해) 거미줄처럼 복잡해졌고, 벽면에 빨래줄을 걸 수 있는 못이 보이지 않을 때는 커튼봉, 의자 심지어 문 손잡이까지 이용해야 했다. 

 

삯바느질?의 끝판왕은 운동화;;

 

감쪽같지? (귀국을 두 달 앞두고 운동화 응급치료)

 

무엇이든 오랫동안 입고 사용하다보니 손바느질을 할 일도 많아졌다. 셔츠에서 떨어진 단추달기나 티셔츠의 올풀림처리 정도는 기본, 구멍난 점퍼나 심지어 뜯어진 운동화까지도 손바느질로 응급처치를 해야 했다. 버리고 새로살까 싶다가도 여행내내 함께한 물건들에 대한 으리?랄까.

 

토마토소스 리조또 (@체르마트, 스위스)

 

스테이크 (@로버트슨, 남아공)

 

외국에서 도전하기 가장 쉬운 한국요리는 닭백숙과 수제비

 

찜닭도 비교적 쉬운 편

 

김치도 가능하다!

 

내가 가장 많이 익힌 재주?는 놀랍게도 요리였다. 여행 전보다 여행중에 요리할 기회가 훨씬 많았으니까. 처음에는 비교적 쉽고 간단한 파스타, 리조또, 스테이크 정도로 시작했다. 그 뒤, 백숙, 불고기, 수제비같은 재료구하기 쉬운 한국의 맛을 흉내내기 시작했고, 급기야 난생처음 김치까지 담그고야 말았다는 것! 무려 새우젓까지 핸드메이드로 만들어서!  

 

 

대한민국, 서울이라는 모든 것이 잘 갖춰진 (없는 것도 완전 빠르게 생겨나는) 도시 생활에 익숙했던 우리에게 길 위의 생활은 낯설기만 했다.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배우면서 우리는 우리가 할 줄 모르는 것이 참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생, 꿈, 사람 같은 진지한, 자아성찰적인 부분도 그렇지만... 귀국 후 나도 모르게 익숙해진 이런 깨알같은 재주에 괜히 뿌듯한 이유는 뭘까. ㅋㅋ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바람처럼~ 2014.08.07 13:49 신고

    잔재주라고 하기엔 너무 뛰어나고 너무 많아요. ㅋㅋ

    • BlogIcon 빛나_Bitna 2014.08.08 15:11 신고

      그 외에 잔재주 많지요. 택시비 흥정하기, 식당에서 말하지 않고 주문하기, 5분만에 짐싸기.. 뭐 이런거? 바람처럼님도 많으실거 같은데 한번 풀어보시죠?! ㅋㅋ

  2. BlogIcon 꿈디렉터 2014.08.07 14:36 신고

    하하 ㅋㅋㅋ 냄비로 밥짓기는 정말 공감됩니다.
    저는 세계여행까지는 아니지만 배낭여행을 작년에 40일 다녀왔는데 밥이먹고싶어 밥지을려고하니...
    정말밥솥이 그립더라구요 ㅋㅋ

    • BlogIcon 빛나_Bitna 2014.08.08 15:09 신고

      진짜 보온도시락만한 밥통이 있으면 하나 들고 다니고 싶더라구요. 시계들고 냄비앞에서 왔다갔다 밥은 참 쉬운게 아니더라구요. ㅠ

  3. BlogIcon 무념이 2014.08.07 18:47 신고

    와! 멋지세요!!!

  4. BlogIcon 토종감자 2014.08.08 02:21 신고

    훌륭합니다. ^^
    저도 빨래줄 매번 아쉬운데, 매번 까먹는다는 ㅎㅎㅎ

    • BlogIcon 빛나_Bitna 2014.08.08 15:08 신고

      사실 여행 첫날 말레이시아에서 짐을 다시 쌌는데 그때 빨래줄을 샀지요. (한국에서 까먹고 왔단 소리 ㅋㅋ)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10m짜리 샀는데 의외로 요긴했어요. 점점 더 복잡한 거미줄을 만들게 되더라구요. ㅋㅋ

  5. BlogIcon 여행갈까? 2014.08.08 09:36

    재밌는 삶을 사시네요
    대단합니다

  6. BlogIcon 빠숑♡ 2014.08.08 11:14 신고

    김치까지! 멋지네요 ^^
    저도 잠깐 여행겸 몇달동안 외국에 있었을때 차마 김치는 불가능하고,
    느끼함을 달래줄 무,오이,당근을 넣은 피클을 만들어서 먹었는데~
    그곳에서 4년을 살던 언니는 블로거님처럼 김치를 담아드시더라구요 ㅎㅎ
    역시 한국인에게는 김치가 필요한가봐요 ^^

    • BlogIcon 빛나_Bitna 2014.08.08 15:07 신고

      저도 왠만하면 엄두도 못냈을텐데 여행이 길어지니 시도하게 되더라구요. 정말 심플한 재료들로 만들었는데 그게 그렇게 맛있었어요. ㅋㅋ

  7. BlogIcon 최고 2014.08.08 12:38

    우와~~~ 진짜 감탄사만 나오네요!! 부럽고 대단하시고!! 우와~~~~~

  8. BlogIcon 꿈들이 2014.08.08 14:40

    정말 부럽고 멋지네요..

  9. BlogIcon 위니[WINNIE] 2014.08.08 16:27 신고

    와 정말 대단하시네요!
    여행도 진~짜 많이 다니셨나보다, 음식도 보기에 진짜 맛있어 보이네요 ㅋㅋ

  10. BlogIcon boramina 2014.08.08 23:37 신고

    드디어 그 긴 여행에서 돌아오셨군요.
    이스터섬에서 운전했던 것, 제게도 추억으로 남아있어요, 물론 오프로드는 안했지만요.
    빛나님, 한국에서도 계속 행복하시길 바랄께요^^

    • BlogIcon 빛나_Bitna 2014.08.11 12:45 신고

      감사합니다. 요즘은 어디에 계세요?
      블로그에서 종종 찾아뵜었는데 요즘 귀국후 정신이 없어서 못찾아뵜네요.
      항상 건강 조심하세요!

  11. BlogIcon 그녀는애교쟁이 2014.08.09 08:23 신고

    아주 재미있게 다녀오셨군요~용기가 부럽습니다 ^^ 저는 소심하고 게을러서 패키지만 다니다 보니 ㅠㅠ

  12. BlogIcon 유머조아 2014.08.09 08:42 신고

    정말 대단하시어요.
    이런 여행이 부러워요..

  13. BlogIcon Ok Man 2014.08.09 18:59 신고

    세계여행이라니..정말 부러워요.. 저도 차후에 세계여행을 하고싶어요..
    이런 저런 재주가 많으시네요! 멋져요.

  14. BlogIcon 당근쨈 2014.08.11 13:15 신고

    우와 ^^ 블로그 친추 어떻게 하나요 ㅋㅋㅋ 시간을 두고 천천히 다 읽어내겠습니다 ^^

  15. BlogIcon 좀좀이 2014.08.11 13:25 신고

    차량 우측통행, 좌측통행은 정말 많이 햇갈릴 거 같아요. 그냥 다녀도 일단 길 건널 때 차량 보는 게 햇갈릴 듯 한데요 ㅎㅎ 여행 다니시며 많은 기술들이 생기셨군요^^

  16. BlogIcon 현준 2015.01.06 16:26

    와 부럽다~ 수동면허땃지만 가끔 수동운전하면 깝깝하던데 ㅋ 거기에 우핸들까지~~~ 아 긴 여행~ 함께 할 수 있는 분이 있어서 가능할 것 같네요^^

    • BlogIcon 빛나_Bitna 2014.08.08 15:06 신고

      사실 전 장롱면허라 별 도움도 못되고 남편만 꽤 고생했지요. 수동의 묘미는 차가 많은 좁은 언덕길에서 나오더군요. 한 순간도 긴장을 뗄 수 없게 만든다고 할까요? ㅋㅋ

VISITOR 오늘340 / 전체4,911,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