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날아온 카나리아 제도.
여기가 어디?
란사로테
새벽부터 부지런을 떨어 아침 비행기를 탑승하고, 걷고 싶다 조르는 18개월 상전님을 달래며 4시간 반을 날아 도착한 곳 란사로테. (80% 정도) 충동적으로 질러버린 연말 여행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북아프리카 서쪽 대서양에 떠 있는 카나리아 제도는 스페인령으로 유럽 사람들에게는 이미 잘 알려진 휴양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날씨로 사계절 내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작은 공항
카나리아 제도의 7개의 섬 중 우리가 선택한 란사로테 Lanzarote는 아름다운 바다와 화산지형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레스토랑 하나 제대로 없는 작은 공항이지만 바르셀로나, 런던, 파리, 암스테르담 등 어지간한 유럽 도시에서 직항이 수시로 오가는 것이 신기하다. 자동차로 1시간이면 한 바퀴를 돌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섬에 도대체 어떤 매력이 숨겨져 있는걸까.
<윤식당2> 촬영지, 카나리아 제도로 가는 길 http://bitna.net/1696
플라야 온다, 란사로테 여행의 베이스캠프
하얀 마을
해변을 바라보는 집은 좀 탐나더라고
란사로테를 여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적당한 곳에 숙소를 잡고 렌트카로 섬의 구석구석을 여행하는 것. 관광사업이 발달된 지역답게 곳곳에 자리한 마을은 물론, 허허벌판 어디쯤에도 여행자 숙소가 존재하므로 개인의 입맛에 따라 골라잡으면 된다. 우리 여행의 베이스캠프는 플라야온다 Playa Honda라는 작은 마을. 아기를 동반한 여행이다보니 1) 레스토랑이나 슈퍼같은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2) 주요 관광지와 공항으로의 이동이 짧은 곳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해변 산책로
걷는게 제일 좋아요
어촌 마을의 증거랄까.
란사로테 공항에서 자동차로 10분이면 닿는 플라야온다. 새하얀 집들이 오밀조밀 모여있는 마을에서 가장 인기있는 곳은 해변을 따라 만든 그림같은 산책로. 언제나 조깅/산책/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작은 마을이다보니 해변은 물론 슈퍼마켓이나 쇼핑센터, 미용실, 레스토랑 등등 필요한 모든 지점에 도보로 닿을 수 있는데다 물가도 저렴해 여행의 베이스캠프로 손색없는 곳이더라.
아레시페, 란사로테에서 가장 큰 도시
란사로테에는 검은 땅이 많다.
평온한 바닷가. 홀리데이 아파트들도 가득하고.
예쁜 집 훔쳐보기 검은색 토양에 선인장은 란사로테의 대표이미지.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하면 지루하진 않다.
플라야 온다의 해변 산책로는 란사로테에서 가장 큰 도시인 아레시페까지 이어진다. 4km 정도되는 살짝 먼? 거리지만 천천히 걸어보기로 했다. '아무것도 안하기'를 모토로 한 휴가답게 바쁜 일정도 기다리는 사람도 없으니까. 마을을 조금 벗어나면 여행자를 위한 장/단기 숙소들도 꽤 많이 볼 수 있는데, 다들 어쩌면 그리 예쁘게 꾸며놨는지 목을 길게 빼고 담 안쪽을 구경하기 바빴다는..;;
왠지 정감가던 작품
저기 고지가 보인다!
여기가 아레시페
휴양도시 느낌 물씬
성수기엔 시티비치가 인기 짱이라고
(감사하게도) 잠들어버린 꼬맹이 덕분에 남편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1시간쯤 걸었을까. 아레시페의 삐쭉 솟은 고층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아기자기한 하얀색 집 대신 도시의 상징 아파트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조금 못마땅?했지만, 시티비치를 품은 도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도시와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안달루시아 스타일 건물들
제법 트렌디한 카페와 레스토랑도 많다.
저 성은 아레시페 역사 박물관
박물관보다 여기가 좋더라.
오늘 산책 끝!
찬찬히 걷다보니 세련된 인테리어로 핫한 기운을 뿜뿜 풍기는 카페와 레스토랑도 많고, 우리에게 친숙한 브랜드 매장으로 가득한 쇼핑가도 있는 것이 역시 도시는 도시였다. 다만 현대적인 건물들 사이사이에 자리한 안달루시아 스타일의 건물과 항구에 정박해 있는 조각배 그리고 어딘지 모르게 여유가 넘치는 사람들의 기운 덕분에 도시의 삭막함이 느껴지지 않더라. 포근한 날씨만큼 편안했던 도시나들이. :)
타파스, 놓칠 수 없는 스페인의 맛
밥먹고 갑시다!
스페인 본토보다 아프리카에 더 가깝다 하더라도 스페인령은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 여행을 결정하면서 내심 기대했던 것이 바로 음식이었다. 미식과는 거리가 먼 (+비싼) 나라에 살고 있다보니 하루에 다섯끼를 먹어도 모자란 이 동네는 정말 음식 천국이었다.
1일 1문어는 기본이고,
스페인에 왔으니 빠에야는 먹어야죠.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꽤 알려진 감바스 알 아히요.
피미엔토 데 페드론. 우리 부부의 강력추천 타파스 ㅋㅋ
스페인 요리의 대표주자인 빠에야 Paella부터 '나래바'가 유행시킨 감바스 알 아히요 Gambas al Ajillo 그리고 우리 부부가 애정하는 고추튀김 피미엔토스 데 파드론 Pimientos de Padron 등등 란사로테를 여행하는 동안 우리는 참 많이 먹고 또 먹었드랬다. 본토에서 떨어진 섬이라 해산물 요리 외에는 찾기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참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덕분에 '하루 한접시 문어 + 하루 한접시 하몽'이란 우리의 목표를 너무 과하게 달성했다는 사실;;; (하루 와인 한병도 ㅋ) 스페인이 꽁꽁 숨겨놓은 식도락 여행지, 아무래도 곧 다시 가야 겠다.
란사로테 여행정보 (여행일정, 루트, 경비 등) http://bitna.net/1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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